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시위는 홍콩 미래 위한 선택”

<출처=AP/뉴시스>

영국거주 홍콩유학생 특별인터뷰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홍콩인 펠릭스(Felix, 25세)씨는 영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평범한 유학생이다. 하지만 최근 그의 평범한 유학생활에 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홍콩에서 일어나고 있는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아시아엔>은?최근 펠릭스와 이메일과 SNS를 통해 펠릭스와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는?11월30일?처음 시작해 4차례 문답이 오가며?A4 4장 분량의 최종 답변이?5일?도착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홍콩민주화시위와 해외 거주 홍콩 유학생으로서 중국 및 홍콩 당국의 태도에 대해 자신의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최근 홍콩 유학생 시위대가 주영 중국대사관 앞에서 민주화 시위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영국 다른 도시에서도 시위가 있었나?

“현재 영국에서 홍콩민주화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 수만 2천여명이다. 런던뿐만 아니라 영국 여러 지역에서 많은 홍콩유학생들이 대학캠퍼스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영국 학생들에게 홍콩민주화운동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캠페인, 탄원서 작성 및 제출, 사진전 등 활동도 다양하다. 이를 통해 현재 홍콩 평화시위에 대한 홍콩정부의 태도를 알리고 있다. 하지만 (영국에서 홍콩학생들의) 시위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대부분의 홍콩학생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비싼 학비를 내고 공부하고 있는 홍콩 유학생들이 시간을 쪼개서 시위에 참여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

시위 이외에 홍콩민주화 운동을 지원하기 위한 또 다른 계획이 있는가.

“현재 홍콩민주화를 위한 시위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현재 홍콩 내에서 시위주동자 65명이 자수했고, 일부 학생은 단식투쟁중이다. 영국에서도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시위가 중단될 것이다. 민주화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이 모두 연합하여 힘을 모아야 한다. 아무리 홍콩민주화 움직임에 먹구름이 닥친다 해도 희망의 빛 한줄기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최근 중국정부가 영국 하원의원들의 홍콩방문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영국 정치인의 방문을 금지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중국정부는 영국이 홍콩과 중국에 내정간섭을 한다며 영국에 대해 항의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오늘날 홍콩이 존재하는 이유는 영국 덕분이다. 1984년 영국과 중국은 홍콩반환협정을 맺었다. 영국은 이 조약을 이행했다. 1997년 전까지만 해도 홍콩은 중국인민공화국(RPC)에 속하지 않았다. 영국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홍콩도 없었다. 홍콩의 역사는 중화인민공화국보다 훨씬 길다. 홍콩은 1841년부터 영국의 식민지였다. 반면, 중화인민공화국은1949년 건국했다. 홍콩은 아시아에서 가장 발전된 지역이었다. 본래 홍콩은 중국의 영토가 아니었으며, 홍콩의 역사 또한 지금의 중국보다 108년 앞섰다. 만약 1984년 홍콩시민들이 중국반환협정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면 대다수가 영국 국적으로 살았을 것이다.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기를 거부했더라도 마찬가지다. 중국에 속할 바에는 차라리 대만인이 되기를 원했을 것이다. 홍콩시민들은 당시 홍콩반환협정을 ‘불평등조약’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국민들은 영국령으로 있던 기간 다져온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 ”

홍콩민주화는 결국 중국에도 도움 될 것

홍콩 민주화운동이 전환점을 맞이했다. “센트럴을 점령하라”고 외치며 시위를 이끌었던 지도부가 경찰에 자수하고 있다.

“경찰에 자수를 결심한 시위지도자들은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들이다. 시위를 지도했던 이들은 애초에 이같은 일이 위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위법행위로 인해 생길 결과, 즉 정치적 탄압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다. 이들이 보여준 리더십과 용기는 홍콩시민들을 감동시켰다. 홍콩 민주화운동의 시작을 알린 “센트럴을 점령하라”는 반정부시위는 오뚜기처럼 어떠한 탄압에도 다시 일어서는 ‘홍콩인의 정신’을 보여주었다. 최루탄과 물 폭탄도 홍콩인들의 불굴의 정신을 무릎 꿇리지 못했다. 코즈웨이베이, 몽콕, 그리고 센트럴에서 일어난 시위는 홍콩시민들에게 자유정신과 독립심을 일깨워줬다. 그곳에서 시민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낼 수 있었다. ‘민주주의를 향한 유토피아’였다. 홍콩 민주화운동은 자연발생적으로 이어져왔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강의, 세미나, 워크숍, 스터디그룹을 조직하고 있다. 특히 민주화를 위한 ‘시민불복종(Civil disobedience)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청소팀, 긴급구조팀, 쓰레기분리수거팀 등을 꾸려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모범적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가 끝난 후에는 시위장소가 늘 말끔히 정리되곤 했다.”

