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아빠 단식중단 거부…청와대 “만나줄 수 없다”

단식을 계속하다가 병원에 이송된 세월호 희생자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47)씨가 단식 중단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세월호 유가족의 면담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면담 요청에 대한 박 대통령의 입장에 변함이 없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민 대변인은 지난 20일 세월호 사고 희생자인 단원고 고(故)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47)씨가 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신청한 데 대해 “(세월호)특별법은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할 문제로 대통령이 나설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단식 40일째인 22일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된 세월호 희생자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47)씨가 단식 중단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용우 세월호 가족대책위 상황실장과 원재민 가족대책위 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울시립동부병원에서 약식 브리핑을 열고 “김영오씨는 움직일 수 있는 힘만 있다면 광화문으로 다시 가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원 변호사는 김씨는 아버님은 병원으로 이송되는 순간에도 ‘죽어도 좋다. 특별법 제정 전까지 싸워야 한다. 특별법 꼭 제정해달라’라고 거듭 말했다고 전하고 “기력을 찾으면 광화문으로 데려가겠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겨우 병원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가족들과 의료진은 단식을 멈추고 회복에 집중라고 설득 중”이라며 “김씨가 아직 단식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현재 수액을 맞고 있으며 눈을 뜨고 “네”와 “응” 등 짧게 대답하는 정도로만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틀 전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의 비공개 회담을 가지고 그날 오후 청와대에 면담을 신청하러 갔다가 몸싸움을 한 이후로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주치의인 이보라(내과)씨는 이날 오후 공식브리핑에서 “오전에 입원할 당시 혈압이 90/60으로 쇼크가 우려될 정도였지만 이후 조금씩 회복해 혈압이 100/60 정도로 올랐다”며 “비타민과 무기질, 미량원소 등을 보충하는 수액을 투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혈당 또한 입원 당시 55㎎으로 심각한 낮아 현기증과 어지러움을 호소했으며 의식 변화를 유발할 우려까지 있었다고 이 주치의는 설명했다.

하지만 김씨는 이날 오후 2시께까지 식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병원 측이 제공한 미음 200g은 병실 안에 그대로 놓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주치의는 “주사치료로 미량원소와 비타민 부족 문제는 해결했으나 식사를 계속 거부하고 있어 칼로리 부족으로 인한 근육손실을 막을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김씨의 의지는 확고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김씨가 ‘가장 하고 싶은 건 사랑하는 가족과 밥을 먹는 것이지만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제대로 된 특별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단식을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며 “김씨는 ‘제대로 된 특별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광화문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전명선 가족대책위 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습니다. 면담 한 번 해달라는 요구가 그렇게 무서웠습니까”라며 “가족들은 유민 아빠를 혼자 두지 않을 것입니다. 안간힘을 낸 가족들이 어디로 갈지는 곧 알게 되실 것입니다”라고 규탄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김영오씨의 건강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데 대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세월호특별법 결단을 촉구했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유민아빠의 간절함에 이제 생명을 살린다는 생각으로 박 대통령께서 답할 때”라며 “지난 5월19일 대국민담화에서 아이들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린 대통령이 아이들의 아버지가 목숨을 걸고 단식을 하는데 답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나”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을 향해서도 “새누리당은 연찬회도 중요하겠지만 지금은 유가족을 만나서 불신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때”라고 주장했다.

우윤근 정책위의장은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책임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며 “5월16일 박 대통령이 진상규명에 유족 여러분의 한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하지 않았나. 7월16일 김무성 대표는 야당에 특검추천권을 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세월호특별법과 민생법안 분리 주장에 대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만이 최고의 국정감사이고 세월호특별법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한 최고의 민생법안”이라며 “이번 주말을 넘기지 말고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유가족들과 소통하고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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