[수도권 가볼만한 곳] 농익는 가을···곤지암 ‘화담숲’과 강화 ‘보문사’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시월이 중순에 접어들면서 가을이 붉고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우리 가족 3대(8명)가 연휴 기간 다녀온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소재 ‘화담숲’과 강화도를 <아시아엔> 독자들께 소개한다.

화담(和談), 즉 ‘정답게 이야기 나눈다’는 뜻이 담긴 화담숲(Hwadam Botanic Garden)은 1997년 LG 구본무 회장이 설립한 LG상록재단이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세웠다. 식물의 생태적 연구와 보전 및 생태체험을 통한 교육의 장으로 41만평 면적에 조성된 수목원(樹木園)이다.

현재 국내 자생식물 및 도입식물 약 4,300종을 수집하여 전시하고 있다. 특히 5개속(진달래, 수국, 벚나무, 수련, 단풍나무) 식물을 중심으로 특성화하여 전시하고 있다.

화담숲은 특성화 테마원(진달래원, 수국원, 수련원, 소나무정원)과 차별화 테마원(이끼원, 반딧불이월, 추억의 정원, 암석원) 등 서로 다른 테마를 가진 총 17개의 테마원이 있다. 필자는 소나무정원(Pine Tree Garden)을 특히 좋아한다. 소나무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나무이며, 화담숲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소나무 정원에는 1300여 그루의 명품 소나무가 어우러져 숲을 이루고 있다.

가을철 가볼만한 곳으로 제격이다. 화담숲을 찾아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숲속 힐링산책’을 즐기기 안성맞춤이다.

화담숲에서 두어 시간 보낸 후 곤지암(昆池岩) 지역의 ‘토담’ 등 맛집에서 오리고기 요리를 즐겨도 좋다.

이곳서 멀지 않은 곳에 남한산성(南漢山城)이 있다. 인기리 상영중인 영화 <남한산성>의 여파로 주차할 공간이 없을 정도다. 남한산성 인근에 시골 장터가 열려 있어 구경을 하면서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꽈리(ground cherry)’를 한 묶음에 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우리 집 거실에 붉은 색깔의 꽈리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이제 강화도로 가보자.

경기만 내의 한강 하구에 위치하고 있는 강화도는 원래 제주도, 거제도, 진도, 남해도에 이어 다섯번째 섬이었으나 간척사업으로 면적이 조금씩 늘어나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네번째 큰 섬이 되었다.

강화도는 1970년 강화대교(694m)가 건설되면서 육지와 연결되어 교통이 더욱 편리해졌다. 곳곳에 역사적인 유물과 유적이 많아 안보 및 사적관광지로도 손꼽힌다.

강화도는 역사적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고려 조정이 몽골군(軍) 침공에 의하여 강화도를 수도(江都)로 삼았던 역사가 있으며, 조선은 인조 때 병자호란이 발발하여 청나라 군대를 피해 강화도로 도피하려다 실패하고 항복했다. 근현대사에도 일본에 굴복하여 체결한 강화도 조약, 프랑스 침공으로 벌어진 병인양요, 미국의 신미양요 등 굴곡을 많이 겪었다.

강화도 주변에 15개 섬이 흩어져 있다. 우리 가족은 그 중 하나인 석모도를 방문했다. 이전에는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석모도로 갔으나, 최근(2017년 6월) 삼산연륙교(석모대교, 1.54km)가 개통되어 승용차편으로 편하게 갈 수 있다. 석모도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직영사찰인 보문사(普門寺)가 있다.

낙가산(洛迦山)에 위치한 보문사는 우리나라 3대 관음영지(觀音靈地) 중 한 곳이다.

보문사 창건 연기설화(緣起說話)가 흥미롭다.

635년 4월, 삼산면에 살던 한 어부가 바다 속에 그물을 던졌더니 인형 비슷한 돌덩이 22개가 함께 올라왔다. 실망한 어부는 돌덩이들을 즉시 바다로 던져 버리고 나서 다시 그물을 쳤지만 역시 건져 올린 것을 돌덩이였으므로 다시 바다에 던졌다. 그날 밤, 어부의 꿈에 한 노승(老僧)이 나타나서 귀중한 것을 바다에 두 번씩이나 던졌다고 책망하면서, 내일 다시 돌덩이를 건지거든 명산에 잘 봉안해 줄 것을 당부하였다. 다음날 22개의 돌덩이를 건져 올린 어부는 노승이 일려준 대로 낙가산(洛迦山)으로 옮겼는데, 석굴 부근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돌이 무거워져서 더 이상은 나아갈 수 없어 “바로 이곳이 영장(靈場)이구나”하고는 굴 안에 단(壇)을 모아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강화도 들녘에는 황금물결이 넘실되고 있다. 논에는 수확을 앞둔 잘 익은 벼이삭들이, 그리고 밭에는 농부들이 고구마 수확으로 바쁘게 움직인다.

보문사를 둘러보고 귀경 길에 강화도 특산품인 인삼, 순무 등을 판매하는 센터에 둘러 수삼, 인삼 막걸리, 순무김치 등을 구입해도 후회는 별로 안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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