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대지진 석달···현지구호 앞장 김해성 목사 “끝 안 보이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낮에 집 짓고 천막도 치는 일 좀 하려고 하면 비가 오고, 밤에 비 그쳐 다시 일하는 도중에 전기가 나가고 그래요. 말 그대로 악전고투지요.” 네팔 대지진 참사 발생 100일을 앞둔 29일 <아시아엔>은 현지에서 석달째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해성(54) 지구촌사랑나눔 이사장(목사)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이사장은 “네팔정부 추산 피해 가옥만 84만채에 이르고 차가 못 들어가는 산촌 마을에 띄엄띄엄 떨어져 있어 완전복구에는 5~10년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관광수입에 의존하는 네팔에 지진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끊겨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늦어도 8월 중순께 새로 출범하는 사회인민당의 K.P 올리 총리후보가 복구에 의욕을 보이고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다음은 김 이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복구상황은 어떤가? “솔직히 난감하다. 산간마을은 불도저가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길도 막혀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 또 초기 왔던 해외구조팀들은 대부분 철수해서 네팔사람들이 스스로 복구에 나서고 있다.” 이사장님의 지구촌사랑나눔의 활동은 어떤가? “15명이 2개팀으로 나눠 수도 카투만두 교외 지역과 여기서 자동차로 12시간 떨어진 라메찹 쭈꾸래 마을에서 가옥 수리와 학교시설 건축 등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택 200여채, 학교 4곳, 교회 6곳을 수리하거나 새로 지었다. 급식소 5곳을 운영하고 급수시설과 의료진료도 병행하고 있다.”
상당히 많은 금액이 필요할 텐데, 어떻게 조달하고 있나? “사망자 가족에게 8000만원을 지급하고, 시설 보수, 신축 등에 2억8000만원을 썼다. 모두 내가 소속한 기독교장로교 교회에서 모금해주신 거다. 정말 감사드린다. 다만 아쉬운 건, 성남시에서 5000만원을 모금해 보내주기로 했는데, 공동모금회 규정상 해외지원이 안된다고 해서 아직 도착하지 않고 있다.” 4월24일 네팔대지진 참사가 발생하자마자 현지로 날라가 구호활동을 하던 김 이사장은 지난 5월4일 나흘간 일시 귀국했었다. ‘돈을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는 8월3일 밤 다시 한국에 와야 한다고 했다. 역시 모금을 위해서란다. 요즘 우기라 복구활동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 비가 와서 공사 중 중단하기 일쑤고. 밤에 일 하려고 해도 잦은 정전으로 쉽지 않다. 다가오는 겨울철에 대비해 집수리는 최대한 앞당겨 마쳐야 한다. 한국처럼 영하로 내려가진 않지만, 어린이와 노약자가 집 없이 저온에 노출될 경우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팔정부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최근 가옥이 완전히 파괴된 가구에 대해 200만~300만원의 보조를 한 것으로 안다. 관광수입이 뚝 끊어진 이 나라에서 정말 큰 돈인데, 국제사회의 지원금 등으로 충당했다고 한다. 한국정부와 NGO에서도 끊임없이 관심 가져주시길 바란다.” 목사님은 수십년간 조선족과 다문화가정을 돌보고, 지금은 네팔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계시다. 무엇이 목사님을 그렇게 이끈다고 생각하는지? “이웃의 아픔에 위로하고 슬픔에 동참하는 게 하나님 가르침이다. 내가 하는 일이 무척 행복하다. 그것은 내게 엄청난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