조수아웡(Joshua Wong)이 정부와 대화를 하기 위해 단식투쟁을 선언했다. 이는 홍콩 민주화운동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정부가 홍콩시위대들과의 만남을 계속 거부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홍콩정부는 중국의 꼭두각시가 되고 있다. 홍콩정부가 조수아웡의 단식투쟁에 응답할 것 같지 않다. 정부가 학생시위단과 타협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두려운 것은 홍콩정부가 자비 따위는 보여주지 않는 ‘철의 주먹(Iron fist ruling)’을 휘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무고한 시위대를 탄압하기 위한 정부의 손발이 되고 말았다.”

11월29일 대만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인 국민당이 참패했다. 타이페이 시장으로 선출된 커원싱은 “홍콩 우산혁명이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홍콩시민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대만 지방선거에서 시민들은 ‘민주주의의 정수’를 완벽하게 보여줬다. 민주주의를 통해 시민들이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시민의 손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홍콩과 대만은 중국정부에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 대만 건국의 아버지 쑨원 또한 홍콩에서 수학했다. 홍콩 덕분에 대만 또한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었고 그 정체성을 지금까지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홍콩시민 일부는 홍콩정부를 지지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을‘친중국파’라고 부른다. 어떤 이들은 홍콩이 대만과 비슷한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하고 있다. 바로 친중국파(파란 리본) 그리고 민주파(노란 리본)로 나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다. 홍콩 시민들은 더욱 양극화되고 있다. 친중국파는 친민주파를 비판한다. 그들은 ‘친민주파가 홍콩경제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학생들이 애국심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홍콩 민주화운동은 서양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지구상에 전례가 드문 ‘평화시위’였기 때문이다. 홍콩은 시위의 규모가 확산되는 와중에도 창문을 깨거나 가게를 약탈하거나 하지 않았다. 이렇게 평화적으로 시위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홍콩 밖에 없었다고 자부한다. 이번 홍콩 민주화운동으로 홍콩 시민들의 자질을 세계에 보여주었다. 홍콩의 시민의식 말이다. 우리도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홍콩정신’이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이렇게 평화로웠던 시위가 변하기 시작한 이유는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평화적으로 시위하는 시민들에게 보인 경찰의 폭압적인 태도이고, 둘째는 정치적 지혜가 결여된 홍콩정부 때문이다. 경찰은 공권력을 행사하며, 불필요한 혼란을 만들었다. 이러한 경찰의 모습을 보며 시민들은 ‘공권력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묻고 있다. 이 사태를 해결하는 최고의 방법은 렁춘잉 행정장관이 시위대와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통이 평화의 열쇠다.”

홍콩의 자본주의 발달 영국민주주의가 큰 역할

현재 홍콩정부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바로 민주화 시위 지도부들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계속 대화를 거부한다면 정부는 결국 시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 정부는 시위대와의 협상테이블에 앉는 것 자체가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친중국파는 단기적인 이익만 생각하고 있다. ‘홍콩 경제발전’에 해를 끼친다고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시각일 뿐이다. 홍콩의 장기적인 미래발전을 못 보고 정부가 하라는 대로 따르는 것은 애국이 아니다.”

홍콩이 민주주의를 유지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중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홍콩은 ‘민주주의의 빛’이 되어야만 한다. 관습에 순응하기보다는 정의, 평등, 그리고 자유의 가치를 대륙에까지 널리 퍼뜨려야 한다. 홍콩은 중국경제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 중국이 홍콩을 경제모델로 하여 경제개혁을 이뤄낸 것이다. 홍콩이 없었다면 중국은 오늘날의 경제부국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홍콩은 우리만의 여권, 화폐, 언어, 서체, 법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오히려 스코틀랜드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는 것보다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독립될 자격이 더 있다고 본다. 중국은 홍콩에게 민주주의를 유지할 수 있다고 약속했으면서도, 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홍콩 민주화운동에 대해 꼭 덧붙일 말은?

“홍콩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와 싸우고 있다.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시위로 인한 혼란은 거의 없다. 단지 버스노선이 바뀌는 불편함이 있을 뿐이다. 아마 홍콩 거리에 오면 많은 사람들이 놀랄지도 모르겠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조각, 그림 등의 작품들을 거리에 그려놨다. 시민들은 노래 부르고 춤을 춘다. 크리스챤들은 성경을 읽고, 학생들은 강의를 한다. 어르신들은 태극권을 하고 있다. 민주화시위가 홍콩시민들에게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주고, 홍콩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현재 홍콩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1989년 천안문광장에서 일어난 일들과 많이 닮아있다. 홍콩과 마카오는 ‘천안문 민주화운동’의 희생자와 정의를 기억하는 유일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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