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틀러(푸틴+히틀러) 꺾을 사람은 독일 수상 메르켈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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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 (좌) 와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우)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푸틴이 요즘 저지르고 있는 행태는 2차대전이 발발하는 도정(途程)의 히틀러와 같다. 이에 유럽에서는 그를 푸틀러로 부른다고 한다. 1938년 9월 히틀러는 325만명의 독일인이 살고 있던 체코슬로바키아의 주데텐란트(Sudetenland)를 요구하였는데 영국과 프랑스는 뮌헨에서 히틀러와 정상회담을 갖고 독일이 더 이상의 영토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고 그 지역을 독일에 넘겨주었다.

그러나 다음해 히틀러는 체코슬로바키아의 나머지 영토를 병합하고, 나아가 폴란드의 단치히(Danzig) 회랑을 요구하게 된다. 스탈린과 폴란드 분할을 고리로 독소불가침 조약을 맺은 히틀러는 1939년 9월 폴란드를 침공하고, 이에 영국과 프랑스는 독일에 선전포고를 하게 된다.

현재의 미국은 세계경찰의 역할을 하고 소련을 해체하던 시절의 미국이 아니다.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힘이 빠져 시리아 사태에도 개입을 주저하는 상태다. 그러나 유럽은 우크라이나의 일은 우크라이나가 처리하라고 손을 놓고 있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유럽은 대서양 건너의 미국과는 처지가 다르다. EU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수수방관하는 것은 뮌헨의 재판이 되리라는 것을 유럽은 알고 있다.

지금 EU를 이끌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중심을 설 나라는 독일이다.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대치관계에 있던 독일이며 지금 유럽의 중심은 독일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히틀러에 의해 2차대전을 일으켰던 독일은 역사의 교훈을 잘 알고 있다. 다행인 것은 메르켈 수상은 챔벌린이 아니며 오히려 이 시점의 대처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EU가 지금 당장 군사력으로 푸틴에 대처하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 현재의 세계는 미·소 대결과 같은 군사적 대결을 벌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렇다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빠져 허둥대는 상황도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브레즈네프의 아프간 침공은 소련의 힘을 결정적으로 쇠퇴시켰으나 우크라이나는 아프간과 같은 작전환경이 아니다. 유럽이 경제적으로도 푸틴을 억제할 수 있는 수단도 많지는 않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영국과 프랑스, 독일이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이 때문이다. 유럽은 당분간은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두고 볼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은 앞으로 갖가지 방법과 수단으로 러시아를 유럽에서 소외시킬 것이다. 냉전시기 서방측이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을 보이콧하였던 방법이다.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브레즈네프의 소련을 미국의 카터 대통령이 주도하여 서방측이 1980 모스크바올림픽을 보이콧하였다. 이것은 다시 1984 L.A.올림픽을 공산권이 보이콧하게 만들었고, 1988 서울올림픽에서야 비로소 제대로 된 올림픽이 되었던 것이다.

유럽에서 소외되어 러시아가 21세기를 편안히 살아갈 수 있겠는가? 결국 푸틴은 패착을 두고 있는 것이다. 푸틴은 히틀러와 스탈린에 이어 유럽에 나타난 괴물이다. KGB의 소산인 푸틴은 유럽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다고 자신하겠지만 본질적으로 후진국인 러시아인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세기에 중국이 티베트를 침공하여 깔고 앉아 있듯이 21세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굴복시켜 크림반도를 집어 삼키는 무도한 일이 과연 지속될 수 있는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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