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언론 어제와 오늘⑥]에르도안 대통령 “인터넷 반대는 내 일상 중 가장 중요한 일”

2014년 6월31일 '게지 시위' 1주년을 맞아 앙카라에서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경찰들이 한 시위자를 연행하고 있다. 이날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 대도시에서 시위가 일어나자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 등으로 강경 진압했다. '게지 시위'는 작년 5월 이스탄불 게지공원 재개발 공사 문제가 발단이 된 시위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산돼 8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다친 바 있다.

2014년 6월31일 ‘게지 시위’ 1주년을 맞아 앙카라에서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경찰들이 한 시위자를 연행하고 있다. 이날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 대도시에서 시위가 일어나자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 등으로 강경 진압했다. ‘게지 시위’는 작년 5월 이스탄불 게지공원 재개발 공사 문제가 발단이 된 시위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산돼 8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다친 바 있다.<사진=AP/뉴시스>

[아시아엔=압둘하미트 빌리지 터키 지한통신 사장] 언론사들이 정부에 충성하는 소유주들에게 넘어가거나 재정적 수단으로 억압을 받으면서 트위터나 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가 정부 비판을 대신했다. 게지공원 시위가 바로 대표적인 사례다. 예컨대 트위터는 검열을 받지 않고,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뉴스원이 되었다.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을 담은 사진들이 트위터를 통해서 널리 퍼져나가는 동안 주요 텔레비전 채널들은 시위보도에 소극적이었다.

2개의 주요뉴스 채널 중 하나인 CNN투르크는 시위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펭귄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내보냈다. 이후 터키에서 ‘펭귄’은 정부에 복종하는 언론을 상징하는 대명사가 됐다.

에르도안 정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반정부 뉴스가 계속 퍼져나가는데도, 자신들이 미처 손 쓰지 못한 사실을 깨닫고는 곧바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온라인을 통제, 조작하기 위해 AKP 부의장인 술레이만 소일루에게 책임을 맡겨 인터넷 트롤을 돈 주고 매수해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매수한 친정부 트롤은 9천개에서 1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확실한 증거는 입수되지 않았지만 트위터에서 친정부 활동은 게지시위 이후로 급증했다. 독립 저널리스트와 정부 비판언론인들을 비방하는 캠페인이 트위터에서 자주 등장하고 이후에는 친정부신문에서까지 확대되었다. 2014년 5월 독일의 <슈피겔>은 소마광산 사고를 취재하면서 살해 위협 등 1만개 이상의 악성 문자메시지에 시달린 하스나인 카짐 특파원을 터키로부터 불러들였다.

2014년 12월17일 (에르도안의) 부패혐의에 대한 조사가 중지되고 법원에 의해 보도금지령이 내려지자, 트위터와 유튜브는 시시각각으로 부패혐의 조사와 관련한 상보와 전화도청 내용을 시민들에게 전파했다. 이에 에르도안은 강력하고도 가혹하게 대응했다. “우리는 트위터를 제거할 것이다. 이에 대해 국제사회가 무슨 말을 하든 상관하지 않겠다. 모든 사람들이 터키공화국의 힘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몇 시간 후 터키에서 트위터가 차단됐다. 일주일이 채 안 돼 정부는 외무부의 안보관련 회의 녹음이 불법으로 유출됐다는 이유를 들어 유튜브마저 금지했다.

2주 후 헌법재판소는 트위터 금지를 해제하는 결정을 내렸고, 유튜브 차단도 하급법원 판결 이후 2개월만에 종료되었다.

하지만 정부는 새 인터넷법을 통해 법원 판결 없이 웹사이트를 차단하며, 인터넷서비스제공자들은 최대 2년간 개인의 인터넷활동을 기록해 정부기관의 요청 때 이 데이터를 제공하도록 했다.

에르도안은 2014년 10월 미국의 기자보호위원회(CPJ) 및 국제언론인협회(IPI)과의 회견에서 “나는 매일같이 인터넷에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신문

<자만>신문

반정부 최대신문 ‘자만’ 및 방송사 새벽 급습 간부 강제연행

터키는 2012년 49명, 2013년 40명의 저널리스트들을 구속했다. 2011년 8명에 비해 5~6배가 늘어난 수치로 중국과 이란을 능가했다. 다행히 쿠데타재판이 종료되면서 일부 저널리스트들이 석방되고 정부와 PKK간 정전협상이 체결되면서 2014년 7월 현재 구속된 저널리스트는 7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처럼 터키 기자들이 구속되는 근본 원인은 ‘반테러법’ 때문이다.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이 법은 여러 차례 개정되었지만 여전히 개인의 자유보다 국가를 우선시하고 있다.

터키정부의 독립적인 비판언론 단속과 탄압은 2014년 12월14일 최대 신문사인 <자만>과 전국 네트워크 방송사인 <사마뇰루TV>에 대한 새벽의 급습으로 더욱 악화됐다. 자만의 수석편집장 에크렘 두만과 사마뇰류TV 그룹의 회장인 히데예트 카라카 및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 감독 등 23명이 불법 구금됐다. 정부는 이들에게 무장테러 조직 설립자 및 구성원이라는 혐의를 뒤집어 씌웠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혐의에 대해 정부가 제시한 증거는 자만신문에 보도된 기사 2개와 사마뇰류에서 방송된 시리즈물이 전부였다. 국내외 언론들은 이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주요야당인 공화국민당 케말 킬리치다로글루 대표는 “언론사에 대한 새벽 급습은 민주주의에 대한 쿠데타로 AKP가 쿠데타 정부를 이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럽회의는 언론의 자유에 대해서 터키정부에 경고하기 위해 회원 551명의 지지로 결의문을 통과시켰다. 미국상원의원 74명도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 “터키정부의 민주주의 기본원칙에 대한 모욕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반대자들에 대한 가혹한 단속과 탄압을 강화해준 NATO의 유일한 이슬람동맹국인 터키의 언론자유 침해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2014년 프리덤하우스는 터키에 대해 언론자유가 없는 국가로 분류했으며 국경없는 기자회의 언론자유 지수에서 터키는 180개국 중에서 149위에 그쳤다.

<자만> 수석편집장 에크렘 두만은 6일간 구금 후 여권을 압수당한 후에 풀려났지만 <사마놀류TV> 카라카 회장은 그 이후 구속 수감되었다. 한편 독립언론사의 또 다른 탐저널리스트 메메트 바란수 역시 쿠데타 혐의로 체포돼 2015년 5월 현재 수감되어 있다. 자유주의 저널리스트인 세데프 카바스는 정부가 에르도안 부패혐의 수사를 은폐한 사실을 트위터를 통해 시민들에게 알렸다. 이에 경찰은 세데프 카바스의 집을 급습해 그녀의 컴퓨터를 압수하고 재판에 회부돼 10년형을 선고받았다. 터키는 콘텐츠 삭제를 요구하는 국가들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터키는 2014년 후반기 여타 국가들보다 5배 이상 트위터에 대해 삭제요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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