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택시기사 아들’ 판사, ‘넝마주이 출신’ 검사, ‘광부 아들’ 변호사…“간절한 염원은 하늘에 닿는다”
나는 고시원 쪽방과 암자의 뒷방에서 수많은 고시 낭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나름대로 인생 반전의 비결을 엿보게 됐다. 간절한 염원은 하늘에 닿는다는 것이다. 깨끗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사람에게 하늘은 반응하는 것 같았다. 하나님의 영이 내려와 인간의 영혼 안에 들어가면 전혀 다른 능력의 존재가 되는 것 같았다. 그것은 인간의 유전적 지능이나 운명을 넘어서는 힘이었다.…
더 읽기 » -
사람
‘친일’ 대 ‘저항’ 흑백논리 넘어선 반전…’친일 신현확’ 이름 지운 결정적 문서
2008년 봄. 대한민국은 친일 청산의 거센 흐름 속에 있었다.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와 친일재산조사 위원회라는 두 개의 거대한 기구가 과거를 파헤치고 있었다. 4700명.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이름들이었다. 그 명단에 포함된 사람들의 후손들은 숨을 죽이고 있었다. 언론은 연일 보도했다. “친일파 후손이 잘사는 나라, 독립운동가 후손이 가난한 나라.” 시대는 과거를 향해 칼을 들고 있었다. 나는 그…
더 읽기 » -
정치
신현확 친일 논란 둘러싼 민족문제연구소의 ‘정의라는 이름의 칼’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들이 2005년 8월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인명사전 수록 인물 1차 명단 발표를 하고 있다. 재판장은 증거로 공문서만을 요구했다. 핵폭탄이 떨어진 나라였다. 도쿄는 잿더미가 됐는데 그런 문서가 남아 있을까. 신철식이 사무실로 들어섰다. 얼굴이 어두웠다. “일본에서 뭐 찾았어?” 내가 물었다. “없어.” 목소리에 힘이 빠져 있었다. “일본에 있는 아버지 인맥을 총동원해서 일본…
더 읽기 » -
정치
신현확, 격랑의 시대마다 닻이 된 사람…박정희·김재규·10·26 한복판에 서다
박정희 대통령(왼쪽)과 신현확 경제부총리 박정희에 맞선 신현확, 거목 쓰러지던 그 밤엔… 나는 우연히 소송을 맡으면서 신현확이라는 인물을 들여다보게 됐다. 그는 격랑을 일으키는 역사의 순간마다 시대의 닻 역할을 했다. 1978년, 박정희 대통령은 그를 경제기획원장관 겸 부총리로 임명했다. 그리고 국가의 경제팀이 확 물갈이가 됐다. 그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고도성장 일변도의 정책에 마침표를 찍는…
더 읽기 » -
정치
신현확에 대한 두 평가…탱크 앞에 섰던 총리, 친일인명사전에 오르다
‘시대의 시련: 신현확의 끝나지 않은 유산’…왼쪽부터 ‘강제 징집과 청년 시절’, ‘선택과 도쿄에서의 시간’, ‘성찰과 노년의 신현확’ <AI생성 이미지> 재판은 계속됐다“신현확이 군수성 군수관으로 승진했다는 일본 정부 문서를 제출하겠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 측 변호인의 목소리가 법정에 울렸다. “신청인 측은 어떤 증거가 있습니까?” 판사가 나를 바라봤다. “시간을 주십시오. 일본 정부 기록보존소를 뒤지고 있습니다.” “재판부가 요구하는…
더 읽기 » -
동아시아
1980년 5월 “나는 혼자다”…신현확 총리는 왜 끝까지 신군부와 맞섰나
신현확이 최규하에게 다가갔다. “저는 총리를 그만두겠습니다.” 최규하가 놀란 듯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비상계엄이 확대되면 내각의 권한이 몽땅 군으로 넘어갑니다. 아무 권한도 없이 가만히 앉아 구경만 하라는 겁니까? 난 그렇게는 못 하겠소!” 최규하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7시, 신현확은 장갑차와 군인들이 에워싼 중앙청 국무회의실에 있었다. 비상계엄 전국 확대안이 의결됐다.…
더 읽기 » -
정치
총리는 돛인가, 닻인가…1979.12.12 신현확과 2024.12.3 한덕수, 두 위기의 밤을 돌아보다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신현확 총리. 신 총리는 신군부의 집권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내각 총사퇴로 물러났다. <사진출처 e영상역사관 국가기록사진> 위기 발생 시 총리의 역할은 무엇일까. 돛일까, 아니면 닻일까. 역사는 이미 답을 보여준 적이 있다. 나는 신현확 총리 관련 사건을 맡으면서 그의 과거 행적을 살펴본 적이 있다. 1979년 10·26 사건의 밤,…
더 읽기 » -
사람
“기부의 기쁨, 안 해본 사람은 몰라요”…팔십대 변호사의 끝없는 봉사
