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가 최상이라고?” 윤병세 장관 등의 인식이자 기대일 뿐!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북한 핵실험으로 조성된 안보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 그런데 그 가운데는 잘못된 전제, 가정과 논리상의 오류가 있어 첫 출발부터 잘못되고 있다.

그중 가장 잘못된 것이 “한중관계가 최상”이라는 상황인식이다. 천만에! 그것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의 인식이고 기대이지 사실(fact)이 아니며, 많은 전문가들은 그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미관계는 위협인식을 공유하는 동맹관계이며, 한중관계는 그저 우호관계다. 이것은 우리 외교와 안보를 결정하고 움직이는 근본(fundamental)이다. 여기에 추호의 혼돈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한중관계는 국방장관 핫라인이 가동되지 않고 있는 데서 드러나듯 아직 초보적이며, 결코 우리가 비빌 언덕이 아니다.

대북재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동조가 결정적인데 “중국은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는 명제다. 이것은 우리의 요구에 대한 대단히 부정확한 인식으로, 이렇게 되기까지 우리의 노력이 불충분했던 것을 반성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이 붕괴하기까지 중국이 밀어붙이라는 것이 아니다. 북한의 급속한 붕괴는 통일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가 바라는 바는 “북한이 국제적 비확산체제에 동참하는 것이 살 길이라는 사실을 이해시키는 것이며, 이를 위해 중국의 다양한 지렛대를 사용해달라”는 것에 머문다. 중국이 북한을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로 중시하는 것을 간과하지 않으며, 그 범위 내에서 북한과 중국이 相生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라는 것이다.

북한 무인기가 출현하여 경고사격을 받고 돌아갔다. 바람직한 것은, 격추했어야 했다. 북한 함선이 NLL을 침범하면 경고방송, 경고사격, 위협사격, 격파공격 등 여러 단계를 거친다. 이것을 의식한 것인가? 북한군 정전협정 위반을 다루면서 유엔사가 한반도의 달라진 상황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북한은 이미 정전협정이 파기되었다고 공언하였으며, 2010년에는 연평도를 공격하였다. 유엔사는 정전시 작전통제권(armistice operational command)이 한국군에 있음을 명확히 해야 한다. 대낮에 북한의 전단벼락을 맞아 시민의 자동차가 부셔졌다. 대북전단 살포 등보다 공격적인 심리전이 즉각 개시되어야 한다. 이 마당에 무슨 검토가 더 필요한가? 이런 대응은 현장 지휘관선에서 자동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외교는 국익이 우선이다”라는 명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다. 국익(national interest)이란 정치인들이 걸핏하면 ‘국민’을 입에 올리듯, 내포(內包)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애매하다. 국익은 ‘객관적으로 실재(實在)’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입장에서 ‘주관적 인식’(perception)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사드 배치는 안보와 국익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는 적절했다. 한미동맹관계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오늘의 ‘우리의 국익’이다.

가정, 전제, 논리를 정확히 세우는 것이 모든 추론과 판단의 바탕이요,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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