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총선 D-6, 군부·불교 ‘로힝야족’ 이용해 안보불안 조성 ‘꼼수’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로힝야족은 미얀마 시민권을 박탈당한 채 수십년동안 비인간적인 환경 속에서 박해받으며 살아왔다. 2012년 불교극단주의자들의 핍박을 피해 ‘보트피플’이 된 로힝야 난민 수는 최소 18만7천명이다.”

오는 8일 미얀마 조기총선을 앞두고 일명 ‘보트피플’로 알려진 미얀마 무슬림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마바타’(Ma Ba Tha)라고 알려진 극단민족주의 로비단체?때문이다. ‘마바타’는 2013년 출범한 불교극단주의 단체로, ‘인종·종교 보호 협회’(the Association for the Protection of Race and Religion)의 약자다.

말레이계 승려이자 ‘로힝야족 인종청소’의 주범인 아신 위라투가 전국 순방을 다니며 ‘반(反)무슬림’을 설파해 전국적으로 인기몰이를 한 것이 뿌리가 됐다. 이 단체는 무슬림을 ‘미얀마와 불교인들의 최대 안보위협’으로 규정하며 미얀마와 미얀마 불교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문제는 불교극단주의자들의 발언이 현재 집권중인 군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알자지라’, 미얀마 군부-불교극단주의단체 밀월관계 폭로

최근엔 한 외신이 “불교극단주의자들과 결탁한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족’을 이용해 내부 지지를 결집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며 이들의 밀월관계가 증명되기도 했다. <알자지라>가 발표한 탐사다큐멘터리 ‘학살 아젠다’(Genocide Agenda) 제작팀이 미얀마 군사정권과 불교극단주의 집단 간의 밀월관계를 폭로한 것이다. 제작팀은 군부 엘리트들이 무슬림과 불교도 간 갈등을 부추기는데 주요한 역할을 해온 증거들을 모두 수집해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제인권단체와 법학자들은 미얀마 당국이 로힝야족에게 가한 정책들을 ‘명백한 학살’이라고 보고 있다.

<알자지라>는 “미얀마 군부가 야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반(反)무슬림 운동을 전개해왔다”며 “군부는 안보 불안감을 조성해 지지율을 높여왔다”고 말한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군부는 2012년 10월 ‘한민족을 잃는다는 것의 두려움’(Fear of Losing One’s Race)‘이란 제목으로 강의를 열기도 했다. 무슬림들이 미얀마 불교에 어떤 악영향을 주고 위협을 가하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또한 군부는 지난 7월 ’무슬림 테러리스트 집단‘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로힝야족이 벵갈리족을 자극해 테러를 일으키려고 한다”며 “당국은 이들을 즉시 살해해서라도 테러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 승려는 <알자지라>에 “위라투가 정부에 협조하고 있다”며 “그가 미얀마 보안당국 관계자와 밀담하는 걸 자주 목격했다”고 밝혔다. 군부-불교극단주의자 협력은 위라투 개인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미얀마 정부와 불교극단주의단체 마바타 간 ‘연결고리’에 대한 또 다른 증거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 당국 관계자는 “마바타와 당국 관계자들이 비밀 회담을 자주 가졌다”며 “최근 사면된 수감자들이 무슬림이면, 다시 수감해 자유를 억압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얀마 정부는 <알자지라>가 제기한 로힝야족과 관련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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