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돈PB의 공감재테크③] 초저금리시대 최고의 자산관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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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자산관리를 위한 배분과 금융상품

[아시아엔=홍승돈?스탠다드차타드 PB]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주인공이 블랙홀을 도는 바다행성에서 한시간을 표류하는 동안 지구에선 무려 7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이야기가 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에 따른 중력과 시간의 관계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의 최근 보고서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배우는 초저금리의 법칙 3가지>와 역시 최근 저서인 <거꾸로 즐기는 1% 금리>에선 이를 빗대어 자산시장에서의 적정수익률을 이야기하며 금리와 시간의 관계를 표현했다. 즉, 각각의 금리 수준에 따라 원금이 2배로 불어나는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한 것이다. 5%일 때 14년, 3%일 때 23년, 1% 70년, 0.5%에 139년, 마지막으로 0.1%일 때는 무려 693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지난 3월12일 금융통화위원회는 사상 최초로 1%대 금리를 발표했다. 1990년대 10%대 금리에선 1억원의 예금으로 매달 80만원 정도의 이자를 받았다. 따라서 당시 은퇴한 분들은 2억원의 퇴직금으로 매달 160만원 정도의 이자를 받아 생활을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지금은 어떨까? 160만원의 이자를 받으려면 적어도 10억원이 필요하다. 저금리시대에서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올바른 투자처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 호에서 필자는 종잣돈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종잣돈을 운영하기 위해선 먼저 ‘자산배분(Asset Allocation)의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각국 금융 보고서와 논문들은 오래 전부터 자산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이 자산배분을 꼽는다. 자산배분 없는 자산관리는 필패(必敗)! 자산관리, 일정 수준의 수익률과 안정성 이 두 가지가 목표인데, 안정성이 높은 투자는 그만큼 수익률이 낮을 수 밖에 없다. 물론 애써 모은 종잣돈을 위험에 노출 시키고 싶진 않겠지만, 생각보다 오래 지속될 초저금리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의 위험은 감내해야만 하며, 이로 인해 자산배분의 필요성도 부각된다. 전문지식 혹은 전문가의 조언이 충분치 못할지라도 다음의 원칙들을 지킨다면 제법 훌륭한 자산배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산배분의 기본 원칙
첫째, 자신의 투자성향을 파악한다. 자신의 위험성향을 파악하여 이를 토대로 원금보장의 안전자산에서부터 높은 기대수익의 위험자산까지 그 비율을 배분하는 작업이다. 이때 조금 더 나아가 배우자의 성향도 파악해, 서로의 투자성향을 조율한다면 더욱 효율적일 것이다.

둘째, 투자의 기간을 정한다. 이는 단순히 얼마 동안 투자할 것인가 이전에 향후 발생할 예측 가능한 이벤트, 예를 들어 목돈이 소요되는 주택구입이나 자녀의 대학입학 등의 시기를 고려해 각 자산 별 투자기간을 정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단기에 유동화가 가능한 예비자금과 중기, 장기자금을 구분하고 이를 다시 세분화한다.

셋째, 구체적인 금융상품을 선택한다. 투자성향과 기간이 정해졌다면, 그에 맞는 상품의 선택이 중요하다. 안전자산의 비율과 기간에 따라, 또는 투자자산의 위험도와 기간에 따라 금융상품을 배분하는 것이다. 다양한 금융상품들을 안전자산부터 위험자산 순으로 분류하여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정기예금 (TD: Term Deposit)
안전자산인 은행 정기예금의 경우 현재 연 1.9%~2.0% 수준이다. 은행마다 일정조건에 따라 약간의 우대금리를 적용하기도 하며, 일정기간 동안 특별금리가 제공되기도 한다. 자산의 배분이라는 차원에서 일정 부분 할애하는 것이 좋다. 안전자산의 목적은 수익이 아닌 자산의 보존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조금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나 예금자보호법에 따른 1인당 예금보호는 1금융회사 기준 5,000만원 한도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주가)지수연동예금 (ELD: Equity Linked Deposit)
낮은 정기예금 금리에는 불만스러운데 원금손실의 위험은 회피하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으로 수익이 주가지수 등에 연계하여 결정된다. 고객의 투자자금은 정기예금에 예치되고 거기서 창출되는 이자만 파생상품에 투자함으로써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예금자보호 및 원금보장이 되는 비확정금리 상품이다.

