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실시 터키총선 관전포인트···집권당 과반의석 확보로 대통령제 전환 가능할까?

에르도안 집권 AKP당?과반의석 위협받아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오는 7일 실시되는 터키 25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집권 정의개발당(AKP)의 과반의석 확보와 대통령제로의 전환 가능성에 집약된다.

우선 AKP의 과반의석 확보의 경우, 집권 AKP는 2002년 총선에서 단독정부를 구성한 이후 13년 동안 집권하고 있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AKP의 예상득표율은 40% 수준으로 전체 550석의 과반인 276석에 못 미친다.

터키는 비례대표제인 동트(D’Hondt) 방식으로 의석을 배분하며 전국 득표율이 10% 이상인 정당만 의석을 얻는다.

대표적 여론조사 업체인 콘다가 지난달 22일 기업 회원들에게 제공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예상 득표율은 AKP의 40.5%에 이어 공화인민당(CHP) 28.7%, 민족주의행동당(MHP) 14.4%, 인민민주당(HDP) 11.5% 등의 순이었다.

이 조사대로 득표한다면 AKP는 273석에 그쳐 단독정부를 구성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1~3위 정당이 예상대로 득표하고 HDP만 10% 미만의 득표율을 얻는다면 HDP는 의석을 배정받지 못하며 1위인 AKP에 의석이 추가 배정돼 320석을 확보하면서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주요 여론조사업체인 소나르(SONAR)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예상득표율도 AKP 41.0%, CHP 26.0%, MHP 18.1%, HDP 10.4% 등으로 콘다와 거의 같은 결과가 예측됐다.

그러나 터키 여론조사의 신뢰도가 낮고 터키 선거법상 선거일 10일 전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돼 선거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특히 터키는 유럽 주요국(3~5%)과 달리 10% 이상 득표한 당에만 의석을 배분하는 조항(봉쇄조항) 때문에 1~3위 정당의 득표율보다 4위 이하의 득표율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AKP는 2002년 총선에서 득표율은 34.1%였지만 봉쇄조항에 걸린 정당들이 많아 의석수는 66%인 363석을 받았다.

AKP는 직전 총선인 2011년 총선에서 득표율 49.83%로 327석(60%)을 얻었지만 △2013년 전국적 반정부 시위와 사상 최대 부패사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위적 통치 △시리아 등 외교정책 실패 △경제성장률 둔화 및 실업률 증가 등에 따라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총선에는 20개 정당이 후보를 냈지만 여론조사 결과 현재 1~4위 정당만 의원을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KP는 3대 야당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AKP가 과반의석을 얻지 못하면 연립정부 구성에도 난항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CHP와 MHP는 지난해 8월 대통령선거에서 후보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이를 계기로 탈당한 의원들도 있어 총선 이후 연정을 구성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다만 셀라하틴 데미르타시 HDP 공동대표는 2일 터키 언론 인터뷰에서 CHP와 연정을 구성할 수 있다고 밝혀 CHP와 HDP를 주축으로 하는 연정 구도도 점쳐진다.

다음으로 대통령제로의 전환 여부다. 터키는 2007년 헌법 개정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택했지만 총리가 정부 수반인 의원내각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사상 첫 직선제 대선에서 승리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강력한 대통령제 전환이 ‘새로운 터키’에 적합한 체제라며 AKP의 총선 유세를 이끌고 있다.

AKP 대표인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 역시 대통령제 개헌을 대표적 총선 공약으로 내걸고 에르도안 대통령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 AKP가 1위는 확실하지만 단독정부 구성 여부도 불투명하며 개헌에 필요한 의석수를 확보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터키 헌법상 의회가 개헌 국민투표를 발의하려면 전체 의원 550명의 5분의 3(330명)이 찬성해야 하며, 3분의 2(367명) 이상 찬성하면 국민투표를 하지 않고도 헌법을 개정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총리를 지낸 에르도안 대통령은 AKP에 이번 총선에서 330석 이상을 확보하라고 주문했지만 최근 여론조사로는 270~320석 정도로 예측된다.

아울러 2~4위로 예상되는 야당들은 한목소리로 에르도안 대통령의 독재적 통치를 비난하며 권력 분립과 견제가 가능한 의원내각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역설해 야당들이 대통령제 개헌에 동참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 AKP가 1위를 하더라도 개헌에 필요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에르도안 대통령의 염원인 대통령제 전환은 무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의 무라트 예트킨 칼럼니스트는 최근 칼럼에서 이번 총선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2000년 정의개발당을 창당한 이후 처음으로 패배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AKP가 과반의석을 확보하되 국민투표를 발의할 수 있는 의석수는 얻지 못하는 결과가 터키 경제에 최선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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