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과 영화 ‘동주’③] 내년 탄생 100주년 윤동주 숨결 느낄 수 있는 곳은?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올해 윤동주 타계 71주기를 맞아 문화계에는 ‘윤동주 열풍’이 불고 있다. 출판사 ‘소(牛)와 다리(橋)’에서 출판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55년 증보판은 초판본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한편, 윤동주와 그의 벗 송몽규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동주>와 윤동주의 삶을 다룬 연극 <윤동주, 달을 쏘다>가 호평을 받았다.
연극 <윤동주, 달을 쏘다>는 시인 윤동주의 삶을 통해 자유와 독립을 꿈꾸던 순수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지난 3월20-27일 공연됐다. <윤동주, 달을 쏘다>는 2012년 초연과 2013년 재연에서 관객과 평단(評壇)의 인정을 받았던 서울예술단의 대표작이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말과 우리글, 이름과 종교, 스승과 친구 등 많은 것을 빼앗겨야 했던 윤동주는 참담한 시대에 시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이 연극은 윤동주 시에서 영감을 받은 아름다운 가사와 음악, 그리고 ‘서시’, ‘별 헤는 밤’ 등 윤동주의 시 여러 편이 낭독되어 특별한 울림을 주었다.
1941년 11월 ‘서시’와 함께 발표한 ‘별 헤는 밤’의 첫 구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季節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來日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靑春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이하 생략)
올해는 암흑의 시대를 뜨겁게 살다간 청년 시인 윤동주의 순사(殉死) 71주기를 맞는 해이다. 윤동주 시인은 71년 전 2월 16일 일본 후쿠오카형무소에서 29년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연희전문학교(현재 연세대)는 윤동주가 1938년 봄부터 1941년 겨울까지 스스로를 담금질한 삶의 터전이었으며, 그의 생애에서 가장 의미 있던 시간이었다.
연세대학교는 윤동주의 시 정신과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하여 ‘윤동주기념사업회’를 2000년 11월 조직하였다. 윤동주기념사업회는 윤동주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각종 사업을 실시함과 더불어 한국인의 문학정신을 일깨우기 위한 노력도 이루어 나가고 있다. 사업회는 윤동주 시문학상, 윤동주 기념강좌, 기념서적 출간, 윤동주 연극, 윤동주 장학생 선발, 중국 연변 윤동주 문학상 지원 및 수상자 한국방문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월 16일 오전 10시, 추모객들은 연세대 캠퍼스에 놓인 윤동주 시비 앞에 추모 헌화를 한 후 문과대학 100주년기념홀에서 윤동주 시인 71주기 추모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이 없길” 바랐던 윤동주 시인의 정신을 기렸다. 내년 2017년은 윤동주 시인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이 뜻 깊은 해를 기념하기 위해 연세대는 시인이 연희전문학교 문과 재학시절 기숙했던 핀슨홀 전체를 ‘윤동주기념관’으로 새롭게 꾸밀 예정이다.
서울시인협회는 4월 20일 프레스센터에서 ‘시의 한류(韓流)시대 선포식’을 열고 중국의 윤동주 시인의 국적 조작에 제동을 걸겠다고 밝혔다. 협회측은 “중국은 2012년 8월 지린성(吉林省) 룽징(龍井)시 밍둥(明東)촌에 있는 윤동주 생가(生家)를 복원하면서 ‘중국 조선족 애국 시인 윤동주’라는 대형 안내석을 세웠다. 생가 내 작품도 중국어로 번역해 윤동주 시인을 중국의 애국 시인으로 왜곡해 홍보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 시인들은 중국측에 시정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윤동주 시인과 그의 시를 좀더 접하고 싶으면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윤동주문학관’을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문학관에는 그의 시와 함께 그의 시에서 표현된 시어(詩語)를 형상화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윤동주 문학관 뒤편에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있고, 그의 대표작인 ‘서시’가 쓰인 큰 바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