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한반도 비핵화 마무리하자”
[아시아엔]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한반도 비핵화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12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고 “우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데도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의 평화·안정 수호를 위해 결연히 힘쓸 것이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아울러 “관련국들이 마땅히 접촉과 대화를 적극적으로 전개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 조성에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조속한 6자회담 재개를 희망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상당한 갈등과 이견이 존재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시 주석은 “우리는 상호존중하고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점을 인정하면서 같은 점을 추구함)하면서 교류를 쌓아나감으로써 건설적인 방식으로 갈등과 민감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견해차가 있는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논의함으로써 가능한 한 갈등의 폭을 좁혀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인한 군사적 긴장에 대해 앞으로 육상 및 해상에서의 ‘(우발적) 군사적 충돌’ 방지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해양갈등 문제에 대해서도 ‘국제규율’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양국이 해양에서의 갈등이 있음을 사실상 인정하면서 자칫 물리적 충돌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 속에 관리장치를 마련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정상은 행정장관 보통선거 문제로 불거진 홍콩시위 사태에 대해서도 상당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홍콩 시위와 관련 “미국은 그들(시위대)을 돕지도 않았고 참여하지도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선거는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위법 행위는 ‘의법 처리’해 홍콩안정을 수호하겠다”며 “홍콩 사안은 중국의 내정이며 그 어떤 국가도 이에 관여할 수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두 정상은 그러나 기후변화 대응, 반(反)테러, 에볼라 대응, 양자 경제협력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양자 투자협정 협상을 가속함으로써 연내에 핵심 문제와 주요 조문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고 ‘정보기술협정(ITA) 적용 품목 확대 협상’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또 양국 간 비자 유효기간을 대폭 연장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이에 따라 사업 비자와 여행 비자의 유효기간은 현행 1년에서 10년으로, 학생·교류 비자의 유효기간은 현행 1년에서 5년으로 늘어난다.
시 주석은 “올해는 중 미 수교 35주년이 되는 해로 중 미관계는 이미 새로운 역사적 기점 위에 서 있다”며 신형대국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앞서 양국 정상은 전날 저녁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에서 만찬을 겸한 비공식 회동을 하고 양자 관계와 국제 및 지역 현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일 제2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겸해 12일까지 중국을 국빈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