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말복···폭염·열대야 속 숙면 취하는 법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열대야 속에서 쾌적한 수면을 취하기 위해 침실의 온도를 섭씨 25도 정도로 유지한다. 최적 수면온도가 섭씨 18~22도이지만, 에어컨의 온도를 여기에 맞추면 추워서 잠잘 수 없으며, 에어컨을 계속 가동하면 습도가 낮아져 감기에 걸리기 쉬우므로 가동시간을 조정해야 한다. 선풍기는 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벽 쪽을 향하게 튼다. 냉방장치를 가동할 때는 미리 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습도는 50~60%로 적절히 유지하여야 한다.

멜라토닌(melatonin)은 생체 리듬을 조절해 우리 몸이 밤에 잠들에 해 준다. 멜라토닌은 어두울 때 분비가 되는 특징을 나타내므로 ‘밤의 호르몬’이라 불리기도 한다. 따라서 숙면을 하려면 침실의 모든 조명을 꺼야 한다. 불을 켜고 자거나 휴대전화, TV에 노출된 채 잠을 자면 숙면을 취할 수 없다.

멜라토닌의 생성과 분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과 주위 환경을 올바르게 유지해야 한다. 즉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자는 생체리듬이 일정해야 하지만 현대사회는 밤을 낮처럼 밝히고 있는 생활환경과 야근하는 관습이 생체리듬을 깨트리고, 이로 인해 멜라토닌 생성과 분비가 감소되고 있다. 운동은 초저녁에 30분 정도 가볍게 하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더위로 인하여 취침할 때 맨몸으로 또는 민소매를 입고 자면 일시적으로 체온이 떨어지지만, 몸이 체온 유지를 위해 발열 반응을 일으켜 오히려 체온이 오르므로 반소매 티를 입고 자는 것이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베개는 머리, 목, 어깨를 이완시켜 주는 경추 베개가 좋다. 자는 동안 베개를 경추에 받쳐 목뼈를 바르게 펴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배가 고파 잠을 이루기 어려울 때는 따뜻한 우유 한잔으로 가볍게 위장을 채워주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 카페인 음료, 흡연, 음주 등을 금하고, 날씨가 덥다고 수박, 음료수 등을 많이 섭취하면 취침 중에 화장실에 가느라 자주 깰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수면이 부족하면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을 겪는 사람이 있다. 여름철 과일은 식욕부진 해결에 도움이 된다.

우유, 상추, 바나나, 칡, 대추, 허브 등은 숙면을 돕는 식품이다. 우유에 들어 있는 트립토판(trytophane)이 숙면에 도움이 되므로 우유 한 컵을 따뜻하게 데운 뒤 천천히 마시도록 한다. 상추쌈을 먹으면 평소보다 더 잠이 쏟아지는 것은 알칼로이드 성분인 락투신과 락투세린이 상추에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나나에 들어있는 마그네슘은 근육을 이완하며, 잠을 자다가 쉽게 깨지 않도록 한다. 칡의 찬 성질은 낮 동안 달궈진 몸을 식혀주는 효과가 있으며,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 대추에는 신경 안정 효과가 있으므로 대추차를 마시면 불면증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진정 효과가 있어 잠을 잘 오게 하는 라벤더(lavender), 카모마일(chamomile) 등 허브를 차로 마시면 심신의 안정과 편안한 수면을 유도하는데 도움이 된다.

열대야 증후군에 대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뇌 속의 생체시계를 정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이에 늦게 자든 일찍 자든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정신자세가 중요하므로 짜증을 내면 자율신경계가 혼동상태에 빠져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나는 잘 자고 있는가? ‘수면자가진단법’의 아래 8가지 항목을 읽고 △‘전혀 졸리지 않으면’ 0점 △‘조금 졸리면’ 1점 △‘상당히 졸리면’ 2점 △‘매우 졸리면’ 3점으로 점수를 매긴다. 점수가 8점 이상이면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10점 이상이면 제대로 잠을 못 자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침대에 누워 30분 내로 잠들지 않으면 불면증(不眠症)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하룻밤에 5회 이상 잠에서 깨고, 깨어 있는 상태가 30분 이상 지속되면 불면증으로 의심할 수 있으며, 이른 새벽에 일어나는 것도 불면증의 한 증상이다. 불면증은 전문의와 상담하여 일찍 치료하는 것이 증상을 빨리 호전시키는 방법이 된다.

병원 수면클리닉에서 시행하는 치료법에는 인지행동치료, 이완 프로그램, 수면제한요법 등이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자신이 믿고 있는 잠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꾸는 것으로 ‘오늘 밤에도 잠을 못 자겠지?’와 같은 고민을 떨치고 ‘누구나 잠을 잘 수 있다’고 믿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완프로그램’은 먼저 손가락의 힘을 빼고, 그다음 팔과 어깨의 힘을 빼는 순으로 신체의 끝부분부터 서서히 힘을 빼는 법을 익히도록 연습한다.

‘수면제한요법’은 침대에서 빨리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으로 일부러 평소 잠자는 시간보다 더 늦게까지 잠을 재우지 않으면 오히려 잠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 자연스럽게 잠을 잔다. 처음에는 수면 시간이 짧지만, 점점 잠을 잘 자게 되면 수면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잠들기 위해 침대에 억지로 누워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수면에 대한 좌절감이 더 커지므로 유의하여야 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잠을 “인생의 향연에서 제일가는 자양분”이라고 말했다. 잠을 잘 자는 숙면을 할 때는 그 달콤함을 모르지만, 불면이 시작되면 이보다 더 괴로울 수 없다. 이에 자신에게 알맞은 숙면 요령을 습득하여 하루 7~8시간씩 달콤한 잠을 자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