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알파고 기자가 만난 세계의 건국영웅들 ‘누구를 기억할 것인가’

알파고 시니씨 기자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터키 출신의 알파고 시나씨 <하베르 코레> 기자처럼 호기심 많은 사람을 필자는 좀처럼 본 적이 없다. 그가 세계 각국을 다니며 화폐를 모은 것도 그의 호기심 덕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호기심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는 솜씨가 뛰어나다는 점이다.

그는 대학로든, 광화문이든 이야기거리가 된다 싶으면 달려가서 일관된 흐름 안에 재배치할 줄 안다. 촛불시위 당시 거의 빠짐없이 광화문 일대 고층건물에 올라가 카메라에 담고 스스로 멘트를 삽입해 생중계하는 걸 봤다. ‘현장의 기록자’는 바로 알파고 시나씨 같은 기자를 일컬을 때 적확한 용어다.

그가 작년 가을 낸 <누구를 기억할 것인가>(부제 ‘화폐인물로 만나는 시대의 도전자들’, 헤이북스 발행) 프롤로그에서 알파고는 이렇게 적고 있다.

“꿈이 있고 도달하고 싶은 목적지가 있다. 그러나 가끔 길이 미끄러워 넘어질 때도 있다. 그때마다 힘이 돼준 것이 바로 건국영웅들이었다. 그들의 인내심을 화폐를 통해 항상 내 손 안에서 가깝게 느꼈다. 그들의 사연이 담겨있는 화폐를 손으로 만지는 것은 머릿속에 있는 추상적인 도전의식이 구체적인 실행으로 진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필자는 화폐속 영웅들로부터 받은 기운을 꿈을 향해 달려가는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다.”

이 책은 <아시아엔>과 <매거진N>에서 연재했던 것에서 진일보해 자료수집을 더하고 재미요소를 높였다.

이 책을 낸 후 저자는 한경닷컴, 신한은행, 평화문제연구소, 로터리클럽 등 금융기관, 언론사 및 학교 등에서 강연을 하고 <중앙일보> 등 주요일간지에 기고활동을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내에서 이같은 세계의 화폐 관련 서적이 나온 것이 처음인데다, 유창한 한국말에 유머 구사도 베스트급인 까닭이다.

각국의 화폐단위를 아는 것만 해도 이 책을 읽은 소득이 아닐까 한다. 가령 미국 달러나 일본 엔화, 중국 위안 정도는 다 알 터이다. 좀더 나가보면 △멕시코 페소 △베네주엘라 볼리바르 △브라질 헤알 △인도네시아 루피아 △인도·파키스탄·네팔 모두 루피 △투르크메니스탄 마나트 △키르기스스탄 솜 △터키 리라 △타이완 달러 등에 대해 사진과 함께 학교 선생님처럼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누구를 기억할 것인가>엔 한국 화폐는 다루지 않고 있다. 왜 일까? 알파고 시나씨 기자는 “세계 각국의 자유·독립·건국·민주주의 등의 투쟁영웅을 위주로 이 책을 쓰려고 했으나 한국화폐에는 해당인물이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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