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 극복해 부자되는 5가지 비결
초저금리·장기불황 극복 5가지 비결
[아시아엔= 홍승돈 CFP, 스탠다드차타드 PB] 오래 전 얘기다. 조부께서는 알아들을 리 없는 어린 내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게 뭐냐고 물어보시곤, 이해 못할 미소로 답을 주시곤 했다. 어떤 날은 호랑이가 가장 무섭다고 했고 어떤 날은 아수라백작(만화영화에 나오는 악당)이라고도 했는데, 답을 알려주지 않은 채 돌아가셨다. 그후 몇 해 더 지나 내 생각을 말할 줄 아는 나이(그래 봐야 10대 후반이었으리라)가 되었을 때 아버지를 통해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게 뭐라고 생각하니, 아들아?” 그리고 아버지는 답을 주셨다. “네 할아버지는 이렇게 일러주셨지. 살아보면 알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돈’이라는 놈이라고.”
그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도대체 왜 돈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거지?’ 그러나 이제 좀 알 것 같다. 왜 돈이 가장 무서운지. 지금도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돈’이라고 생각하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할 거다. 대신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중 하나라고는 답할 것이다. 돈은 무서운 거라는 가르침을 받고 자란 내가 학업을 마치고 지금까지 줄곧 돈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역시 아이러니다. 어쩌면 돈이 무섭다는 것을 알고 있어 지금까지 돈과 함께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부자 되기를 포기하라!
지금부터 부자 되는 이야기를 하려 한자. 은행에서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일을 하다 보니 자주 받는 질문이 몇 있다. 그 중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많이 벌어야 한다. 그런 싱거운 답이 어디 있냐고 얘기하는 분도 있겠지만 결론은 역시 돈을 많이 버는 것 밖에는 없다. 서적이나 인터넷, 매스컴 등을 통해 부자 되는 방법은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그 방법들이 현실에 적용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한동안 부자 신드롬을 몰고 온 시기가 있었다. 너도 나도 부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내놓았고, 수많은 정보의 물결 속에서 검증되지 않은 방법들은 실행 못할 뜬구름 잡는 ‘부자론’만 남았다.
수입의 절반은 무조건 모아라
자산을 형성하기에 더 없이 좋은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선 실천하기가 만만치 않다. 결혼하여 아이가 태어나고 자녀 교육에 주택 문제 등등…. 이런 현실 문제를 고려해보면 월 소득의 반을 모으는 것이 아주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월소득이 많은 사람의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옛 어른들은 “하루 세끼 먹는 건 누구나 같다”고 말했다. 매달 100만원 버는 사람이나 1000만원 버는 사람이나 하루 세끼 먹는 건 같다. 그렇다면 소득이 많은 사람일수록 자산을 형성하고 늘려가는 게 쉽다는 얘기다.
은행 PB라는 업무 특성상 많은 고액자산가를 만나고, 그들의 자산형성과정이나 환경, 성향 등을 고려하여 자산관리를 하게 된다. 그런데 그들의 대다수는 소득이 남들보다 높고, 상당수는 선대로부터 내려온 자산도 상당하다. 시쳇말로 금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들이다. 그렇게 원래 물려받은 자산이 많은데다 현재 소득도 일반인보다 월등히 많다.
돈 많은 사람들만 부자가 된다면 보통사람들은 부자 될 방법이 없단 말인가?
분수에 맞는 부자 되기
부자가 되기 위한 가장 첫 단계는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직시하는 것이다. 내가 처해있는 상황이 어떤지 수입과 지출 규모와 그 관계는 어떤지, 향후 벌어질 이벤트는 어떤 것인지 등 철저하고 냉철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분석이 끝나면 두 번째 단계로 주머니를 닫아야 한다. 정해진 소득에서 돈을 모으는 방법이란 안 쓰는 게 최고다. 그렇다고 안 먹고, 안 입고 살라는 말은 아니다. 자린고비 이야기처럼 궁색하게 돈을 모으는 것은 아니더라도 적당한 수준의 절약은 미덕이 된다. 첫 단계의 정확한 지출분석 가운데, 최대로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다. 살림 중 집과 차는 쉽게 줄이기 어렵다. 한 번 늘어난 살림 규모를 줄인다는 게 쉽지 않으니 가장 좋은 방법은 규모를 늘리지 않는 것이다. 이미 늘어난 살림 가운데서도 이른바 ‘변동성 지출’을 찾아 줄여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차츰 소비를 줄여나갈 여지가 생겼다면 세번째 단계로 장거리 달리기를 위한 체력을 키워야 한다. 70년대까지 채소밭이던 압구정동 땅이 한 순간에 금싸라기 땅이 되고 부동산 개발 붐을 업고 졸지에 부자가 되는 등 생각지도 않던 일로 하루 밤 사이에 부자가 되는 일은 이제 없다고 생각하라. 아니 내게 그런 행운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내게 발생할 소득의 체력을 늘리고 지출규모를 잘 안배하여 장거리 마라톤을 준비하듯 멀리 내다보는 재테크를 해야 한다. 첫 단계에서 파악한 이벤트(예를 들면 주택, 자녀교육, 자녀결혼, 노후 등)을 적절히 안배하고 이러한 이벤트들을 통하여 결승선에 들어갈 때까지의 체력을 안배하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원하든 원치 않던 몇 가지 이벤트는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이들은 장기적인 준비가 되지 않으면 오히려 자신과 가계에 재정적인 손실이나 타격을 입힐 여지를 많다. 자신이 누구처럼 물려받은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소득이 많아 쓰고도 넘치는 사람도 아니라면 긴 호흡으로 조급함을 버리고 자산을 형성해 가는 장기레이스를 대비해야 한다. 뻔한 이야기 일 수도 있으나 소득은 늘리고 지출은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본으로, 장기적인 소득과 지출을 계획하고 통제하는 것이 ‘마라톤 레이스’에서 금수저 안 물고 태어난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을 부자로 이끄는 유일한 방법이다.
