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항일빨치산 오백룡 100돌 잔치 열어
북한이 김정은 체제 들어서도 김일성 ‘항일빨치산’ 1세대들을 내세우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2면, 3면에 걸쳐 평양 청년중앙회관에서 전날 열린 ‘오백룡 생일 100돌 기념 중앙보고회’ 소식을 실었다.
중앙보고회에는 김기남 노동당 비서, 리용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용진 내각 부총리, 김정임 당역사연구소 소장 등이 참석했으며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연설했다. 현영철은 “오백룡 동지의 생애는 우리 당이 헤쳐온 선군혁명의 길, 우리 혁명이 아로새긴 수령결사옹위의 역사에 뚜렷한 자국을 새긴 참다운 충신의 빛나는 생이었다”고 말했다.
1914년 10월24일 함경북도 회령에서 출생한 오백룡은 김일성 빨치산부대에 입대해 1933년 김일성 주석을 처음 만났다. 김 주석은 빨치산 시절 오백룡에게 직접 글도 가르쳐주고 그를 자신의 경호책임자격인 ‘경위중대장’에 임명하며 각별히 아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오백룡은 김일성 시대에 내무성(공안기관) 부상, 민족보위성(인민무력부의 전신) 부상, 노동당 군사부장,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등을 두루 역임하다가 1984년 4월 사망했다.
오백룡의 장남인 오금철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은 김정일 시대에는 별로 존재감이 없었지만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현지시찰에 자주 동행하는 등 김정은 체제의 ‘신실세’로 부상했다. 1995년 상장(별 3개) 계급장을 단 오금철은 19년만인 지난 7월 대장에 진급했다.
빨치산 출신 인사의 생일 100주년까지 기념하며 ‘혁명 1세대’를 내세우는 전통은 김정일 체제에서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북한은 2007년 6월에는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빨치산 1세대인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생일 100주년 기념 중앙보고회를 열고 김일철 당시 인민무력부장을 연설자로 세웠다.
북한이 생일 100주년까지 기념하며 부각하는 빨치산 1세대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김일성 주석에 절대복종하던 ‘충신’이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김정은 체제에서도 빨치산 1세대를 각별히 내세우며 주민들에게 이들의 삶을 본받으라고 강조하는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