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 인생 차민수⑤] 내게 포커의 진수 가르쳐준 IQ 180 수학박사 그린스틴
[아시아엔=차민수 드라마 ‘올인’ 실제 주인공, 강원관광대 석좌교수, <블랙잭 이길 수 있다> 저자] 나는 일찍 미국으로 이민 가 여러 일터를 옮겨다녀야 했다. 그러던 중 포커를 배우게 된 계기가 있다. 그건 내게 크나큰 행운이었다.
1977년 이란혁명으로 팔레비 왕이 물러나고 1차 오일쇼크가 온 당시 나는 오렌지카운티로 이사하여 자그마한 옷가게를 운영하게 있었다. 점포세도 내기 어려운 형편이어서 주말이면 LA에 있는 카지노로 가서 점포세나 벌어볼 요량으로 포커판에 끼게 되었다. 당시 나의 포커 수준은 아마추어 6급 정도였다.
그러던 중 한국에서 프로바둑 기사가 미국으로 이민 왔다는 소식을 들은 칩 존슨 교수가 사방으로 수소문하며 나를 찾고 있었다. 우연히 내가 포커게임 하는 것을 지켜본 그는 나에게 “그 정도 실력으론 밥 먹고 살기 힘드니 공부 더 해야겠다”고 말했다.
실은 자기가 바둑을 좋아하여 선생을 찾고 있었는데, 내가 바로 그 사람인 것을 알고 그런 제안을 한 것이다. 존슨 교수는 자신이 시간당 100달러를 받는 포커교수라며 자신이 무료로 포커를 가르쳐 줄 테니 내게 바둑을 지도해달라고 했다. 이른바 바둑과 포커의 ‘교차 교습’이었다.
나는 처음에는 말귀를 못 알아듣고 포커공부를 한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포커는 기껏해야 ‘운7 기3’ 정도의 게임이지 학습을 한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여튼 이렇게 시작한 포커공부는 신기하기만 하였다.
‘도박’이란 것을 수학적인 계산과 확률에 의해 최상의 정답을 찾아나가는 식이었다. 존슨 교수는 주먹구구식 포커가 아니라 정확한 계산에 의해 이뤄지는 포커의 세계로 나를 새롭게 안내하였다.
상황에 따라 확률을 계산해 내는 방법과 과정 그리고 그 결과까지 모든 것이 하나의 법칙으로 진행된다. 바둑만 정석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아무 기초도 없이 실전감각과 경험으로 하는 것과는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제 포커에 겨우 눈을 떴다고나 할까? 학생 시절의 공부는 선생님 말씀을 머릿속에 주입시키는 것이지만 포커의 공부는 학습하는 방법을 배운 다음 주입된 공부를 자기 스스로 터득하여 자기만의 것으로 재창조해야 한다.
또 한사람의 포커 스승이 있다. 베리 그린스틴 박사다. UCLA 출신인 그는 수학박사이자 포커 챔피언으로 IQ가 180에 이른다. 그는 내게 “포커는 확률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상대 심리를 꿰뚫는 혜안과 두둑한 배짱의 조합으로 이뤄진 최고의 예술과 같은 것”이라고 늘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