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익 칼럼] “성경 다시 보기 시작했다는 윤 대통령 영혼 다시 태어났으면…”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손바닥에 왕(王)자를 써서 나온 게 뉴스가 된 적이 있다. 주변에 그를 움직이는 무속인들이 존재한다는 말이 돌았다. 우리의 유전자에는 어떤 영적인 것에 운명을 의지하고 싶어 하는 요소가 들어있는 것 같다. 회사를 경영하는 친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 할 때마다 나는 굿을 해. 그러면 엄청난 돈이 들어오거든. 그냥 우연은 아닌 것 같아.” 엘리트층인 그는 수억원을 굿에 쏟아부으면서 아까와 하지 않았다.
재벌그룹의 회장인 친구가 있다. 조 단위가 넘는 투자를 할 때는 도저히 혼자서 결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유명한 점쟁이를 찾아다닌다고 했다. 인도까지 갔다 온 적도 있다. 내가 아는 검사장 부인은 남편의 인사이동 때마다 단골 점쟁이를 찾아간다.
우리 생활 속에서 점쟁이들이 정신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만만치 않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친구가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어머니가 이북에서 교회에 다니셨지. 그 교회에서 주일예배 때마다 누군가가 강대상 옆에 꽃을 가져다 놓더라는 거야. 목사님이 그게 누굴까 하고 숨어서 지켜봤는데 바로 우리 어머니더라는 거야. 그 믿음 덕분인지 어머니가 월남해서 동대문 광장시장에서 포목상을 했는데 불같이 일어났어. 우리 가족은 부촌인 장충동에 3층 양옥집을 짓고 살았지. 잘 살게 되니까 성령이 떠나버린 것 같아. 일요일이면 놀러 다니셨지.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하루 아침에 폭삭 망해 버리더라구. 무허가 바라크 집에서 형제들이 오골거리고 살았어. 하나님은 주시기도 하지만 가져가시기도 하는 걸 알았어. 그래도 아주 패대기를 치시지는 않았어. 자식인 내가 의사가 되고 형님은 선장이 돼서 집안을 일으켰어. 집이 망한 덕분에 형제끼리 유산을 놓고 다투는 일도 없었고. 그런데 형님도 어머니 비슷한 경험을 한 거야.”
“그게 뭔데?” 내가 물었다.
“믿음 좋은 형님이 선장을 퇴직하고 멕시코에서 사업을 시작했어. 대왕오징어를 잡아 그곳 공장에서 1차가공을 한 후에 우리나라에 가져와서 다시 잘게 썬 오징어포를 만들어 판매했지. 사업이 불같이 일어났어. 현지에 공장을 하나 더 세워 생산라인을 깔고 여러 명을 고용했어. 돈이 쏟아지니까 형님도 믿음보다는 골프도 치고 놀기 시작한 거야. 어느 날부터 갑자기 오징어가 잡히지 않는 거야. 오징어가 온도에 민감한데 바다 수온이 낮아지면서 오징어가 다른 데로 가버린 거야. 망했지. 재물이나 사업에 집착해도 사람이 그 일을 다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 신적 개입이 없으면 사람은 검불같은 존재가 아닐까?”
성경을 보면 성령과 귀신이 존재한다. 둘 다 영적 존재이고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 인간의 영혼이란 성령이나 귀신이 들어가 활동하는 공간이거나 통과하는 길인지도 모른다. 귀신의 정체가 궁금했다. 사건을 의뢰하러 온 동자 귀신이 들었다는 무당한테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이들 귀신이라 자기네끼리 떠들고 장난이 심해요. 내가 물어봐도 애 같은 말투로 대답하는데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힘들 때가 많아요.”
정치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강남의 무당이 있다. 그녀가 후보자의 사진을 앞에 놓인 청수에 넣으면 그의 앞날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녀의 사건을 맡으면서 친해졌다. 어느 날 그녀에게 그게 사실인지 물었다.
“새벽에 일어나 지성을 들이고 사진을 청수에 넣으면 순간 한 장면이 앞에 떠올라요. 하루에 한 번이나 두 번 그런 현상이 일어나요. 그걸 보고 말해주는 거죠. 손님은 하루 종일 들이닥치는 데 나머지는 대부분 적당히 둘러대요.”
“어떤 존재가 그런 신비한 능력을 주는 거죠?” 내가 물었다.
“제가 모시는 장군 귀신이죠”
“그러면 혹시 기독교의 성령을 알고 있어요?”
“알다마다요. 당연히 알고 있죠. 영(靈) 중에서 제일 강한 게 성령이예요. 나를 잡고 있는 장군 귀신은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예요. 그런데 나는 장군 귀신에게 잡혀서 옴짝달싹 못하는 신세죠.”
갑자기 무당인 그녀의 눈이 반짝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비밀을 하나 알려드릴까요? 귀신을 섬기면 우선은 잘 돼요. 부자가 될 수도 있고 대통령도 될 수 있죠. 그런데 끝이 안 좋아요. 마지막에 꼭 패대기를 친다니까. 나도 그런 경험을 했어요. 점을 쳐서 부자가 됐는데 어느 날 술을 먹고 깨보니까 쓰레기통 속에 쳐 박혀 있는 거예요. 내 운명이 그렇게 되겠구나를 감지했죠.”
성경을 보면 왕인 사울은 무녀를 찾아가 죽은 사무엘을 불러올리라고 한다. 어두운 땅속에서 죽은 귀신이 올라와 왕의 비참한 마지막을 알려준다.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됐다. 보도를 보면서 그의 손에 새겨져 있던 왕(王)자와 강남 무당의 말이 떠올랐다. 윤 대통령이 패대기쳐진 것은 귀신을 섬겼기 때문은 아닐까. 그가 감옥에 들어가 다시 성경을 보기 시작했다는 보도를 봤다. 그의 영혼이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