파생결합사채 (ELB: Equity Linked Bond)
증권사가 발행하는 일종의 채권이지만 이 역시 원금보장 상품이다. 고객이 증권사에 돈을 빌려주는 성격으로 약정기간 후 위의 ELD처럼 사전에 정해진 구조에 따라 수익을 받는 이른바 ‘구조화 상품(Structured Product)’이다. KOSPI200등 지수와 연계된 상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으며, 모집기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투자시점에 연계된 지수 등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예금자보호 대상은 아니지만 발행사가 원금을 보장하는 비확정수익 상품이다.

주가연계증권 (ELS: Equity Linked Securities)
중위험, 중수익 투자성향의 구조화 상품으로, 이 역시 주가지수나 개별주식가격의 움직임에 연계하여 사전에 정해진 조건에 따라 수익 또는 손실이 결정된다. 여기서 주가지수나 개별주식 등을 기초자산이라 부르는데, 기초자산은 하나일 수도 복수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변동성이 큰 개별주식 보다는 전체 주가지수를, 그리고 복수가 아닌 하나를 (복수보다는 하나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이 쉬우므로)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 보다 안전할 수 있겠다. 기간을 정하여 모집하고 있어 금융기관의 상담을 통해 투자하여야 한다. 예금자보호 없는 원금비보장, 비확정수익 상품이다.

파생결합증권 (DLS: Derivatives Linked Securities)
금리, 통화, 원자재, 신용등급 등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며, 역시 예금자보호 없는 원금비보장, 비확정 수익상품이다.

펀드 (Fund)
개별주식에 대한 직접투자와 대비해 간접투자상품으로서의 펀드는 정해진 기간에 대해 정해진 구조에 따라 ‘디지털식’ 수익을 지급 받는 위의 구조화 상품들과는 달리 언제든 환매가 가능하고 그 시점까지 누적된 수익을 받는 이른 바 ‘아날로그식’ 투자상품이다. 투자자산의 종류, 투자지역, 투자종목의 특징에 따라 수많은 카테고리로 분류될 수 있다. 결국 수많은 펀드 중에서 어떻게 하면 ‘나에게 맞는 펀드’를 고르는가가 관건일 것이다. 이런 펀드를 콕 집기 어렵다면 반대로 주의해야 할 펀드부터 제외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일 것이다. 먼저 규모가 작은 펀드는 제외한다. 작은 규모의 펀드는 탄력적인 운용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다음은 수익률이 오랜 기간 부진하거나, 동종 유형의 다른 펀드에 비해 들쑥날쑥한 펀드도 제외토록 한다. 이는 운용역량의 부족이 의심되는 부분이며, 투자에서의 위험은 변동성(Volatility)으로 측정된다는 사실을 돌아봐야 하겠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 재미난 대화가 등장한다. 독일인 사업가인 오스카 쉰들러가 회계사 출신으로 유대인 수용소에 있는 자신의 파트너 아이작 스톤에게 하는 말이다. “나의 아버지께서 하신 말, 살아가는데 필요한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 하셨소. 훌륭한 의사와 영리한 회계사, 관대한 목사라오….” 물론 이를 어떻게 받아드릴지는 저마다의 해석이 있을 것이다. 다만 모든 금융기관이 탐욕스러운 것은 아니며, 괜찮은 식견을 가지고 고객의 돈을 내 돈처럼 관리하는 전문가도 제법 있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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