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문제’ 다룬 발리우드 영화 ‘PK’, ‘세 얼간이’ 흥행 뛰어넘을까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신은 지구상의 모든 인류를 자신의 딸과 아들처럼 생각하나요?”“네 그렇습니다.”“어느 아버지가 어떻게 고통받고 있는 자식들을 또다시 고생길로 보냅니까.” (영화 <PK> 中)?
인도의 사회문제를 고발한 영화 <PK>가 발리우드에서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흥행수익을 냈다. <PK>는 개봉 3주차만에 내고 있다. 할리우드 최고 흥행작이었던 <세 얼간이>의 3주차 수익인 31억루피(약 541억원)를 제친 것이다. <세 얼간이>는 2009년 개봉 이후 할리우드에서 약 6053만달러(652억원)에 이르는 성적을 거두는 등 세계적으로 총 수익 1억6000만달러(약 1724억원)를 벌었다. 이에 따라 <PK>가 해외진출에 성공한 <세 얼간이>의 흥행수익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 얼간이>는 ‘알 이즈 웰(All is well)’이란 유행어를 만들며 발리우드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할리우드, 한국 등 해외 영화시장에서 흥행했다. <세 얼간이>는 천재들만 간다는 일류 명문대 학생 3명이 부모님이 정해놓은 길을 내려놓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찾는다는 내용을 다뤘다. 이에 많은 젊은이들이 <세 얼간이>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공감을 보냈다. 이에 대해 곽영진 영화평론가는 “발리우드영화 특유성격 때문에 실제로는 인도영화가 해외에서 인기 있는 편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세 얼간이>의 경우, 뮤지컬, 화려한 색감 등 발리우드 영화만의 특성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스토리라인이 젊은이들 감성에 맞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세 얼간이> 라즈쿠마르 히라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인도 국민배우 아미르 칸이 주연을 맡아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은 <PK>는 지구에 낙오된 외계인 PK가 지구를 모험한다는 내용을 담은 코믹영화다. <PK>는 인도사회에서 금기시되어 왔던 종교문제와 악습을 다루며 주목받고 있다. 현지 관객들은 영화 속 외계인이 지구인들에게 던지는 엉뚱하고 유치한 질문에 공감한다. 인도 유력 일간지 인디안익스프레스의 수브흐라 굽타 영화평론가는 “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PK란 캐릭터를 보며 지금껏 보지 못했던 신선함을 느꼈다”라고 평했다. CNN-IBN의 라지브 마산드 영화평론가 또한 “주류인기영화가 다루지 않는 주제를 다뤘다”며 “신을 이용해 돈을 버는 사람들과 그릇된 신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PK>의 종교에 대한 익살스러운 표현에 반감을 보내는 인도관객들도 있다. 영화가 반종교적(Anti-Religion)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BBC는 “생각을 자극하는 영화”라며 “인도인들의 문화와 의식에 깊게 자리잡고 있는 종교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PK>는 지난해 12월 19일 인도의 4천개 스크린을 포함, 해외 40개국 844개 스크린에 개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