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필리핀 하원의장 “두테르테 탄핵안 하원 통과 가능성 0%”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사진=AP/뉴시스>

[아시아엔=문종구 <아시아엔> 필리핀 특파원, <필리핀바로알기> 저자]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9개월 동안 그의 권한과 권위를 흔들려는 시도는 야당 기득권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지속되어 왔지만, 아직까지 두테르테는 전혀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

두테르테를 흔드는 정치인들 중에서 “두테르테의 마약전쟁이 인권유린 행위”라며 규탄했던 사람 가운데 로브레도 부통령과 데리마 상원의원이 있다. 현재 그들의 목소리는 메아리도 없이 사그러들고 있다.

로브레도는 각료직에서 물러나 존재감을 상실하고 있는 형편이며, 데리마는 마약왕과의 연루 혐의로 그녀의 정부(情夫)였던 운전수와 함께 지난 2월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야당 소속인 트릴랴네스 상원의원도 두테르테의 부정축재의혹과 자경단을 동원한 대량 학살의혹을 제기하며 공격했지만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증거를 내놓지 못하면서 수세에 몰리고 있다.

그런 와중에 야당 하원의원인 알레히노가 두테르테 탄핵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알레히노는 2003년 6월, 마닐라 시내 한복판에서 호텔을 점거하며 쿠데타를 일으켰던 3백여명의 젊은 군인들 중에서 주모자인 트릴랴네스의 부하장교였었다. 아로요 당시 정권의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구호였지만 반나절이 조금 지나 모두 무혈 투항했다. 그 후 몇 년간 투옥생활 끝에 트릴랴네스와 알레히노는 정치인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트릴랴네스는 지난해 부통령에 출마했지만 득표율에서 최하위에 머물렀을 뿐이었다.

과거 쿠데타 주역이었던 알레히노가 대통령 탄핵안을 발표하자, 인권문제로 두테르테와 사이가 나쁜 외국기자들은 엄청난 뉴스인 듯 ‘탄핵안 제출’ 소식을 자국에 긴급 타전했다.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으로 온 나라가 거대한 변혁의 분위기에 휩싸여 있는 한국인들에게도 필리핀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두테르테를 지지하는 필리핀 국민 대다수는 알레히노 하원의원의 행위를 비웃고 있다. 하원의장 알바레스도 알레히노의 탄핵안 제출에 대해 “한마디로 멍청한 짓”이라고 일갈하며, “그가 제출한 탄핵안은 아무런 근거도 없으니 하원에서 논의할 필요조차도 없다. 그러니 하원을 통과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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