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특별법 3자협의체 “만들자” VS “싫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제안에 새누리 ‘거부’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세월호특별법 해법을 찾기 위한 방안으로 여야와 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새누리당은 즉각 거부했다.
박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소속 시·도지사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그동안 여야간 두 차례 협상에도 불구하고 세월호특별법 제정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과 관련, 이미 지난 7월10일 세월호유가족측이 3자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새누리당에 이같이 제안을 내놓았다.
박 원내대표는 “진상규명이 가능한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하는 유민 아빠의 목숨 건 단식은 병원에서도 계속되고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는 유가족이 청와대 앞 노상에서 또 밤을 지새웠다” 면서 “지금 시점에서 가장 큰 민생은 세월호특별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흡하지만 그동안 여야 협상을 통해 진상조사위 구성 방식의 진전이 있었고 특검 추천권도 유가족 뜻을 반영할 길을 열었지만 유가족이 아직 부족하다고 하시니 더 끝까지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는 정부 여당에 대한 유가족의 불신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하고, “이젠 유족 대표와 여야 대표가 마주앉는 3자 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특별법은 참사 진상규명 차원을 넘어 이 사회 최대 갈등요인을 극복하는 일이 됐고 이 벽을 넘어야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치유하고 국회도 정상적으로 가동된다”고 강조했다.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도 이날 세월호 특별법 돌파구 마련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며 박 원내대표를 거들었다.
전날 단식 중인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았던 박원순 시장은 “이대로라면 거의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라며 “사고도 참혹했지만 불행한 일이 다시 일어난다면 정부·여당, 특히 청와대의 책임은 더할 나위 없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 결코 정파적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모든 것을 열어두고 3자(여야+유가족) 대면이든, 그 무엇이든 정부·여당과 청와대가 훨씬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향후 정치적인 진전은 말할 것도 없고 온 국민의 분열과 슬픔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시도지사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진실을 드러낼 때 대한민국이 성장하고 정치 지도자로서 존경을 받을 것”이라고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3자협의체를 구성하자는 박영선 원내대표의 제안에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미 여야 원내대표간에 두 차례나 이뤄졌던 합의를 깨고 논의의 틀을 바꿔 새로 협상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으로서, 공당의 자세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여야 간의 논의구도를 전혀 다른 새로운 구도로 변질시키려는 의도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3자 협의체를 통해 입법을 하자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와 의회민주제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매우 위험스러운 발상”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동안 두 차례나 여야 합의를 파기했다”면서 “이에 대해 국민과 새누리당에 사과와 해명 한마디 없이 새로운 주장으로 3자협의체를 제안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합의를 관철하지 못한 책임을 외부에 전가하려는 무책임한 자세로서 책임 있는 야당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