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칼럼] 세계최고 절도범 이력서를 소개합니다
훔치기로 출발->저술가로
[아시아엔=김중겸 전 인터폴부총재] 1931년생, 영국 출신으로 부모는 10대에 결혼했다. 구두공장 노동자인 아버지는 술꾼으로 툭하면 아내와 자식에게 손찌검을 해댔다. 굶주린 정을 도둑질로 채웠다. 걸핏하면 싸웠다. 도둑놈에 망나니였다.
헌책방에서도 훔쳐 되팔아 용돈으로 썼다. 밑바닥 직업을 전전했다. 결혼->이혼->재혼을 반복했다. ‘이렇게 살아선 안 되잖아? 취미인 독서를 살리자.’ 나이 스물 때였다. 대영도서관에 매일 가서 책을 읽었다. 스물다섯에 를 출간했다.
대호평이었다. 전후 청년세대 문화대표 중 한 사람이 됐다. 살인 해부와 범죄사도 저술했다. 어린 시절을 반추하며 범죄를 해부했다. 그의 이름은 콜린 윌슨(Colin Wilson)이다.
the High I.Q. killer:절도에서->연쇄살인으로
로버트 번디(Robert Bundy)는 1946년생 사생아로 머리가 좋았다. 유명인물 되는 꿈 을 꿔왔다. 도벽(盜癖)이 생겼다. 스키 장비 같은 비싼 스포츠 용품만 훔쳤다. 과시용이었다. 틴에이저가 되면서 포르노 마니아가 됐다. 시애틀대학교 법대에 입학해 캘리포니아 부호의 딸을 만났다. 상류와 하류사회의 출신 차이가 걸림돌이 돼 헤어졌다. 부지사 후보 선거운동캠프에 합류했다. 핸섬하고 법률에 밝은 인텔리인 그에게 여성들이 몰려들었다.
유력인사의 이혼한 젊은 딸과 교제했다. 섹스는 변태, 목 조르며 했다. 어느 날 그녀가 질식사할 뻔했다. 무섭다며 떠났다. 애정결핍->도벽->변태 성욕->여성을 향한 복수심->살인으로 향했다. 납치->성폭행->살해의 악순환이었다.
1973년 12월, 스물일곱 때. 시애틀대 여자 기숙사 앞 지나가다 창문 속 나체를 봤다. 그 날부터 ‘Peeping Tom’이 됐다. 며칠 후엔 부인을 스토킹해 집까지 따라갔다. 쇠막대로 구타, 실신시킨 뒤 성폭행하고 도주했다. 도망치며‘앞으론 절대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웬 걸, 1974년 1월4일 열려 있는 문으로 침입해 여대생을 구타해 실신시킨 뒤 강간하고 도망쳤다. 1974년 1월31일. 21세 여성을 곤봉으로 때려죽이고 성폭행했다.
시애틀과 솔트레이크시에서 10월까지 여성 11명이 행방불명됐다. 11월 초. 형사라며 캐롤에게 접근해 동행을 요구했다. 저항하자 갈색 폴크스바겐을 타고 도주했다. 가는 길에 여고 주차장에서 17세 여고생 납치을 납치했다. 목격자였다. 1975년 8월16일. 경찰차를 보고 갑자기 유턴해 전속력으로 도주하는 차가 있었다. 추적해 검거했다. 그러나 재판 중 탈옥하고 다시 체포됐으나 1977년 12월30일 재탈옥했다.
1978년 2월12일. 플로리다주 경찰관이 갈지자로 운전하는 차를 발견해 교통법규 위반으로 체포했다. 그 동네 경찰에서는 연쇄강간 살인범인 줄 모르고 있었다.
테드 번디는 이제 끝이구나 생각하고 자백했다. 부랴부랴 조회해 유치장에 감금돼 1979년 7월23일 사형을 선고받았다. 1979년 1월24일 전기의자에 앉았다.
4년 2개월 동안 최소 30명 이상 강간하고 그 중 20명 이상 살해한 자. 처형하는 날 교도소 밖 플래카드가 걸렸다. “번디는 튀겨서 죽여야 한다”(Let Bundy Fry)
순수 절도범
생애에 걸쳐 도둑질만 하고 다른 범죄는 저지르지 않는다? 과연 존재하는가. 제일 많은 범죄는 절도다. 절도는 성인 형법범의 50%, 소년비행의 80%를 자지한다. 절도범은 무색무취한 성격이다. 다른 범죄로 가는 징검다리 또는 연결고리다.
서른다섯살까지 훔치기만 했다. 그리고 교도소 수감 중 폭력행위도 없었다. 온순한 모범수로 훔치기만 계속하는 경향을 보였다. 순수 절도범이다. 그런데 특징이 있었다. 어렸을 때 어머니를 잃었다. 생명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애정결핍을 훔치는 행위로 보충했다. 특정행위를 반복하는 고집스런 동일성이었다.
사회생활에 부적응하고 의지박약하며 주위환경에 지배되고 피동적이다. 마약중독은 다른 범죄 전과자보다 더욱 낮았다. IQ는 평균보다 약간 아래다. 머리 굴려 사기 치는 지능범에 부적합하다. 힘이 약해 폭력범은 못 된다. 사람한테 세 가지 해선 안될 게 있다. 훔치기-속이기-상처주기다. ①훔치는 대신 좀 보태주라 ②속이는 대신 사실대로 진실 얘기해주라 ③상처 주는 대신 보호해 주라. 30년 경찰생활에서 얻은 내 나름의 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