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대통령 정의개발당 총선 과반 실패, 터키정국 3대 시나리오

[아시아엔=이주형 기자] 터키 총선에서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과반의석을 얻지 못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터키 언론들은 총선 후 ‘연립정부‘, ’소수정부‘, ’조기총선’등 ‘3대 예상시나리오’를 내놓고 정국 추이를 살피고 있다.

의원내각제를 택한 터키 헌법은 총선 후 45일 안에 행정부 수반인 총리가 정부를 구성해 의회의 신임투표를 받아야 하며 실패하면 조기총선을 치러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AKP는 전체 의석 550석의 최소 과반의석인 276석에 16석 모자란 258석 확보에 그쳐 여당 단독으로 신임투표를 통과할 수 없게 됐다.

◇ 연립정부

AKP가 구성한 정부가 의회에서 신임을 받으려면 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면 된다. 이 경우 보수 성향인 AKP가 극우세력이 기반인 민족주의행동당(MHP)과 연정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MHP는 80석을 확보해 두 정당이 연정을 이룰 경우 338석으로 안정적인 의석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인 별로 없어 보인다. MHP의 데블레트 바흐첼리 대표는 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연정은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AKP가 쿠르드계 정당인 인민민주당(HDP)과 쿠르드족 문제를 협의했으니 HDP와 연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원내 진출에 성공한 나머지 2개 야당도 모두 AKP와 연정을 거부하겠다고 공언해 연정 구성 여부는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바흐첼리 대표는 두 번째 연정 구도는 AKP와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HDP 등 3개 정당이 참여하는 것이라며 MHP는 주요 야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소수정부

HDP의 셀라하틴 데미르타시 공동대표 역시 “우리는 AKP 연정에 불참한다는 약속을 지켜 강한 야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AKP 주도의 연정은 현재로서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132석을 얻은 제2당인 CHP가 MHP, HDP와 함께 3개 야당이 참여하는 연정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CHP와 MHP는 지난해 8월 대선에서 후보단일화를 이뤘지만 민족주의 성향인 MHP와 소수 민족인 쿠르드족이 기반인 HDP가 손을 잡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이럴 경우 연정이 구성되지 못한 채 AKP가 야당의 동의를 얻어 소수정부를 출범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일간 <휴리예트>는 “MHP가 엄격한 조건 아래 AKP의 소수정부를 신임하는 표결에 찬성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 조기총선

하지만 AKP의 소수정부도 의회의 신임을 받지 못하면 조기총선을 치러야 한다. 이 경우 AKP 지지층의 결집으로 야당들의 의석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야당들은 조기총선론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친정부 성향의 대표적 일간지인 <사바흐>는 “AKP는 조기총선론을 제기했으며 연정보다 조기총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보도했다.

AKP 대표인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는 “이번 선거의 승자는 (과반의석 확보 실패에도 불구하고) 결국 AKP임을 알아야 한다”며 “AKP가 정치적 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다부토울루 총리는 “이번 선거는 터키의 근간이 AKP임을 보여줬다. AKP는 모든 지역에서 지지를 받은 유일한 정당”이라며 AKP 정부를 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AKP는 41%를 득표해 2위인 CHP(25%)보다 16%포인트 앞섰고 전국 81개 주 중 76개 주에서 의원을 배출하는 승리를 거뒀지만 AKP를 창당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염원인 대통령제 전환을 위한 헌법개정에 필요한 의석에는 못 미쳤다.

이에 따라 조기총선보다 다부토울루 총리의 연임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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