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섭취와 만성질환①] 소·돼지·양고기 등 붉은색 육류 대장암 위험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은 2003년 35.4kg에서 2014년 51.4kg으로 10년 동안 45%가 증가했다. 고기 1인분을 150g으로 계산할 때 한국인은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고기 342인분을 먹는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4개 회원국의 연간 1인당 육류 소비량(2014년)이 평균 63.5kg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종류별로는 닭고기 27.6kg, 돼지고기 21.9kg, 쇠고기 14.0kg 순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소득이 늘어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닭고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즉 1인당 GDP 3만달러 이상 국가에서는 닭고기 소비량이 다른 육류보다 많았다.

우리나라의 연간 1인당 육류 총 소비량은 51.4kg으로 돼지고기 24.4kg, 닭고기 15.4kg, 쇠고기 11.6kg 순이다. 한국인 육류 소비량은 OECD 평균보다는 적으나 중국(47.0kg), 일본(35.6kg)보다 많다. 또한 OECD 평균과 비교하면 한국인은 돼지고기를 많이 먹고, 닭고기와 쇠고기는 덜 먹는다. 중국은 인구가 많기 때문에 국가 전체 육류 소비량으로는 세계 1위다. 중국인이 1년에 먹는 고기는 총 8250만톤으로 전 세계 육류 소비량(2억6452만톤)의 31.2%에 달한다.

한국인의 식탁에 유럽연합(EU)과 미국산 돼지고기 비중이 늘어나고 있으며, 부위별로 보면 삼겹살이 42%로 가장 많고, 앞다리 41%, 목심 10% 순이다. 지난해 국가별 돼지고기 수입비중은 유럽연합 50%, 미국 36%, 칠레 7%, 캐나다 5%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내산 돼지고기 도축(屠畜)마릿수는 지난해 1590만 7000마리로 2014년 1568만 6000마리보다 22만 마리 이상 늘었다.

주요 국가들의 연간 1인당 육류 소비량을 보면 미국이 육류 섭취량이 가장 많은 나라로 89.7kg(닭고기 44.5kg, 쇠고기 24.5kg, 돼지고기 20.7kg)을 섭취한다. 아르헨티나 85.4kg, 이스라엘 84.2kg, 브라질 77.6kg, 우루과이 72.6kg, 캐나다 68.1kg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고기를 가장 적게 먹는 나라는 방글라데시이며, 육류 소비량은 연간 1인당 2.1kg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육류 섭취 발암 위해성(危害性)을 평가한다. 즉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1차 식품ㆍ의약품 등의 안전기술 진흥 기본계획(2016-2020)을 지난 4월 11일 국가과학기술심의회에서 확정했다. 기본계획의 4대 핵심 투자전략은 국민 체감형 안전기술 개발 강화, 식품ㆍ의약품 안전기술 글로벌 수준 확보, 미래 유망분야 안전기술 선제 대응, R&D 시스템 혁신 등이다.

식약처는 제1차 기본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될 경우 현재 미국 대비 78% 수준의 식품ㆍ의약품 안전기술 수준을 2020년까지 84%로 향상시켜 선진국 수준의 안전관리 기반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 식약처는 식품 분야에서 육류 섭취로 인한 발암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적정 섭취 방안 등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 섭취 실태를 조사하고 발암 가능 유해물질에 대해 위해평가를 실시한다.

스웨덴 카로린스카연구소 연구팀이 육류 섭취에 대한 15건의 연구 결과와 가공 육류 식품 섭취에 관한 14건의 연구 결과를 검토한 결과 붉은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직장암(直腸癌) 발병 가능성이 28% 증가하며, 가공 육류 식품을 먹는 사람은 20% 증가한다고 밝혔다. 하루에 120그램 정도의 붉은 육류를 먹는 남성은 직장암 발병 가능성이 28% 증가하고, 하루 30g의 육류 가공 식품을 섭취하는 경우는 직장암 발병 가능성이 9% 증가한다.

현재까지 발표된 분석역학적 연구에서 과다한 육류 섭취와 고지방식(高脂肪食)이 대장암의 원인으로 관련성을 보이고 있다. 육류 중에서도 특히 붉은색을 띈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이 대장암 발병률을 높인다. 또한 고기를 튀기거나 표면이 거무스름하도록 바싹 익혀 먹으면 발암 위험도가 높아진다. 한편 닭고기나 생선은 대장암과 별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류를 섭취할 때 지방도 같이 먹게 되므로 과다한 지방 섭취가 대장암 발생을 촉진시킨다. 즉 고지방식을 하면 체내의 담즙 분비가 많아지며, 과다한 담즙은 대장세포의 분열을 촉진하고 세균의 효소 작용이 가세하여 발암 과정이 시작된다고 본다. 이에 육류 섭취를 적절히 조절하고, 대장암 발생을 줄여주는 섬유소가 많이 함유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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