절약의 미덕
부자가 되는 방법은 특별한 게 없다는 것이 정답일지 모른다. 소비는 달콤한 유혹이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처럼 ‘돈’도 써본 사람이 쓰는 것이다. 물론 조금은 다른 뜻으로 쓰일지 모르지만 필자는 “돈은 써본 사람이 계속 쓰게 되는 것”이라고 본다. 소비를 줄이는 일이 습관이 되고 절약이 미덕이 된다면 부자가 되는 것이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물론 경기를 살리려면 소비가 일어나야 하고 그렇게 소비된 자본이 다시 기업에 의해 재투자 되고 일자리가 창출되며 가계소득이 늘어나는 선순환의 경제학을 생각한다면 소비가 미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소비를 늘려 경기를 살리자는 정치, 경제 논리가 아니라 개인적인 관점에서 자산을 늘릴 방법을 찾고 있기에 소비가 아닌 절약이 미덕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얼마 전 TV 금연홍보 공익광고를 봤는데 오랜 흡연으로 폐암에 걸린 환자가 목에 호스를 연결하고 거친 숨을 내쉰다. “금연 힘듭니다. 하지만 금연하지 않으면 더 힘들어 질 수 있습니다.” 화면으로 보여지는 이미지가 카피 이상으로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돈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버는 어려움보다 쓰는 즐거움이 훨씬 크기 때문에 지출을 줄이는 게 참 어렵다. 하지만 소비의 즐거움을 만끽하다 보면 먼 훗날 더 힘들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돈의 긍정적 무서움
처음으로 돌아가 “돈이 왜 무서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을 내려 한다. 어릴 적 내가 느꼈던 돈에 대한 무서움은 돈이 없을 때의 무서움이었다면 지금 생각하는 돈의 무서움은 단순히 돈이 가진 무서움이라기보다 그것이 ‘시간’과 함께 했을 때 상상 못할 정도의 엄청난 위력을 갖는다는 ‘긍정적인 무서움’이다. 즉 ‘복리의 힘’이다. 재테크 혹은 부자 되는 것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복리의 마술이라는 말을 들어봤으리라. 복리라는 마술을 위해서는 시간이라는 촉매가 필요하다. 옛날 유대인들은 자신의 세대에서 부를 이루지 못 할 것을 알면서도 긴 호흡으로 다음 세대의 부를 준비해 물려주었다. 그렇게 몇 대에 걸친 절약과 저축의 습관은 전통처럼 이어져 후대에 부를 이루게 되고 그 부는 대를 이어 내려왔다. 그러면 돈이 복리의 마술을 부리려면 시간이라는 촉매만 있으면 될까?
돈이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이라는 인내의 시간과 촉매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이를 담아낼 용기(用器)가 있어야 하는데 이는 기술적인 부분의 발품이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저금리 환경에서는 더욱 절실한 대목으로 이른바 ‘금융상품의 활용’이 필요하다.
금융상품의 종류와 수는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고 시대가 변할수록 복잡하게 세분화하여 진화하고 있다. 금융상품을 활용해야 할 필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수 많은 상품들을 하나씩 분석하여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따라서 발품을 팔아 여러 금융기관, 예컨대 증권사, 보험사, 은행 등의 금융전문가를 만나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받는 게 좋다. 다만 금융회사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때 본인의 현재 재무상태와 자금 흐름 등을 정확히 이야기하고 향후 계획과 생각하고 있는 재무목표 등을 가감 없이 제시해야 정확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