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에르도안 대통령 총선패배로 손발 묶여···물대포차 제조사 주가폭락도
[아시아엔=편집국] 터키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13년 만에 총선에서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한 여파로 진풍경들이 펼쳐지고 있다.
터키 일간 휴리예트에 따르면 이스탄불 증시에서 8일(현지시간) 시위진압용 물대포차량 제조업체인 카트메르질레르의 주가가 19% 폭락했다. 이날 주요 지수인 ‘BIST100’은 5.7% 급락세를 보였다.
이 업체는 터키어 약자인 ‘TOMA’로 알려진 물대포차량의 대표적 제조업체로 정부 입찰에서 낙찰될 때마다 주가가 폭등했다.
카트메르질레르는 지난해 10월 정부의 구매계획에 따라 영업이익이 229% 급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는 지난해 시위대가 TOMA를 공격하자 “정부는 TOMA 1대가 파괴될 때마다 10대씩 새로 사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전날 총선에서 대통령제 개헌이 무산되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장시간 TV에 등장하지 않는 것도 주목을 끌었다.
휴리예트는 TV 방송국들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연설을 24시간 이상 방송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사들은 최근 선거운동 기간 에르도안 대통령의 연설을 하루 3차례 정도 생중계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정오 투표소에서 투표를 독려한 발언 이후 24시간이 넘도록 두문불출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모든 정당이 사려 깊고 책임감 있게 총선 이후 정치적 안정을 유지해달라”는 서면 성명을 올렸다.
이번 총선에서 AKP는 득표율 41%로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연립정부를 구성하거나 소수정부로 출범해야 하지만 야당들의 반대가 확고해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