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혜탁의 리테일 트렌드③] ‘레트로 마케팅’ 성공의 3가지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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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석혜탁 <아시아엔> 트렌드 전문기자] 레트로 마케팅은 지난 기억을 항상 아름답고 긍정적인 것으로 미화하는 현상인 ‘무드셀라 증후군(Methuselah syndrome)’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 무드셀라 증후군은 일종의 기억왜곡 현상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회고 절정(reminiscence bump)’이라는 심리학 용어도 짚어봐야겠다. 노인들에게 지난 삶을 반추하게 하면, 청소년기와 초기 성인기의 기억을 집중적으로 회고한다고 한다. ‘무드셀라 증후군’과 ‘회고 절정’ 개념을 통해 많은 기업은 레트로 마케팅의 추진 동력을 얻고, 복고 트렌드의 시장가치를 간취했을 것이다.

레트로 마케팅은 과거 복제가 아닌 ‘공감’에 방점 찍혀야
하지만 작위적인 복고 프로모션은 외려 소비자의 반감을 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레트로 마케팅은 단순히 과거의 복제를 의미하지 않는다. ‘공감’이 결여되었다면 고객에게 소구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현재의 트렌드와 기호에 자연스레 녹아들면서, 소비자와 쌍방향 소통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만이 중장년층에게는 익숙함과 노스탤지어(nostalgia)를 선사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함과 재미를 제공할 수 있다.

서석화 시인의 ‘IN MY MEMORY’라는 시에는 “기억을 말하는 일을 어렵다/넘겨야 할 페이지의 끝자락을 붙들고/긴 소매끝 말아 올리며/눈물을 참는 일은 더 어렵다”는 구절이 나온다. 레트로마케팅 전략 수립시 이런 부분에도 유의를 해야 한다. 서석화 시인의 말처럼 누군가에게는 “기억을 말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다. 기억이라는 것은 이처럼 분명 양가성(兩價性)이 있다. 지난날에 좋은 일만 있었을 리 만무하기 때문에, 레트로 마케팅 기획과정에서 마케터의 세심한 태도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롯데월드몰의 레트로 마케팅은 개별 상품의 복고화(復古化)를 넘어서 공간 자체를 추억의 무대로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쉼 없이 앞만 보며 살아온 현대인들을 따뜻하게 위무하는 프로모션 기법인 레트로 마케팅. 이 ‘레트로 혁명’의 승자가 누가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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