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러브 스토리’와 백혈병①] “사랑한다면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google_co_kr_20131025_221454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1970년대 젊은 연인들의 심금을 울린 미국의 로맨틱 드라마 영화 <러브 스토리>의 남녀 주연 배우 라이언 오닐(Ryan O’Neal, 올리버 바렛 役)과 알리 맥그로(Ali MacGraw, 제니퍼 카바레리 役)가 지난 2월 1일 영화 촬영지였던 하버드대를 찾았다. 오닐과 맥그로는 ‘러브 스토리’ 이후 처음으로 함께 출연한 연극 ‘러브 레터’의 순회공연으로 보스턴을 방문하면서 반세기 만에 하버드대를 방문했다.

1970년 당시 두 배우는 모두 결혼한 상태였지만, 영화 속에서는 풋풋한 대학생이었던 이들이 영화가 개봉한 이후 46년 만에 백발에 주름이 가득한 노인(74세 오닐과 76세 맥그로)이 되어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은 영화에 등장했던 것과 비슷한 클래식 컨버터블 자동차를 타고 하버드대 캠퍼스를 돌며 세계인의 가슴에 깊이 새겨진 영화가 각자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맥그로는 영화 러브 스토리로 큰 인기를 누렸지만 몇 년 뒤 은막을 떠났고 약물중독에 빠져 재활 치료를 받았다. 오닐은 2009년 암투병을 하던 아내와 사별(死別)했으며, 본인도 백혈병에 걸려 치료를 받았고 현재는 병세가 많이 나아진 상태라고 한다.

‘사랑 영화’의 교과서인 <러브 스토리> 첫 장면은 추운 겨울, 눈이 내린 공원에 혼자 앉아 있는 한 남자의 뒷모습을 비추어 준다. 명문가의 상속자이며 하버드대 하키선수인 올리버가 가난한 이탈리아 이민자 집안 출신인 래드클리프대 학생 제니와 도서관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다. 두 사람의 사랑은 결혼에 이르게 되지만 이 결혼을 반대한 올리버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의절(義絶)을 선언한다.

올리버는 어렵게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하게 되고 제니는 사립학교 교사로 취직하여 학교 근처 집 다락방을 얻어 힘들게 생활한다. 올리버가 로스쿨을 전교 3등으로 졸업하고 뉴욕의 유명 로펌(law firm)에 취직함으로써 이제 겨우 행복이 찾아오는 듯했다. 그러나 올리버는 제니가 백혈병 말기라는 충격적인 사실에 직면하고, 사랑하는 아내 제니를 저 세상으로 떠나보낸다.

영화 <러브 스토리>는 에릭 시걸(Erich Segal, 1937-2010)의 소설 <Love Story>를 아더 힐러(Arthur Hiller) 감독이 제작한 것으로 1970년 개봉하였다. 에릭 시걸은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예일대에서 고전문학을 강의했다. 시걸의 학술 저서에는 로마의 희극을 연구한 <로마의 웃음> 등이 있지만, 1970년 나온 <러브 스토리>가 공전의 히트를 쳐 대중소설 작가로 명성을 떨쳤다. ‘사랑의 바이블’을 남기고 에릭 시걸은 2010년 영국 런던 자택에서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으로 투병하다 생을 마감했다.

<Love Story>는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사랑한다면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등 주옥같은 명대사와 죽음으로도 막을 수 없는 애잔한 사랑으로 1970년대 초 전세계 연인들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프란시스 레이의 음악 스노우 플로릭(Snow Frolic)을 배경으로 올리버와 제니가 하얀 눈이 수북이 쌓인 공원에서 “나 잡아 봐”하면서 놀던 장면은 사랑을 가슴에 새기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