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교민 피해사건 Why & Next③] 한국 대사관·경찰·검찰·사업부, 교민분쟁 적극 개입을
[아시아엔=문종구 <필리핀바로알기> 저자, HANISHIP 대표] 필리핀 교민 사업가들의 90% 이상이 더미방지법을 위반하고 있는 범법자들이다. 교민들에 대한 계획적인 범죄를 예방하고 한국인들에 대한 사건 사고를 줄이려면, 더미를 이용하여 사업하고 있는 모든 교민들을 한국으로 강제 철수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그러므로 대안은, 주한 필리핀대사관과 한국정부(경찰, 검찰, 판사)가 필리핀의 실정을 정확히 이해하여 (어쩔 수 없이 현지법을 어기면서 사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인정하여) 교민들끼리 분쟁이 생겼을 때 한국 대사관이나 한국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필리핀에서 일어난 일이라서 우리(대사관과 한국정부)는 모르겠다고 한다면, 한국정부는 ‘교민안전’이라는 말 자체를 꺼낼 필요가 없고, 필리핀 교민들에 대한 관심도 끄는 게 낫다. 교민들끼리 또는 교민과 더미 사이에 분쟁이 생겨 다치든지 죽든지 재산을 합법적으로 강탈당하든지 한국정부뿐 아니라 언론에서도 호들갑을 떨 하등의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필리핀은 원래 그런 나라이고 필리핀에서 발생한 일이니까.
경찰수사관 증원·분쟁 현지?해결·중대사건?한국검찰 송치 3단계 조치를 ????
진정으로 필리핀 교민들의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고자 한다면, 1)대사관에 경찰수사관을 몇 명 더 파견해 줄 것을 제안한다. 교민들 사이에 분쟁이나 원한관계가 발생하면 2)일차적으로 대사관의 수사관에게 고소 또는 신고를 하여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 또는 합의되도록 시도하고, 3)사안이 심각한 경우에는 대사관 수사관이 사건 수사기록을 한국 검찰에 송치하여 한국에서 법적 공방을 벌이도록 하면 된다.
안타깝게도 교민들 사이의 분쟁 또는 교민과 더미간의 분쟁에서 한인단체는 자정능력이 없다. 왜냐하면 그 단체에 속해있는 거의 모든 교민들이 ‘더미방지법’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분쟁을 조정해주러 나섰다가 자칫 자기들에게 불똥이 튈까봐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교민들의 사업이 다들 엇비슷하고 영역도 비슷하여 경쟁관계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어느 한 교민의 분쟁은 다른 교민에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건너 불보듯하며 구경만 하거나 속으로 고소해 하기도 한다.
한국 교민들 사이의 분쟁과 관련해 한국에 있는 수사관이나 판검사들은 필리핀 사정을 거의 모르기 때문에 사건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대사관에 파견된 수사관이 초기 (현지) 수사를 담당하는 경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수사과정에서 더미를 사주하여 사건을 더 크게 확대시키기 전에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이를 인정하고 화해를 할 수 있는 가능성도 많을 것이다.
최근 나의 경우에도 한국인 동업자가 사주한 필리핀 더미가 필리핀 현직 고위경찰과 공모하여 나를 살인교사죄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대사관에 파견된 경찰영사가 해당 필리핀 경찰을 면담하여 무고한 사실을 자백받았다.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다닌 경찰영사에게 나는 진심으로 감사한다. 그리고 그때 많은 것을 배웠다.
한국 경찰이 필리핀에서 그러한 활동과 더불어 수사까지 해준다면 교민들이 연루된 이해관계나 원한관계에 따른 사건 사고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믿고 있다. 한국 경찰이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수사하는 활동이 양국간 외교나 관례에 없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필리핀은 되는 일도 없지만 안 되는 일도 없다.”
40억원이라는 거액의 혈세를 별로 효용가치도 없는 필리핀 경찰의 장비 구입에 쓰는 것보다는 그 지원금의 대부분을 한국 경찰을 더 파견하고 그 경찰들의 활동을 충분히 지원하는데 쓰시라. 그 지원금 중 일부를 가지고 필리핀 정부와 적절하게 협상해 보시라. 대의명분과 의지가 강하다면 반드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여담을 한 마디 하겠다. 한국인의 피해 발생할 때마다 대사관에서는 필리핀 정부에 경고한다.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한국인들은 필리핀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투자한 한국인들도 투자금을 회수하여 철수할 것이다.” 멋 모르고 하는 말씀이다. 그 말을 듣는 필리핀 관료들과 기득권증들은 속으로 환영한다. 한국인 경쟁자들이 필리핀 내수시장에서 떠나주기를 오히려 바란다.
한국인들이 떠나면 그 자리(식당, 식품점, 호텔, 여행사, 어학원, 무역업, 물류업, 건설업 등)는 그들이 접수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한국 대사관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한국에서 취업중인 필리핀 노동자들을 모두 추방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으면 당장 태도가 달라진다. 해외취업 노동자들은 필리핀의 서민들과 기득권층들을 먹여 살리는 가장 소중한 자원이고, 그래서 가장 커다란 약점이다. 대사관과 한국정부가 참고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