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보양식] 실학서적에도 등장하는 두부추탕


Chueotang,_Jinju,_Gyeongsangnam-do[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신탕, 삼계탕과 함께 대표적인 여름철 보양식으로 꼽히는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다. 미꾸라지는 7~11월이 제철로 이때가 가장 살이 찌고 맛이 좋다.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완전히 삶아서 보이지 않도록 으깨서 만드는 것과 산 미꾸라지를 통째로 끓이는 게 있다.

추어탕 조리법은 지역에 따라 △경상도식 △전라도식 △서울식으로 나뉜다. 경상도와 전라도는 미꾸라지를 삶아서 얼망에 걸러내는 것은 비슷하지만 추어탕에 들어가는 부재료가 다르다. 즉 경상도식은 고사리, 토란대, 숙주나물을 넣지만, 전라도식은 된장과 들깨 즙이 들어간다.

서울식은 사골 삶아낸 국물에 두부, 버섯 등을 넣고 미꾸라지는 갈지 않고 통으로 넣어 끓인다. 조선 실학자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나오는 두부추탕(豆腐鰍湯) 조리법은 날두부와 산 미꾸라지를 함께 끓인다.

미꾸라지는 칼슘과 양질의 단백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비타민A도 많아서 피부를 튼튼하게 보호하고 병에 대한 저항력도 높인다. 미꾸라지에 들어 있는 지방은 불포화지방산(DHA, EPA 등) 비율이 높아서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추어탕은 지방과 열량이 적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며, 타우린 성분은 간을 보호하며 숙취해소에 좋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양기(陽氣)에 좋고, 백발을 흑발로 변하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미꾸라지를 정력제로 애용했다는 얘기다.

보양식으로 즐겨먹는 장어(長魚, eel)는 예로부터 “더위 먹는 것을 예방하고 식욕을 높인다”고 전해지고 있다. 장어는 눈에 좋은 비타민A가 풍부하고, 오메가3 지방산 함량이 높기 때문에 뇌 기능을 높이고 동맥경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철분이 풍부하여 빈혈과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으며, 비타민B군이 풍부해 피로해소에도 좋다.

예로부터 장어를 남성의 스태미너를 높이는 식품으로 꼽히는 이유는 정력을 높이는 뮤신과 콘드로이친 성분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끈한 점액물인 콘드로이친은 피부와 혈관, 내장에 생기를 주어 노화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장어를 생강, 파, 부추와 함께 요리를 하면 비린 맛을 잡아준다.

장어를 먹은 직후에 복숭아를 먹으면 복숭아의 유기산(organic acid)이 장어의 지방 소화를 방해하여 설사를 유발하기 때문에 주의하여야 한다.

민물장어(freshwater eel)라고 부르는 뱀장어는 장어류 가운데 유일하게 바다와 강을 오가는데, 등지느러미가 가슴지느러미보다 훨씬 뒤쪽에서 시작한다는 점에서 갯장어나 붕장어와는 차이가 있다. 뱀장어 중에서는 ‘풍천(風川)장어’가 최고로 대접받는다. 뱀장어가 바닷물을 따라 강으로 들어올 때면 대개 육지 쪽으로 바람이 불기 때문에 바람을 타고 강으로 들어오는 장어라는 의미에서 ‘바람 풍(風)’에 ‘내 천(川)’자가 붙었다.

서구에서는 장어를 식용보다는 껍질(eel skin)을 가공하여 만든 지갑, 손가방, 벨트 등이 인기가 있다. 이는 서양에서는 장어의 껍질이 질기고 부드러울 뿐 아니라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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