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4월 대통령선거···제2의 브렉시트, ‘트럼프 아바타’ 나올까?

 

[아시아엔=윤석희 <아시아엔> 미국특파원]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 이후 유럽연합과 미국은 2017년을 맞이하는 기분이 편안하지만은 않았다.유럽연합은 4월로 예정된 프랑스 대통령선거로, 미국은 극단으로 치닫는 다코타송유관 시위문제로 갈등을 겪을 것 같다.

프랑스의 4월은 잔인한 달

프랑스 대통령 선거는 4월 말 실시된다. 도박사들은 친유럽연합 성향인 중도진보 후보 엠마누엘 마크론 혹은 반 유럽연합 민족주의 성향의 보수 후보 마린 르펜 중 한 명이 당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최종 승리자와 무관하게 기존 정당에 대한 외면은 계속되고 있다. 공화당(LR) 후보 프랑스와 필론은 가족의 부패스캔들이 올 초 언론에 보도된 이후 3위로 추락후 계속 하향세다. 여당인 사회당(PS) 역시 분열에 따라 선거 참패가 예상된다.

마크론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좌파 연합내각에서 탈퇴하며 자신이 직접 ‘전진!’ 정당을 창당했다. 그는 좌우 정치를 초월하는 무소속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한다. 르펜의 국민전선(FN) 은 그의 아버지 장-마리 르펜에게서 2011년 물려받았다. 르펜은 국민전선이 극우정당이 아니라고 국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브라운대 국제정치경제학 교수인 마크 블라이스는 “현재 프랑스 상황은 OECD를 통틀어 중도 성향 유권자층이 붕괴하고 있는 것의 일부분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월가에 대한 정부의 긴급구제와 유럽연합의 긴축재정뿐 아니라 선진국 경제 전반에서 보이는 임금 침체가 유권자들이 중도성향 후보를 외면하는 이유다.

마크론과 르펜은 2월부터 본격 선거운동을 시작했지만 이전에 하던 얘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마크론은 첫 연설에서 자유무역과 유럽연합과 NATO 사이의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르펜은 “프랑스가 극단주의 이슬람에게 점령당했으며 유럽연합은 도둑놈 소굴”이라고 주장했다.

퓨 리서치센터는 “2016년 프랑스 국민의 61%가 유럽연합에 부정적인 입장이며 유럽연합의 난민사태 대응방안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70%에 이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프랑스는 결선투표제를 채택하고 있어 트럼프의 당선과 같은 예상 외 결과가 나오기 어려운 구조다. 르펜은 “대선에서 승리하면 취임 후 즉시 유럽연합 잔류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장담했다.

트럼프 취임 후 다코타송유관 둘러싼 갈등 새 국면

2월 8일 미국 육군은 불과 며칠 전 약속한 다코타액세스송유관(DAPL)이 ‘스탠딩록’ 수족의 수원지 오아히 호수와 부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환경조사를 취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는 1월 24일 트럼프가 육군 공병단에게 발표한 내용을 ‘취소하거나 수정해서’ 다코타액세스송유관을 ‘최대한 빨리’ 허가할 것을 대통령 명령으로 내린 이후 나온 것이다.

애초 시민사회와 부족 관계자들의 협의를 거쳐 2년 가량 진행될 것으로 예정되었던 환경영향평가를 육군이 2주만에 마친 것이다.

작년 말 환경평가 단계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방침이 발표됐을 당시 다코타 캠프는 정부 입장에 동의하는 ‘냉소파’와 중도적인 ‘긍정파’로 나뉘었다. 냉소파는 이미 정부당국이 인디언 원주민들과 체결한 뒤 파기한 조약이 500건 이상에 이른다는 사실을 들고 나왔다. 약속 어기는 것을 밥 먹듯하는 정부와의 어떤 약속도 무의미하다는 얘기다. 1980년 미국 대법원은 연방정부가 원주민들과의 조약을 어겼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긍정파는 법치주의 국가인 미국이 원칙을 지킬것이라고 믿고 있다. 미국 육군이 환경평가를 다시 시작할 것을 발표한 당시 스탠딩 록 ‘수족’의 데이브 알샴보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역사적인 순간을 쉽게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며 캠프를 철수하고 법정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냉소파는 공사 현장에 송유관측 인부들이 존재하는 한 캠프를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하며 자리를 지켰다. 결과적으로는 잘한 선택이었지만 그들은 의기양양하기보다 두려워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송유관에 반대하는 사람을 단 한명도 본 적이 없다”며 “논란거리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세계인 수백만명이 이를 반대했음에도 트럼프는 그렇게 외친 것이다. 연방법원은 여전히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수족의 시선은 가까운 미래에 있을 송유관 반대파와 강행파 사이의 충돌로 향하고 있다.

아시아의 선택과 책임은?

국제 자본주의의 세 기둥 가운데 서유럽과 미국은 국수주의적 고립주의로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프랑스가 유럽연합을 탈퇴하면 유럽통합의 꿈은 실패한 것이다. 미국 연방정부가 인디언 선주민을 다시 한번 강제로 철거하고 억압한다면 미국의 민주주의는 실패한 것이다. 아시아의 민주주의 역시 완벽하지 못하고 국수주의적 성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마저 난민사태의 중요성과 전 세계 토착민의 인권, 그리고 기후변화의 도전을 외면하려 든다면 국제 자본주의의 부담은 고스란히 개발도상국 어깨에 떠넘겨질 것이다. 아시아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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