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허리시디’ 농촌여인의 ‘생존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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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구촌사랑나눔 네팔 긴급구호 봉사팀>

 

지난 1일 네팔 대지진 참사 구호를 위해 네팔 현지로 떠난 지구촌사랑나눔 김해성 이사장(목사)이 ‘아시아엔’에 구호현장에서 만난 네팔인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을 전해왔다. 카트만두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허리디시 마을에서 구호중 만난 30대 여인의 생존기를 김 이사장의 e레터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해 독자들께 전한다. 김 이사장은 12일 카트만두에서 3시간 떨어진 오지마을 돌라카로 이동해 구호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그곳은 카스트제도의 잔재인 불가촉천민 거주지로 지진피해가 심했지만 정부나 외부의 구호 손길이 거의 미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편집자

[아시아엔=카트만두 김해성 지구촌사랑나눔 이사장, 목사] 지난 1일 네팔에 들어온지?열하루가 지났다. 마을은 심한 부상자들, 굶주린 사람들로 넘쳐난다. 네팔 인구 3000만명 중 800만명이 집을 잃고 이재민 신세다.

만나는 사람들은 자동차 클랙션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했다. 지나가는 중장비소리도 지진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지진 트라우마에 몸서리치고 있는 이곳 네팔사람들은 어찌해야 할까?

카트만두에서 차로 30분쯤 떨어진 곳에 ‘허리시디’ 마을이 있다. 거기서 만난 한 네팔 여인은 대지진 발생 보름이 지나도록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내게 당시 상황을 전해준다. 말끝마다 눈물이 그렁그렁하고, 때론 엉엉 소리내 울음을 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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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구촌사랑나눔 네팔 긴급구호 봉사팀>

 

다음 이야기는 그녀의 ‘생존일기’다.

“지축이 흔들리며 벽돌 담장이 무너져 내렸어요. 빨간 벽돌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덮었구요. 벽돌이 얼마나 무거운지 그 무게에 눌려 숨은 막혀오고 정신이 아득해졌어요. 손발은 묶여있기라도 한 듯 움직여지지 않았구요. 아무리 아무리 외쳐도 입에서는 소리가 나오지 않아요. ‘죽었구나’ 하는 절망과 함께 눈이 감기기 시작했어요.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리려 해도 가물가물 정신이 달아나기만 하더군요. ‘이렇게 죽는구나’ 공포가 엄습하고 삶의 끝자락이 서서히 다가오는 거 같았어요.”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그 순간 저는 희망의 끈을 놓아버렸어요. 적막한 깜깜함이 온몸을 휘감아 왔습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어요.?벽돌더미에서 구조된 거예요. 그리고는 정신을 차리고 죽은 친척의 초상집에 문상을 가서 음식을 먹는데 또 갑자기 굉음과 함께 집이 흔들리더니 무너져 내렸어요. 집에 있을 아이들 걱정이 되어 뛰어갔지요. 대문을 나서 뒤돌아서는데 사람들과 충돌하며 넘어졌습니다. 그 순간 담장이 무너져 내 온 몸을 덮었습니다. 뒤따라 온 남편은 저를 부르며 쫓아나왔습니다. 정신없이 한 걸음에 집까지 왔는데도 남편은 저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남편은 다시 되짚어 초상집까지 갔지만 날 못 찾았지요. 저는 정신없이 목이 터지도록 불렀지만 아무 대답도 없었습니다.”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사람들이 무너진 벽돌더미를 가리켰습니다. 아마 사람이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 같았습니다. 남편은 정신없이 벽돌을 집어던지니 사람의 발이 나왔습니다. 머리쪽 벽돌을 집어내니 저의 얼굴이 나왔던 겁니다. 남편은 비명을 지르며 남은 벽돌을 치웠습니다. 납색으로 변한 채 늘어져 있던 제게 햇빛이 보였습니다. 남편은 제 머리를 마구 흔들고 정신을 차리라고 몸을 흔들었습니다. 얼마를 그랬을까 저는 긴 숨을 토해냈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업혀 병원으로 실려 갔습니다. 머리가 깨지고, 가슴과 다리, 팔 등 만신창이가 되었죠. 치료 6일째 되던 날 저는 다시 한 번 죽음의 문턱까지 가야 했습니다. 사랑하는 두 남동생이 죽었다는 비보를 들었습니다. 저는 다시 한 번 정신을 놓았습니다. 고모 두분도 중상을 입었습니다. 제가 구출된 옆자리에서 동네 아이 하나가 주검으로 발견되었습니다.”

그녀는 진도 7.8의 네팔 대지진 참사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그녀가 살고 있는 오래된 전통마을 ‘허리시디’ 마을의 집 대부분은 흙벽돌로 쌓아 지었기 때문에 강진에 힘없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수많은 이들이 사망하고 더 많은 이들이 부상을 당했다. 그녀는 절규한다.

“무너져 내린 흙더미 앞에서 우리는 어디에서 살아야 하나요? 사랑하는 두 동생은 언제나 다시 만나볼 수 있을까요? 눈앞이 깜깜하고 막막하기만 합니다. 과연 저에게도 희망이라는 단어가 존재하고 있을까요?”

이제 우리가 답할 차례다. “나도 언제까지나 당신과 함께 할 수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을 당신과 나누고 싶어요. 조금이라고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우리 곁은 떠난 희망이 반드시 다시 찾아오리란 생각은 절대 놓지 말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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