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예능인 소녀팬들, ‘쿨하다'(cool) 본뜻 바꿔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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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김중겸 전 인터폴 부총재] 청소년의 주체의식은 1940년대 미국에서 출현했다. ‘press teenagers’ 혹은 ‘bobby-soxers’ 같은 10대 집단이 사상 최초로 등장한 것이다. 소녀들은 학교에서는 헐렁한 스웨터에 주름 스커트, 주말에는 청바지와 남자용 셔츠나 제복 가까운 복장을 즐겼다. 발목 부분에서 접어 신는 백색 양말을 신는다. 바비-삭스와 운동화는 상시 필수품이었다.

그들의 우상은 깡마른 몸매의 프랭크 시나트라다. “눈에 영혼이 가득 담겨 있잖아?” 부드럽고 낮은 허스키. 나 죽어 하는 아우성에 노래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님의 옷 찢어낸 조각, 그이가 밟은 흙이 그들에겐 보물 제1호였다.

엘비스 프레슬리 등장은 세대간 차이 실감시켜

아빠와 오빠가 전쟁터에 나가고 어머니와 누나는 공장에서 탱크와 비행기 만들고 총과 탄알 제조하는 동안 소년소녀들은 거리를 배회해야 했다. 그때 등장한 새 용어가 ‘청소년 범죄’다. 1950년대 중반, 오토바이 갱과 길거리 갱이 출몰했다. 젊은 폭력배들은 검은 가죽 재킷에 꼭 끼는 진 바지 입고 이리떼처럼 도시와 고속도로를 내달렸다. 주먹질, 도둑질에 술주정도 마다지 않았다.

파파와 마마들은 아들 딸 흉내 내기 바빴다. 양쪽 옆머리를 길게 길러 뒤로 합친 오리꼬리(ducktail) 머리가 대유행했다.

“야. 나 cool하지?” “너 진짜. cool하다.” cool을 입에 달고 살았다. ‘차갑다’가 아니라 ‘근사하다’는 뜻으로 썼다.

“아니, 얘야. 감기 들었구나. ‘cool’ 하다고 말하는 걸 보니···.” “에구, 엄마. 그런 뜻 아니라 ‘멋지다’는 우리식 표현이야.” 기성세대는 혼란스럽다.

1956년 청바지 입고 엉덩이 박자에 맞춰 흔들며 “사냥개”를 불러대는 저음 가수가 등장한다. 엘비스 프레슬리다. 아이들은 떼 지어 몰려가고 너도나도 레코드 사들고 다녔다. 수백만장이 쉽게 동났다.

팻 분의 ‘에이프릴’을 듣던 부모세대는 기막혔다. “우리 애들이 전직 트럭 운전사의 시끌벅적 록 음악 담긴 레코드를 집에서 마구 틀어 대다니···.” 이게 세대차인가? 한숨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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