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불청객 황사①] 봄철 황사가 기승 부리는 이유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올해도 봄철 불청객 중국발(發) 황사와 미세 먼지가 우리나라로 불어 닥치고 있다. 여름엔 비가 내리고, 가을에는 초목들이 있고, 겨울엔 추운 날씨로 땅이 얼기 때문에 봄철만큼 황사가 생기지 않는다. 봄철에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봄에는 대기가 건조하고, 사막에서 지표면의 공기가 뜨거워지면 상승 기류가 만들어져 흙먼지가 떠오르기 쉽다. 또한 중국에서 우리나라 방향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기 때문이다.
황사를 국제적으로는 아시아먼지(Asian Dust)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흙가루가 비처럼 내린다는 의미로 토우(土雨), 우토(雨土) 등으로 불렀다. 황사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우토’라는 표현이 나오며, <고려사>(高麗史)에는 황사우(黃砂雨), 사우(砂雨) 등의 표현으로, 그리고 <조선왕조실록>에도 황사 기록이 있다. 중국의 황사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1150년의 우토(雨土)이며, 일본은 서기 807년 황우(黃雨)라는 기록이 최초다. 우리나라에서 황사라는 용어는 1954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한 입자인 에어로졸(aerosol)이다. 입자의 크기를 비교하면, 머리카락은 50-7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모래는 90㎛, 미세먼지 10㎛ 이하, 초미세 먼지 2.5㎛ 이하이다. 에어로졸은 태양빛을 산란시키고, 공기를 뿌옇게 보이도록 한다. 따라서 공기 중에 황사와 미세 먼지가 많아지면 시야(視野)가 뿌옇게 변한다.
도시 대기오염으로 인하여 생기는 미세 먼지는 일년 내내 만들어지는 오염물질이지만 특히 봄철에는 강한 바람이 불면서 중국 대도시 지역의 미세 먼지도 황사와 함께 날아오고 있다. 전 세계에서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가 황사와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황사의 횟수와 강도는 1990년대 이래 빠르게 증가하여, 1970년대에 비해서 2000년대에는 무려 4배 이상 급증하였다.
초미세 먼지는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굴뚝의 연기, 요리를 할 때, 나무를 태울 때 등 다양한 기체들이 공기 중에 배출되면서 생긴다. 따라서 초미세먼지는 일년 내내 생기지만, 특히 겨울철에 농도가 높다. 이는 추운 겨울에 난방을 많이 하여 가스는 많이 배출되지만, 공기는 순환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3월21일) 서울의 하루 평균 미세 먼지 농도는 l㎥당 87㎍, 경기 지역은 92㎍을 기록하여 환경부 권고기준으로 ‘나쁨’(㎥당 81-150㎍)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50㎍)을 훨씬 넘는 수치이다. 당일 수도권 상공에 바람이 없고 대기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유입된 미세 먼지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수도권을 맴돌고 있었다.
미세 먼지 농도가 ‘나쁨’인 날에 장시간 외출하면 호흡기, 눈, 피부 등에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미세먼지 예보 등급은 농도(㎍/㎥)가 0-30이면 ‘좋음’, 31-80은 ‘보통’, 81-150이면 ‘나쁨’, 그리고 ‘매우 나쁨’은 151이상이다.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은 날(‘나쁨’ 등급 이상)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날씨 예보(미세먼지 예보)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