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중국해 분쟁해역서 또 인공섬 건설···’미스치프 환초’ 인근 대규모 준설
중국 “주권 범위내 사안, 합법적” 주장
[아시아엔=편집국, 연합뉴스] 중국이 남중국해 영토분쟁 지역에서 또 다른 인공섬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는 9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입수한 한 인공위성 사진을 공개하며 중국이 남중국해 미스치프 환초에서 준설 및 매립작업을 통해 인공섬을 조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1월부터 환초 부근에서 대규모 준설 작업을 진행해 왔다. 사진에서는 필리핀 서부 팔라완 남동쪽 135㎞ 해상의 이 환초에서 일단의 중국 준설선이 모래를 파내 물에 잠겨있는 환초에 들이붓고 있는 모습이 나타난다.
엄청난 속도와 준설 규모로 이 환초들은 완연히 섬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 환초 주변에선 500∼800명을 실을 수 있는 규모의 감시선들이 순찰 중이다.
미스치프 환초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에 속한 산호초 군락이다. 중국이 1994년부터 점거해 메이지자오(美濟礁)라고 지칭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인공섬 조성 작업이 진행중인 사실을 확인하면서 “중국의 주권 범위 내에 있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난사군도와 주변해역에 대한 논쟁의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면서 난사군도의 일부 암초에서 건설 및 시설보수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이같은 조치는 중국의 주권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항해, 구조, 해양 관측, 어업 및 행정서비스 지원 등을 위한 시설을 계속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호초를 인공섬으로 만들어 실질적 영유권을 주장하려는 중국의 계획에 주변국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함대사령관은 최근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중국이 이곳에서 수개월 동안 준설장비와 불도저를 이용해 모래 장성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앞서 미스치프 환초 인근의 한 암초에서도 인공섬을 건설한 바 있다.
국제 군사정보분석업체 IHS 제인스는 지난해 11월 중국이 피어리 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永暑礁>)에 길이 3천m, 폭 300m의 인공섬을 건설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 암초는 미스치프 환초에서 서쪽으로 320㎞ 떨어진 곳으로 중국은 이곳에 군함을 댈 수 있는 항만과 함께 전투기 활주로도 갖춰놨다.
아시아 해양 투명성 기구 마이라 랩-후퍼 국장은 “이번 인공섬 조성계획은 중국의 영토확보 욕심이 얼마나 광범위하고 체계적인지 보여주는 한 증거”라고 꼬집었다.
한국, 일본, 인도를 순방 중인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외교적 언사로 미국의 우려감을 내비쳤다.
그는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이런 움직임이 분쟁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외교적 해결에 대한 기대를 낮췄다”고 말했다.
카터 장관은 “중국이 주변국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움직임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터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釣魚島)열도에 대한 미일안보조약 적용을 재확인하면서 “일방적 위협 행동으로 센카쿠의 시정(施政)을 위태롭게 하는 어떤 행위도 반대한다”며 중국 측을 겨냥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이에 대해 “미일 동맹은 냉전시기의 산물로 이를 통해 제3국의 이익을 훼손하는 행위에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지역의 안정을 훼손하는 언행을 중단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