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 쫓는 봄철 제철음식①] 쑥·냉이·달래·씀바귀·두릅·바지락·주꾸미·미더덕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봄이 되면 몸이 자주 피곤해지고 오후만 되면 졸음이 오고, 소화도 잘 안 되고, 매사에 의욕도 잃어 쉽게 짜증을 내는 사람이 많다. 이와 같은 증상을 춘곤증이라고 하는데, 의학적인 용어는 아니다. 계절의 변화에 우리 몸이 잘 적응을 하지 못하여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이므로 질병은 아니다.
춘곤증(spring fever)은 겨울 동안 활동이 줄었던 우리 몸이 봄을 맞아 신진대사 기능이 활발해지면서 생기는 일종의 피로 증상이다. 밤에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오후가 되면 졸음이 쏟아지고 나른함과 권태감으로 인하여 업무능력도 떨어진다. 특히 운동이 부족하거나 과로를 했을 때 춘곤증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추위에 익숙해있던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이 따뜻한 봄의 환경에 적응하려면 약 2-3주 정도 필요하다.
또한 봄이 되면 활동량이 늘면서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하는데 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여 영양상의 불균형이 춘곤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춘곤증을 이겨내기 위해선 규칙적인 생활이 기본이며,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여야 한다. 특히 비타민은 봄철에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평소보다 3-5배 소모량이 늘어나며, 특히 탄수화물 대사를 돕는 비타민B와 면역기능을 돕는 비타민C가 많이 포함된 보리, 콩, 견과류,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을 충분히 먹도록 한다.
우리 뇌가 오전 동안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공급하기 위해 아침식사를 꼭 먹도록 한다. 아침식사를 거르면 점심에 과식을 하게 되므로 졸음이 더 심해진다. 운동은 갑자기 심한 운동은 삼가고 맨손체조, 스트레칭, 산책 등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어야 한다.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수면시간은 하루 7-8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밤잠을 설친 경우에는 점심식사 후 15-30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주중에 부족했던 수면을 주말이나 휴일에 잠을 몰아서 자면 오히려 피로가 더 심해진다.
자동차 운전 중에 춘곤증 증세가 나타나면 주의 집중이 안 되고 졸음운전으로 이어져 교통사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장거리 운전 때는 2시간 간격으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또한 자동차 창문을 열어서 실내 공기를 외부의 신선한 공기로 자주 순환시켜줘야 한다.
춘곤증을 이기기 위해 봄에 나는 제철식품인 봄나물을 많이 먹도록 한다. 대표적인 봄나물에는 쑥, 냉이, 달래, 씀바귀, 취나물, 두릅 등이 있다. 단백질을 보충해주는 어패류에는 바지락, 주꾸미, 소라, 미더덕, 참다랑어, 멍게 등이 있다. 곡물류에는 율무, 완두콩 등이 좋다.
전국 양지바른 산야(山野)에서 자라는 쑥을 3월 초에 채취하여 먹으면 맛이 좋다. 5월 초에 뜯는 쑥은 맛이 진해 약용으로 쓴다. 쑥에는 비타민A, 카로틴 함량이 높아 면역력을 증가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조선시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쑥 잎을 따다가 찌고 멥쌀가루 속에 넣어 초록색이 나도록 반죽하여 떡을 만든다”고 적혀있다. 쌀에 부족한 칼슘을 쑥이 보충하기 때문에 쑥떡은 궁합이 맞는 음식이다.
냉이에는 단백질을 비롯하여 칼슘, 철분, 인 등 무기질도 풍부하여 면역력 향상과 피로 예방에 좋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냉이는 피를 이끌고 간으로 들어가 눈을 밝게 한다”고 적혀있다. 그리고 냉이를 새콤한 식초로 무쳐 먹으면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효능이 높아진다. 냉이무침과 함께 냉이된장국을 먹으면 좋다.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골고루 들어 있는 달래는 입맛이 없을 때 식욕을 북돋아 주는 특효약에 버금간다. ‘작은 마늘’이라고 불리는 달래에는 알리신(allicin) 성분이 들어있어 혈액순환, 정력 강화, 면역력 증가 등에 효과가 있으며 항암, 항노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래 무침을 비롯해 달래전 등을 만들어 먹으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