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혜탁의 리테일 트렌드②] 롯데월드몰에 가면 즐길 수 있는 것들
[아시아엔=석혜탁 <아시아엔> 트렌드 전문기자] 롯데월드몰 곳곳에서는 다양한 양태의 레트로 마케팅을 목도하게 된다. 롯데월드몰 5층과 6층에 위치한 ‘서울서울 3080’은 1930년대의 경성과 1980년대의 서울을 엿볼 수 있는 테마 스트리트다. 종로와 명동의 옛 거리를 복원한 복고적 인테리어 구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는 롯데월드몰이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공간이 아님을 시사한다. 매출 진작에만 혈안이 되어 있던 기존 유통업계의 구태를 벗어던지고, 소비자(‘몰고어’)의 향수를 자극하고 방문객에게 즐거움과 추억을 선사하는 일에도 무게중심을 두는 것이다.
‘서울서울 3080’에서는 우리나라 최초 영화관인 우미관과 최초 백화점인 화신백화점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근현대사 교과서나 영화에서나 봤던 전차, 예전 극장 포스터, 빨간 공중전화박스 등은 젊은 세대들에게도 흥미롭게 다가왔는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다.
레트로 혁명, 무드셀라 증후군과 회고 절정
F&B(Food and Beverage, 식품과 음료) 구성도 이 분위기와 절묘하게 조응된다. 대한민국 최초의 부대찌개 전문점 ‘오뎅식당’, 대한민국 최고(最古)의 빵집 ‘이성당 카페’ 등이 입점해 있다. 인사동 명물 ‘삼보당 호떡’, 국내산 팥으로 만든 ‘강남 붕어빵’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롯데월드몰의 명물이다.
주말과 공휴일에 전개되는 주요 층별 이벤트도 레트로 마케팅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이수일과 심순애> 변사극을 연출하는가 하면, 옛 교복을 빌려서 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 동안 진행해온 이벤트들도 복고 마케팅과 맥이 닿아 있다. DJ 뮤직박스라는 행사가 있었다. DJ가 관객의 사연을 받고 신청곡을 틀어주는 정말 예전 DJ의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중장년층들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옛 버전의 DJ 퍼포먼스를 보며 추억에 잠기곤 했다.
새마을운동 퍼포먼스, 복고댄스, 종이접기, 7080 포크콘서트 등 롯데월드몰은 같은 이벤트를 반복하기보다는 여러 테마를 변주하며 관람객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국악 오케스트라 공연을 펼쳤으며, 2월에는 엿장수, 구두닦이 등으로 분장한 퍼포머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3080 시간여행’이라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얼스터대학(University of Ulster)의 스티브 브라운(Stephen Brown) 교수는 레트로 마케팅을 ‘혁명’이라 칭한 바 있다. 그는 옛 브랜드의 성공적인 부활과 이것이 만들어낸 이미지가 매력적인 마케팅 옵션으로 대두되는 현상을 가리켜 ‘레트로 혁명(retro revolution)’이라고 표현했다. ‘혁명의 대열’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더 세련되고 창의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