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언론 어제와 오늘 ②] 에르도안의 두 얼굴

150510_top_kor[아시아엔=압둘하밋 빌리지 터키 지한통신 사장] 에르도안이 AK당이 이끄는 군이나 사법부와 같은 내부권력으로부터의 위협이 없다는 점을 깨닫자 터키는 본래의 이데올로기로 회귀하기 시작했다. 에르도안 세력은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강제하려는 징후를 나타냈고, 유럽연합을 지향하려던 본래 목표는 중단되었다. 정부에 비판적 이던 언론들은 많은 압박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동안 잠시나마 건설적이고 신중하던 외교정책은 남미의 차베스나 이란의 아마드네자이드와 같이 무모하고 대결적인 스타일로 대체되었다.

특히 ‘아랍의 봄’ 이후로 이들은 이크완(아랍어로 ‘형제’)을 지향하는 정당들이 튀니지 시리아 이집트 리비야 요르단 등에서 집권할 경우 오토만의 유산을 부활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

2010년 AK당 이스탄불 지부 의장은 과거 10여년간 우리와 함께 했던 민주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들과 향후 10년간 함께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함으로써 이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선회할 뜻을 내비쳤다.

2013년 5~6월 발생한 유명한 ‘게지시위’는 터키의 민주주의 발전에 전환점이 되었다. 실제로 이 사건은 터키중심가에 남아있는 녹색공원 지대에 쇼핑몰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를 막기 위한 일반시민들의 시위였다. 그러나 이러한 시위로는 AK당의 일방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책에 맞서기에 역부족이었으며 단지 정부로부터 기만당했다고 생각한 민주주의 진영이 보여준 큰 실망감의 표출일 뿐이었다.

에르도안, 민주주의에서 억압정책으로

국민들은 민주적 개혁 때문에 AK당을 지지했고 AK당은 유럽연합 수준의 민주주의를 약속했으나 이슬람 색채가 강한 권위주의적 1인 통치체제로 노선을 전환했다.

‘게지시위’와 함께 AK당의 민주주의도 같이 끝나가는 상황에서 장관 4명의 사임으로 결말 난 거대한 부패스캔들(2013년 12월17~25일)이 발생하면서 당의 깨끗한 이미지는 크게 훼손됐다. 에르도안은 ‘게지시위’와 부패사건에 대한 수사가 국제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수많은 증거로 인해서 반대자들은 이러한 주장을 믿지 못했다. 그 이후 에르도안은 사법부와 언론을 압박해서 이 스캔들을 은폐시키는데 모든 노력을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몇 년 동안 언론에서 정부를 비판하거나 부패사건에 대해 보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되었다. 저명한 언론인들을 포함해서 정부에 비판적인 수백명의 저널리스트들이 해고되었고, 막대한 금액의 (탈세) 벌금이 부과됐으며 이들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루어졌다.

에르도안은 몇몇 언론사에 대한 보이콧을 요청했고, 저널리스트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등 채찍을 가했다. 반면 친정부적인 저널리스트들을 선정해서 특별인터뷰를 하고 해외여행 등 당근을 선사했다.

정부는 심지어 트위터와 유튜브를 금지시킴으로써 한동안 북한 중국 이란 등과 언론탄압국의 오명을 뒤집어 쓰기도 했다. 2007년 이전에는 세속주의나 민족 같은 일부 영역을 제외하고는 부분적으로나마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거리를 유지하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에르게네콘과 발료즈에 대한 쿠테타 음모 재판으로 정치에 대한 군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그동안 금기시돼온 문제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중 쿠르드족과 알레비스족의 권리, 머리에 스카프 착용 여부, 심지어 아르메리나 대학살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것은 터키 민주주의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변화였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보통선거를 통해 선출된 지도자들(이들도 한때는 국가에 의한 탄압의 희생자였다)이 이번엔 자신들이 당했던 것처럼 반대자들에 대해 탄압의 강도를 높여가기 시작했다.

그 무렵, 이전 정부에서 가능했던 정부비판은 불가능해지고 정부의 언론통제는 훨씬 강화되고 교묘해졌다. AK당의 언론탄압 방식은 언론의 소유구조와 사법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터키에서는 교차소유에 대한 아무런 제한이 없어 언론사에 타 분야의 자본이 투입돼 거대언론지주회사 지배가 가능하다. 이 지주회사들은 정부와의 관계에서 계약 및 규제 등으로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히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저널리스트를 해고하라는 정부의 압력에 굴복해야만 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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