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킨라빈스’가 세계최고 아이스크림 체인점 된 까닭은?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명예회장] 염일방일(拈一放一)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중국 북송시대 사마광(司馬光, 1019~1086)이 지은 <자치통감(自治通鑑)>에 나오는 얘기다. 요즘 필자의 작은 딸애가 고민에 빠져있다. 갓돌 지난 우리 손자를 두고 회사에 복직을 해야 한다. 그 복직을 앞두고 애를 돌볼 보모를 고르는 일 때문이다.
한 분은 애가 잘 따르고 잘 보살피는 것에 비해 음식을 잘 못하고 또 한 분은 조선족 여인으로 음식도 잘 하고 경험도 풍부한데 말투가 조선족 스타일이고, 애도 잘 따르지 않는 모양이다.
당신 입장이라면 누구를 선택하면 좋을까? 사람이 두루 만족할 수는 없다. 모두 일장일단이 있다. 흠 없는 사람 없다. 그럴 때는 한 사람은 놓치더라도 다른 한 사람은 잡아야 하지 않을까?
염일방일은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놓아야 한다는 말이다. 하나를 쥐고 또 다른 하나를 쥐려한다면 그 두 개를 모두 잃게 된다는 말이다.
1000년 전에 중국 송나라 시절, 자치통감이라는 역사서를 지은 사마광이 어릴 적 이야기다. 한 아이가 커다란 장독대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어른들이 사다리 가져와라, 밧줄 가져와라, 요란법석을 떠는 동안 물독에 빠진 아이는 꼬르륵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그 때 작은 꼬마 사마광이 옆에 있던 돌을 주워들고 그 커다란 장독을 깨트려 버렸다.
일을 해결해야 할 위치에 있는 어른들은 위급한 순간에도 자기의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머리가 복잡했다. 특히 장독 값, 간장 값, 책임 소재를 따지는 일에 더 신경을 썼다. “누가 왜 그곳에 장독을 두었는가, 누가 장독을 맨 처음 만들었는가, 왜 아이는 그곳에 갔는가” 이런 변두리의 주제들을 끌어내어 열을 올리고 재미를 삼기도 한다.
정말 귀한 것을 얻으려면 덜 귀한 것은 과감히 놓아야 한다. 자기를 중심에 놓고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된다. 나와 일을 떼어놓고 다른 한 손에 아무 것도 쥐려고 하지 않은 채 순수하게 그 일을 바라보아야 비로소 그 해야 할 일의 본질을 볼 수 있다.
어린 사마광은 이 사태를 보며 답답하고 이해할 수가 없었을 거다. 그는 아이를 구하려는 오직 한 생각, 그 본질 하나만 집중하면서 돌을 주워들어 장독을 깨뜨린 것이다. 그냥 그뿐이다. 더 귀한 것을 얻으려면 덜 귀한 것은 버려야 한다. 어른들의 계산된 머리, 책임회피로 죽을 뻔한 아이를 지혜로운 한 아이의 기지(機智)로 귀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얘기가 있다. 인도에서는 야생원숭이를 생포하는 방법으로, 원숭이 손 정도만 들어가도록 작은 구멍을 뚫어 놓고 그 속에 먹음직한 과일을 넣어 놓으면 원숭이는 과일을 꺼내 먹으려고 과일을 움켜잡고 빼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이때 사람들이 나무에 올라가 생포한다.
과일을 놓으면 손을 빼내고 달아날 수 있을 텐데, 욕심에 원숭이는 그렇지 못한다. 더 크고 귀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더 작은 것은 던져야 한다. 그런데 인간들은 그 움켜쥔 과일을 생명과 맞바꾸는 어리석음을 저지른다. 죽어도 놓지를 못하는 것이다. 그 크고 탐스러운 과일을 과감히 던져버린 사람이 있다.
우리가 길을 가다가 보면, 목 좋은 곳에 ‘배스킨 라빈스’라는 아이스크림 전문가게를 볼 수 있다. ‘배스킨 라빈스’는 2차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8년 시작된 조그만 아이스크림 가게였다. 그런데 지금은 전세계 50여개 나라에 5800여개의 프랜차이즈점을 가진 연 매출 12억2000만 달러의 아이스크림회사로 성장했다. 단위 품목에서 굴지의 기업이 되었다.
이 베스킨 라빈스를 창립한 어니 라빈스 총수의 아들이 바로 존 라빈스다. 그는 아버지의 막대한 부를 대물림한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스크림을 포함한 각종 유제품이 얼마나 인체에 해로운가를 전세계에 알리는 환경운동가가 되었다. 자신의 사업을 이어받길 바라던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고 그는 1969년 아내와 함께 콜롬비아 해안의 작은 섬으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한 칸짜리 통나무집을 짓고 소박하게 살면서 건강에 해로운 아버지 회사의 유제품 관련 기업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등 환경운동에 앞장섰다. 자신에게 주어진 억만장자의 경제적 부를 스스로 포기하면서 가난하면서도 맑은 영혼을 갖고 사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인간의 탐욕(貪慾) 성냄(嗔心) 어리석음(癡心), 이른바 ‘탐진치’라는 이 세 가지를 일러 삼독심(三毒心)이라 한다. 얼마나 몹쓸 것이면 삼독이라 했을까? 이 삼독을 삼키면 죽는다. 그 삼독이 바로 재색명리(財色名利)다. 재색명리도 분수에 맞게 취하면 약이 될 수도 있다. 독도 때로는 약으로 쓰기도 하니까 말이다.
이 삼독심을 버려야 영생이 행복할 수 있다. 아무리 살 도음(殺盜淫)을 행한 악인이라도 마음만 한번 돌리면 불보살이 될 수 있다. 참마음으로 참회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지런히 공덕을 쌓는 것이다. 그러면 삼독을 삼킨 죄인이라도 몸에 악한 기운이 풀어져서 그 앞길이 광명하게 열릴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선업(善業)을 쌓고 공덕을 지은 사람이라도 마음에 원망이나 남을 해칠 마음이 있으면 그 몸에 악한 기운이 싸고 돌아서 그 앞길이 암담하게 막히고 만다. 세상에 세 가지 제도(濟度)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 하나는 마음에 어른이 없는 사람이요, 둘은 모든 일에 염치가 없는 사람이며, 셋은 악을 범하고도 부끄러운 마음이 없는 사람이다.
재색명리는 뜬구름과 같고 안개와 같으며 한줄기 바람과 같다. 세상사 염일방일이다. 다 좋을 수는 없다. 재색명리와 모든 것을 텅 비우고 허공같이 사는 신선(神仙) 중에서 말이다. 필자의 작은 딸도 나라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도 현명한 선택을 하면 좋겠는데…
제목이랑 내용이랑 일치좀 시켜라 이양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