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보호구역 르포 제4신] 조상의 살갗이 어떻게 찢겨졌는지 생생히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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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윤석희 <아시아엔> 미국특파원] 미국과 같은 선진민주국가에서 비무장 민간인들에게 저격수, 군견, 드론, 헬리콥터, 무장경찰, 고무탄, 최루탄 등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노스다코타주 방위군이 미 원주민들의 평화시위를 진압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전세계가 질문하는 내용이다. 필자 역시 비슷한 질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원주민들은 그러한 질문을 하지 않는다. “그들의 행동은 예전과 비교하여 다를 바가 없다. 단지 전세계가 보내는 응원과 관심이 다를 뿐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1988년까지 미국정부의 공식입장은 원주민부족들은 자립할 능력과 권한이 없으며 미국사회에 흡수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1970년대까지 원주민 부족들은 독립적인 사법권이 없는 미합중국의 ‘속국’으로 취급되었다.

40년대와 50년대 부족들의 삶의 터전은 댐과 수자원공사의 주요 개발대상이 되어 사라졌다. 1924년에 미국은 원주민들을 강제로 미국시민으로 전환하며 독립된 권한을 빼앗았다.

원주민들은 이 역사를 기억하고 그 기억을 후손 대대로 전해 내려왔다. 기자가 얘기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 육군이 1890년에 250~300명의 라코타부족 아이들과 여성들을 살해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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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1877년 미육군이 철도회사와 농업에 피해를 끼치지만 원주민들에게는 신성한 동물이고 삶의 기반인 버팔로를 몰살한 사실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들은 38명의 다코타부족 남성들이 미국에 반기를 든 이유로 교수형을 당한 사실을 알고 있으며 그들의 땅에서 쫓겨난 기억과 파기된 평화협정의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원주민들을 미육군이 살해하고 그 살갗을 공공장소에 전시하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신자유주의에 적합한 방식은 그들의 자원과 땅이 필요할 때까지 잊고 지내는 것이다.

미국 전역의 많은 인디언보호구역에서 보이는 높은 실업율, 마약, 음주, 공공시설 부족, 공권력 남용, 투자부족 등은 잊혀지고 공공자원은 꾸준히 사기업과 사유자본을 보호하는데 투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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