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IS · PKK와 ‘두개의 전쟁’···쿠르드 반대파 결집 노림수?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터키가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족 반군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상대로 ‘2개의 전쟁’에 돌입했다. 그동안 국제사회의 끊임없는 요청에도 IS 사태 개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터키가 IS와 PKK 두 진영과 동시에 맞서기 시작한?것이다.
한편 이러한 터키의 급선회는 쿠르드족 반대파를 결집시키기 위한 노림수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터키 집권여당 정의개발당(AKP)는 지난 6월7일 총선에서 13년만에 처음으로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친쿠르드족 정당 인민민주당(HDP)이 선전하며 의석 80석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야 3당도 모두 AKP와의 연립정부 구성을 거부했다. 이는 AKP를 이끌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전문가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올해 안에 조기 총선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에르도안 대통령은 총리 재임 기간동안 쿠르드족에 유연한 태도를 보여왔으나, 지난해 대통령 당선 이후 반쿠르드 민족주의자들의 여론을 적극 수용하기 시작했다. ‘반쿠르드 여론’을 이용해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3일 터키군 1명이 PKK추정 세력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도 반쿠르드 정서에 불을 지폈다.
이에 대해 <포린폴리시>는 “터키정부가 PKK를 공격해 쿠르드족 반대파의 지지를 얻을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특히 오는 조기총선에서 HDP 지지율을 낮추기 위한 의도”라고 29일 보도했다. HDP 투표율이 대폭 낮아지면, AKP가 다수석을 확보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책 추진력에도 큰 영향력을 줄 것이다.
반면 미국은 이러한 터키의 행보에 초조해 하고 있다. 터키군이 국내 ‘반쿠르드족’ 여론을 의식해 IS 격퇴 보다는 PKK 공격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