오윤덕 변호사 <조선일보DB, 남강호 조선일보 기자 촬영> 이 글은 엄상익 변호사의 칼럼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조용한 기부와 봉사의 의미를 독자 여러분께서 보다 깊이 이해하실 수 있도록 핵심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 것입니다. 원문은 이름 없이 선행을 이어가는 한 원로 법조인의 삶을 통해 기부의 본질과 인간적 온기를 되묻고 있습니다. <편집자>…
더 읽기 » -
문화
[엄상익 칼럼] ‘왕과 사는 남자’ 엄흥도의 “위선피화 오소감심”이 엄씨 가문 경전돼야
“네가 지금 ‘씨발’ 이라고 했느냐?”…영화관에서 만난 가문의 DNA 아내와 시골 도시의 작은 극장에 갔다. ‘왕과 사는 남자’라는 영화를 보기 위해서였다. 관객은 스무 명쯤 됐을까. 대부분이 노부부였다. 나는 구석 자리에 앉았다. 마음이 조금 무거웠다. 영화 속의 조상을 보러 왔기 때문이다. 배우 유해진이 척박한 깊은 산골의 촌장 엄흥도의 역할이었다. 째진 눈, 튀어나온…
더 읽기 » -
사람
[엄상익 칼럼] 안성기의 죽음 앞에서, 나는 나에게 묻는다
영화 ‘꽃상여’에서 잔잔한 장의사 역할을 맡은 안성기 배우 배우 안성기가 죽었다. 73세. 나와 비슷하다. 집에서 밥을 먹다가 쓰러졌다고 했다. 음식물이 목에 걸렸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6일 후 숨을 거뒀다. 어린 시절 나는 영화를 좋아했다. 그는 내게 친숙한 소년 얄개였다. 몇 년 전 ‘종이꽃’이라는 영화를 봤다. 화면에 인상이 흉측한…
더 읽기 » -
사회
[엄상익 칼럼] 조진웅의 은퇴, 판단은 누구의 몫인가
영화 <대외비>에 주연으로 출연했던 조진웅 영화배우 조진웅이 은퇴를 선언했다. 30년 전 소년 시절의 범죄 때문이다. 언론은 들끓었고 정치권은 편을 갈라 그를 논쟁의 도마 위에 올렸다. 그는 재빨리 스크린에서 사라지는 것으로 현실의 파도를 피했다. 열일곱 살의 얼룩이 쉰 살 인생의 오점으로 그냥 존재했다. 얼마 전 텔레비전 화면에 명문대의 주임교수가 국회에서 정의로운…
더 읽기 » -
사회
[엄상익 칼럼] 세금 앞에 당당한 사람들 위한 법, 과연 있을까요?
“세무당국은 모든 국민을 탈세범으로 간주하고 증거를 못 대면 그냥 돈을 뺏어 국민의 눈물을 뽑는다는 겁니까? 왜 그렇게 법이 다르죠?” 그의 목소리가 낮아진 것도 같았다. “저희 말단공무원은 국민들 사정을 알아도 나중에 감사가 나왔을 때 ‘너 왜 봐줬어? 돈 먹었지?’라고 할까봐 재량권을 행사할 수 없어요.”-본문에서. 사진은 국세청 본청 어머니는 아흔 살에 세상을…
더 읽기 » -
동아시아
박정희와 신현확…의료보험 도입해 ‘가난한 시인’도 병원 갈 수 있는 ‘나라’ 만든 장본인
박정희와 신현확. 우리나라 의료보험제도는 1976년 신현확이 보건사회부 장관 시절 입안해 박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 도입됐다. 강태기 시인이 혼자 죽어가고 있었다. 임대아파트 작은 방에서 법률상담을 하러 갔던 내게 그가 말했다. “저는 우리의 복지정책에 대해 감사하고 있어요. 저 같은 가난한 사람에게 편히 누울 수 있는 임대아파트도 주고, 병원에서 치료도 해 주고.” 진심이었다.…
더 읽기 » -
정치
‘권력 앞에서 할 말 끝까지 하는 것에 대하여’…신현확과 박정희’의 경우
박정희 대통령, 신현확 경제부총리, 차지철 경호실장(오른쪽부터). 5.16 당시 차지철은 공수부대 대위로 박정희 소장을 보위하고, 신현확은 민주당 정부에 의해 3.15 부정선거 관여 혐의로 수감 중이었다. 나는 녹취록의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 ‘특별사면, 1962년 5월 16일 석방’이라고 간략히 적혀 있었다. 그날, 신현확은 서대문형무소 정문을 나섰다. 2년 7개월 만이었다. 그는 한동안 동숭동의 집 사랑방에…
더 읽기 » -
동아시아
5.16군사재판정 신현확 “자유당정권 국무위원 지낸 나에게 사형을 선고하시오”
신현확은 5.16 군사재판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유당 정권에서 조직적인 선거부정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그것 때문에 나라가 뒤집어진 게 사실입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자유당 정권의 국무위원을 지낸 사람이 책임을 지지 않으면 누가 지겠습니까? 나는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 책임을 지겠습니다. 나에게 사형을 선고하십시오. 그만한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고 달게 받겠습니다. 다만 내가 안…
더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