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한숨, 어떡하면 줄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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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2012년 7.5%였던 청년실업률은 2013년 8%, 2014년 9%, 2015년 9.2%로 올라갔다 2016년 4월 기준으로 10.9%에 이르러 청년 실질 실업자 100만명 시대에 돌입했다.

청년실업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 전문가가 아니라 잘 알 수는 없으나 다음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싶다.

①청년실업 의무고용제를 실시해 100인 이상 기업에 5%적용 ② 사회연대형, 고용창출형 노동시간 단축으로 고용시장 재편 ③비정규직의 온전한 정규직화 전환계획 등 세 가지를 들 수 있겠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각국은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 예로 스위스의 경우를 보자.

스위스는 중소제조업 분야의 고부가가치 창출로 청년들을 유인하고 있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쉽지 않은 노동시장의 현주소에서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맞추라”고 하며 그들 탓만 할 수는 없다. 바로 좋은 중소기업을 많이 육성해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직장을 가졌더라도 만족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점이다. 얼마 전 한 청년이 인생 상담을 하러 찾아왔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이 청년은 대학 졸업 후 어렵게 들어간 첫 직장이 조그만 여행사였다. 명문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고 변변한 자격증 하나 없었기 때문에 취직하기가 쉽지 않았다. 졸업반 때 열심히 입사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서류심사에서 떨어졌다. 청년은 이때부터 세상에 대한 불만을 늘 가슴에 품고 살았다.

월급도 별로 많지 않았고 언제나 귀찮은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매일 수없이 쏟아지는 짜증나는 문의전화, 끝도 없는 서류처리, 출발 하루 전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들, 남의 여권 수백 장을 들고 대사관 앞에 줄을 서야 할 때 느껴지는 자괴감, 서로에 대한 배려가 없는 동료들 등등···. 청년은 이런 것들을 떠올릴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사실 청년은 한번도 여행사 일을 자기 일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친절하게 전화를 받지도 않았고, 한번 더 전화하고 한번 더 뛰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 낮에는 대충 일하고 오히려 밤늦게 소주잔을 기울이며 회사나 상사를 욕하는 데 더 열심이었다.

오전 9시인 출근 시간에 맞춰 출근하는 게 한 달에 몇 번 밖에 안 됐고, 출장비 내역은 늘 부풀려서 올렸다. 회사는 죽지 못해 다니는 것이었다.

내가 물었다. “그럼, 죽기 아니면 다니기네?” “그렇게 되나요?” “죽는 것과 바꿀 정도로 선택했으면 열심히 다녀야지. 있는 그 자리에서 열심히 해야 더 큰 물로 가는 거야. 열심히 안 사는 것도 버릇되는 거라네.” “버릇이라니요?”

“지금 있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람들은 늘 그렇게 말하지. 지금은 열심히 살지 않지만 좋은 직장을 구하거나 자기 사업을 시작하면 열심히 할 거라고. 그런데 그게 잘 안 돼. 한 곳에서 열심히 살지 않은 사람은 다른 곳에서도 열심히 살지 못해. 버릇이 들었기 때문이야.” “하여튼 전 직장을 옮기고 싶어요.”

“내일 옮기더라도 오늘까진 그런 생각 하면 안 되네.” “생각도 하면 안 되나요?” “일부러 할 필요는 없지.” “왜요?” “다른 사람들이 자네 생각을 모를 것 같지?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뭔가 달라지면 금방 눈치를 채거든. 아마 자네 직장 상사들은 자네를 보면서 그럴 거야. ‘저놈 곧 그만둘 놈’ 이라고. 그런데 자네한데 중요한 일을 시키겠나?”

“자네가 지금 직장에서 일하면서 만난 사람들 말이야. 동료든 상사든 거래처 직원이든 고객이든 언젠가는 다 자네의 증인이 되는 사람들이야. 세상은 좁은 거야. 우연히 라도 자네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그 사람들은 자네에 대해 점수를 매길 거야. 두렵지 않나?” “좀 걱정은 되네요.” “그러니까 내일부터는 마음 고쳐먹어.”

“그게 잘 안돼요.” “일단 아침에 소풍가는 것처럼 기분 좋게 일어나서 나가고, 어차피 할 일 웃으면서 일해. 머릿속에 자꾸만 쥐꼬리만 한 월급이 떠오르면 지워 버리고, 월급쟁이 월급 다 거기서 거기야. 조금 더 받는다고 팔자 고치는 것도 아니야. 기껏 차이가 나봐야 소형차와 중형차의 차이겠지.”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그리고 그 인상 좀 펴고 다니게. 젊은 사람이!” “그냥 나처럼 웃어! 웃는 사람에게 복이 오는 것이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

이 청년과 인생상담을 하면서도 마음이 착잡했다. 청년 실업은 현 한국사회의 큰 문제의 하나로 계속해서 대두되고 있다. 조금 더 좋은 직장, 조금만 더 스펙을 쌓으면 좋은 직장에서 제대로 된 보장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 불안정한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을 원하는 마음에서 청년들은 학교를 졸업한 후 스펙 쌓기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고급인력을 원하는 사회 탓이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실력 있는 인력을 원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것은 기업이고 사회고 마찬가지다. 그러나 기회조차 주지 않는 현 사회는 점점 실업률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 청년들의 한숨을 멈추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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