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이스라엘 민족의 홍해와 요단강 건너기 어떻게 달랐나?

여호수아 3장
“궤를 멘 자들이 요단에 이르며 궤를 멘 제사장들의 발이 물가에 잠기자 곧 위에서부터 흘러내리던 물이 그쳐서”(수 3:15-16)
강물은 흐르고 있었습니다. 물이 멈추어 설 기미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넘실대는 강물은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흘러가기만 했습니다. 제사장들의 발끝이 닿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전에는 달랐습니다. 40년 전, 바다가 먼저 갈라졌습니다. 허둥지둥 애굽을 빠져나와 광야로 도망가던 이들에게 하나님은 길을 미리 열어 주셨습니다. 그들은 바다가 갈라진 것을 확인하고서야 걸음을 옮겼습니다. 두려웠지만, 한 걸음 내디딜 용기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길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요단강 앞에 선 이들은 달라진 하나님의 방식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이제는 물이 갈라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강물 속으로 먼저 발을 내디뎌야 했습니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물속으로, 길이 열릴 것이라는 확신 하나만을 품고 나아가야 했습니다.
신앙의 여정에는 하나님이 먼저 길을 열어 주시는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확신을 얻기 전에 하나님이 길을 여시고, 그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주십니다. 그러나 40년이 지난 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은 다른 방식의 한 걸음을 요구하셨습니다. 길이 열리지 않아도 발을 떼라는 것입니다.
홍해를 건너는 일과 요단을 건너는 일은 모두 물을 건넌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 과정에서 요구되는 믿음의 모습은 완전히 다릅니다. 홍해는 먼저 길이 보이고 그다음에 걸었다면, 요단은 먼저 걸어야 그다음에 길이 보이는 방식이었습니다. 발걸음의 무게감이 같을 수가 없습니다.
신앙의 길을 걸으며 우리는 두 가지 큰 물 앞에 서게 됩니다. 어떤 때는 하나님이 길을 열어 주시고, 우리는 그 길을 따라가면 됩니다. 하지만 어떤 순간에는 아직 길이 보이지 않는데도 걸어야 하는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홍해 앞에만 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요단강 앞에 서야 하는 순간도 옵니다.
지금 내 앞에 놓인 것은 홍해일까요? 아니면 요단강일까요? 가만히 있어 여호와의 구원을 봐야 할 때일까요? 아니면 내가 먼저 움직여야 할 때일까요? 홍해를 건너는 일은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구원을 받는 경험입니다. 그러나 요단을 건너는 일은 이미 구원을 경험한 자들이 약속의 땅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입니다.
(잠깐묵상 오디오듣기)
https://youtu.be/EDFcHOeQ2N0?si=v_4K0FwFLZb7SJ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