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이야기만 하는 정부와 야당
최경환 “민생법안 조속처리” 호소 대국민담화
정부여당과 야당이 서로 다른 곳만을 처다보고 서로 다른 이야기만을 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회복을 위해 민생법안의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며 야당을 압박한데 이어 26일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담화문을 통해 비슷한 주장을 폈다.
이에 반해 야당은 26일 0시를 기해 세월호 사건 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협의체 구성을 촉구하며 국회 농성에 돌입한 데 이어 이날 소속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본청 앞 돌계단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결의대회까지 열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고 “남은 8월 국회 회기에 민생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경제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최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맥박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며 “이번 회기에 민생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경제회복의 불씨를 살리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는 길을 잃고 회복하기 힘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월호 특별법은 여야 정치권이 협의를 통해 해결하되, 그와 무관한 시급한 민생경제 법안들은 여야 국회의원들도 부디 국민들의 입장에서 분리·우선해서 조속히 처리하는 ‘결단의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촉구했다.
최 부총리는 가장 처리가 시급한 법안으로 기초생활보장법과 국가재정법, 조세특례제한법, 소득세법 개정안,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법, 관광진흥법, 원격 의료 도입을 위한 의료법 개정 등 9개 법안을 꼽았다.
최 부총리는 “이 9개 법안 이외에도 민생안정을 위해 시급하지만 아직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법안이 최소 30여건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국민의 목숨을 외면하고 국가가 있을 수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소속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본청 앞 돌계단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결의대회에서 대국민호소문을 통해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을 위한 요구에 응답할 때까지 유가족과 국민 곁에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두 차례의 협상안이 유가족의 동의와 당내 추인을 얻어내지 못한데 대해 “진실규명을 거부하는 새누리당을 상대로 협상했지만, 유가족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며 “국민과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의 뜻이 최우선”이라며 “여한이 없게 하겠다던 대통령은 단 한마디 언급이 없이 이를 외면하고 새누리당은 박근혜정권에 대한 유족과 국민의 불신의 벽을 좁히기 위해 제안한 3자 협의체를 거부하고 있다. 사람의 목숨이 죽어가는데도 눈하나 꿈쩍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단 한사람도 못 구한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반복할 수 없는 만큼, 의원총회에서 세월호 특별법이 가장 시급한 민생현안이자 최우선 민생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은 결의대회 후에는 청와대 앞에서 규탄대회를 갖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며, 27일에는 철야농성 참여 대상을 소속 의원 전원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말까지는 매일 비상 의원총회와 함께 상임위별 토론회 등을 갖는 방안에도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야와 세월호사건 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협의체 구성제안을 새누리당이 거절한데 반발, 26일 0시를 기해 원내대표단을 중심으로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하는 등 대여 강경투쟁을 본격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