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알파고와 ‘터키기자’ 알파고가 맞붙는다면?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요즘 세기의 바둑대결로 ‘알파고’가 전세계의 주목을 크게 끌고 있습니다. <아시아엔> 독자들께서도 여러 가지 생각이 드실 거라 여겨집니다.

저는 오늘 또다른 ‘알파고’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터키 <지한통신사> 알파고 시나씨(Alpago ?inasi) 서울특파원이 바로 주인공입니다.

2004년 한국에 온 알파고는 올해 28살로 재작년 한국여성과 결혼했습니다. 쿠르드 출신의 그는 터키에서 과학고를 졸업하고 한국에 유학왔습니다. 충남대학교와 서울대학원에서 각각 외교학을 전공했습니다.

알파고는 제가 아는 한 가장 한국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知韓派) 가장 한국을 사랑하는(愛韓) 외국인입니다.

그의 이름 가운데 ‘알파고’는 ‘군인들이 머리에 쓰는 모자’, 시나씨는 이란어로 ‘좋아하는 사람’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제가 그를 특히 좋아하는 이유가 몇가지 있습니다. 우선 그는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하되 상대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아마 상당수 터키인들이 그와 같다고 보면 그다지 틀리지 않을 겁니다. 그는 하루에 꼭 5번 이슬람식 기도를 합니다. 차를 마시거나 대화 도중에도 일정한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기도시간을 갖습니다.

저도 두번 터키 방문에서 느낀 것이지만, 6.25 때 터키 참전용사들이 그랬듯이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이웃에게 먼저 나눠줍니다.

알파고는 매년 가을 이슬람 축제 기간에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에 가서 그곳 가난한 주민들에게 양을 사서 나눠줍니다. 저도 덕분에 두어 차례 100달러 정도로 그들의 축제에 멀리서나마 동참할 기회를 가졌지요.

둘째, 그는 절대 자신을 앞세우는 적이 없습니다. 그가 자주 쓰는 한국어 표현이 있습니다. “알겠습니다!”입니다. 일단 긍정하고 혹시 자신의 의견과 상충될 때 상대의 의견을 물으며 자신의 의견을 조율합니다. 그를 만난 지 6년이 지납니다만 한번도 그가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으로 대답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때마다 ‘오스만제국’과 ‘케말 파샤’의 나라이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부러워집니다.

셋째, 그는 ‘호기심 천국’입니다. 알파고는 4월 말 전세계 화폐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냅니다. 책 제목은 ‘화폐로 본 도전의 역사’(가제)라고 합니다. <매거진N>에도 여러 차례 연재했는데, 이를 심화, 확대시킨 것입니다. 그는 해외에 갈 적마다 화폐를 모으고, 거기 담긴 역사와 의미를 캐묻곤 했답니다. 그 결과물이 이번에 책으로 나오게 된 것이지요.

넷째,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이웃과 나누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최근 그에게 들은 다음 이야기는 제게 깊이 남아있습니다. “이상기 선배님! 페트라 귤렌 선생님께서 대학 졸업 후 교수가 되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하려는 학생들에게 이런 말씀을 했습니다. ‘아직은 우리나라에 교수보다 우수한 교사가 더 필요하다네. 그때까지는 자네같은 사람들이 어린 학생들을 잘 키워줘야겠네.’ 20여년 전 얘기랍니다. 이 이야기를 전하는 알파고의 눈동자가 어찌나 빛나던지 참 부럽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천재 이세돌에게 연전연승을 거두며 많은 이들이 놀라움과 걱정을 표합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알파고한테 없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공감하는 능력이지요. 그런데 제가 아끼고 좋아하는 터키 기자 ‘알파고’에겐 공감하는 능력뿐 아니라 사람을 배려하고 미래를 함께 준비해 나갈 지혜와 열정이 넘칩니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공감만점 알파고가 언젠가 바둑판 말고, 가령 IS분쟁지역이나 DMZ 등지에서 만나 인류미래를 함께 고민할 날이 꼭 올 거란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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