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비상···전세계 급속 확산, 치사율 사스의 3배

사우디서만 152명 사망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MERS(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환자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걸프뉴스> 등 중동지역 언론에 따르면 14일 현재 사우디에서 확인된 환자가 495명이며, 이 중 이달 들어서 숨진 5명을 포함해 152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14일 194명이던 환자는 한달 만에 1.5배 증가했다.

주로 발열을 동반한 기침,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증상을 보이고, 바이러스 감염 후 14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망자 대다수가 50∼70대이며, 중동지역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여행자와 낙타 접촉 등 중동지역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보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메르스는 아라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2012년 9월부터 현재까지 537명의 환자가 발생해 152명이 사망(28.3% 치사율)한 것으로 밝혀졌다. 메르스는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495명(93%)이 발생했다.

UAE,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19개국서 발생

메르스 감염이 확인된 국가는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국가를 포함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튀니지, 영국 등 전 세계 19개국에 달하고 있다.

중동지역 이외 국가의 감염환자는 중동지역 여행 등으로 유럽, 동남아시아, 미국 등에 전파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가 매우 위협적이지만 현재로서는 세계적인 차원에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케이지 후쿠다 WHO 사무차장은 13일 국제보건규약비상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세계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은 자칫 공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아직 사람과 사람 간에 전염된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미국 보건당국도 “최근 플로리다주의 한 병원에서 메르스 감염자 1명을 격리 수용중이며 이를 돌보던 병원 직원 2명이 메르스 환자와 유사한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NBC뉴스는 14일 “병원 직원 2명은 검사 결과 음성 반응이 나왔으며 전염 사례는 아직 확인이 되지 않는다”며 “감염이 확인된 환자는 격리치료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질병관리본부 “한국선 전염성 위험 크지 않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김영택 감염병관리과장은 “현재로서는 지역 풍토병일 가능성이 높다”며 “중동 지역을 방문할 때 낙타 접촉을 피하고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는 등 호흡기 감염예방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 감염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며 전염성 위험도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메르스 확산과 관련해 WHO의 평가 결과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르스는 2003년 아시아에서 발생해 전 세계로 확산되며 774명의 사망자를 낸 SARS(사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한 바이러스로 조사되고 있다. 잠복기가 14일 가량이며 사스와 마찬가지로 고열, 기침, 호흡곤란 등 심한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지만 사스와 달리 급성 신부전증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의 원인 동물이 박쥐이고, 매개 동물이 낙타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나왔지만 예방 및 치료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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