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불청객 황사②] 황사 때 식품 안전하게 관리하려면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황사는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고 산업계에 엄청난 피해를 주지만, 피해가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러나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30세 이상 성인 10명중 1-2명은 미세먼지로 인해 원래 수명보다 일찍 사망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강한 황사가 주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산업피해가 5조원, 건강피해가 10조원으로 총 15조원의 피해가 발생한다고 한다. 이에 황사 피해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황사에 대비하여 우리나라에서는 공기 청정기(淸淨機)와 필터 기능을 강화한 황사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공기청정기는 중국발 황사 피해와 미세먼지 공포가 확산된 2010년 이후 빠르게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2013년 37만대 수준이던 판매 시장은 2014년 50만대, 지난해 87만대, 올해는 100만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요즘 판매되는 신형 청소기에는 미세 먼지를 비롯하여 곰팡이, 꽃가루 등을 걸러내는 기능이 있는 것도 있다.

동아시아의 황사현상(Asian dust phenomenon)은 주로 중국과 몽골의 고비사막, 타클라마칸 사막, 커얼친 사막, 내몽골 고원, 황토고원 등에서 부는 강한 바람으로 인하여 발생한다. 발생한 황사위에 저기압이 지나가면 강한 상승기류에 의해 3천-5천m의 높은 상공으로 올라간 뒤 초속 30m 정도의 편서풍(偏西風)을 타고 이동한다. 발원지에서 우리나라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2-3일 정도이다.

입자가 크고 무거운 황사는 공기 중으로 올라가도 금방 땅에 떨어지며, 황사 바람이 서해를 건너올 때 먼지 입자가 바다에 많이 떨어진다. 따라서 봄철에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는 대부분 입자 크기가 10㎛보다 작은 것이다. 사막지대의 황사는 규소(硅素)가, 황토지대의 황사는 알루미늄이 주성분이며, 철 마그네슘 칼륨 칼슘 나트륨 성분도 함유되어 있다.

황사를 비롯한 미세먼지는 우리가 호흡할 때 코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까지 들어와 여러 가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아서 폐 속 깊이 침투하여 폐포(肺胞)에 흡착하여 폐포를 손상한다. 초미세 먼지가 혈액을 타고 뇌까지 침투하면 자율신경계 이상, 뇌졸중이 생길 수 있다. 또한 혈관으로 들어가 혈관 벽에 쌓이면서 동맥경화를 악화시킨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눈 점막을 자극하면 알레르기성 결막염, 코 점막을 자극하면 알레르기성 비염이 악화된다. 피부를 자극하여 가려움증, 아토피 피부염이 악화되며, 상기도 점막 자극 증상이 나타난다. 폐에 염증이 생겨 숨쉬기가 힘들어지고 기관지염, 천식, 폐기종, 폐암 등의 발병 가능성이 증가한다. 임산부가 미세 먼지에 고농도로 노출되면 태아의 성장장애, 저체중아 출산, 조산 위험 등이 증가한다.

중금속, 바이러스, 미생물 등을 포함하고 있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식품오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세입자 속에 포함되어 있는 중금속과 이물질이 식품에 오염될 경우 식중독과 건강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황사로 인해 건강장애나 식중독 사고가 확산될 경우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해당하는 위기경보를 발령한다. 또한 위기수준에 따라 대응조치를 시행하며, 올바른 정보 및 국민대처 요령 등을 홍보하여 식품사고에 대응한다.

식품 취급 및 안전관리 요령은 다음과 같다. 조리 시 주의사항은 창문을 닫아 외부 먼지를 막으며, 손을 깨끗이 씻고, 조리도구는 사용 전 다시 한번 세척을 하며, 조리된 음식은 밀봉 보관하도록 한다. 식품 섭취 시 주의 사항은 포장되지 않은 과일이나 채소는 2분간 물에 담근 후 흐르는 물에 30초간 씻고, 필요에 따라 채소용 또는 과일용 세척제를 이용하여 세척하도록 한다.

몸 안에 들어온 유해물질이 몸 밖으로 잘 배출될 수 있도록 물을 자주 마시도록 한다. 지하수는 황사로 인해 중금속 등 유해물질에 오염되었을 수 있으므로 마시지 않도록 한다. 노상이나 야외에서 조리한 음식은 황사 오염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급적 어린이들이 사먹지 않도록 지도한다.

식품 보관 시 주의 사항은 배추, 무 등 김치 재료는 외부와 밀폐된 장소에 보관하고 사용 전에 깨끗한 물로 충분히 씻도록 한다. 포장되지 않은 과일, 채소, 견과류 등은 플라스틱 봉투나 밀폐 용기에 보관하고, 반찬 등 남은 음식물은 잘 덮어서 보관하여야 한다. 메주, 건(乾)고추, 시래기, 무말랭이 등 자연건조식품은 황사에 의해 오염되지 않도록 포장을 하거나 수거하여 밀폐된 장소에 보관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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