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정세 브리핑] 中 ‘동수서산’ AI시대로 확장…대규모 연산 인프라 구축 가속

中 산업생산 5.2%…소비는 0.4% 증가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규모 이상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5.2% 증가했다. 7월 4.5%보다 0.7%포인트 높아졌고 시장 전망치도 웃돌았다. 제조업은 6.1%, 첨단기술 제조업은 16.7% 증가했다. 컴퓨터·통신·전자장비 제조업 증가율은 17.2%에 달했다.
반면 소비와 투자는 약했다. 8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0.4%에 그쳐 7월 0.6%보다 낮아졌으며, 1~8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 개발투자는 19.9% 줄었다. 8월 도시 조사실업률도 5.3%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첨단 제조업과 수출이 생산을 끌어올리는 동안 소비·투자·부동산은 부진한, 중국 경제의 구조적 불균형이 더욱 분명해진 셈이다.
부동산 침체 속 선전 핵심지역 땅값은 급등
중국 부동산시장 전체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대도시 핵심 입지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유 부동산개발사 중국해외발전(COLI·中海地産) 계열사는 9월 10일 선전 푸톈구 샹미후의 주거용지를 25억5000만위안에 낙찰받았다. 시작가격보다 125.5% 높은 가격이다. 7개 국유계 개발사가 약 250차례 경쟁한 끝에 나온 결과다.
중국 전체 부동산 투자가 큰 폭으로 줄고 중소도시 주택시장이 부진한 것과 달리 선전·상하이 등 1선 도시의 희소한 우량 토지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8월 중국 신규주택 가격도 전반적인 약세를 이어갔으며 2·3선 도시의 하락세가 상대적으로 뚜렷했다. 중국 부동산시장이 단순한 침체를 넘어 지역과 입지, 개발사별로 빠르게 분화하고 있다.
울란차브, 중국 AI ‘연산기지’로 부상
네이멍구 울란차브가 중국의 대표적인 AI 데이터센터 집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울란차브에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84개가 계약됐고, 이 가운데 81개가 지능형 연산센터다. 총계약 투자액은 5000억위안을 넘는다. 계약된 표준 서버랙 규모는 400만개 이상이며 이 가운데 약 50만개가 건설돼 33만개가 가동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화웨이·알리바바·애플·콰이서우·바이트댄스·DeepSeek 등 중국 안팎의 주요 기업이 잇따라 이 지역에 연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바이트댄스도 앞으로 2년 동안 울란차브에서 5~6GW 규모의 컴퓨팅 시설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서늘한 기후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력, 풍부한 재생에너지, 베이징과의 짧은 네트워크 지연시간이 강점이다. 중국의 ‘동수서산(東數西算·동부 데이터를 서부에서 연산)’ 전략이 AI 시대의 대규모 연산 인프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화웨이 ‘기린 9050 프로’…성능 42% 개선
중국의 반도체 자립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화웨이는 이달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 XT 2’에 자체 개발한 ‘기린 9050 프로’를 탑재했다. 화웨이는 새 칩의 전체 성능이 전 세대 제품보다 42% 향상됐다고 밝혔다.
기린 9050 프로는 화웨이가 개발한 ‘로직폴딩(LogicFolding)’ 기술을 적용한 첫 상용 프로세서다. 최첨단 노광장비 접근이 제한된 상황에서 회로의 신호경로를 줄이는 설계기술을 통해 성능을 높이려는 시도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공정 미세화만이 아니라 설계와 패키징, 시스템 최적화를 통해 기술 격차를 줄이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위안화 ‘국경 간 자금풀링’ 전국 확대
중국은 금융 분야에서도 위안화의 국경 간 사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추진해온 다국적기업의 ‘국경 간 통합 자금풀링’ 제도가 9월 14일부터 전국으로 확대됐다. 중국 안팎의 계열사 자금을 통합 관리해 위안화와 외화의 조달·결제를 보다 유연하게 하는 제도다.
기업 입장에서는 국경을 넘나드는 자금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무역·투자 과정에서 위안화 사용을 확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국이 자본 이동에 대한 관리를 유지하면서도 기업결제와 무역금융 영역에서는 위안화 국제화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흐름이다.
대만 주변 중국군 활동 ‘저강도 상시화’
대만 주변에서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용기·함정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9월 14일 오전 6시부터 15일 오전 6시까지 중국 군용기 8대, 해군 함정 7척, 공무선 2척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군용기 8대 가운데 7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북부·남서부·동부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갔다.
13일에는 군용기 5대·함정 5척·공무선 2척, 14일에는 군용기 4대·함정 6척·공무선 2척이 각각 탐지됐다. 하루 수십 대의 군용기가 동원되는 대규모 훈련은 아니지만 군용기와 해군·공무선이 지속적으로 주변 해역과 공역에서 활동하는 형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중국이 대만 주변의 군사적 존재를 일상화하는 이른바 ‘그레이존’ 압박과 연결해 살펴볼 대목이다.
9월 24일 미중 정상회담 준비…베이징 공식확인은 아직
미중 양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제·통상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주말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만나 경제·무역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을 9월 24일 워싱턴에서 추진하고 있다. 다만 9월 16일 현재 중국 정부는 시진핑의 미국 방문 일정과 형식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회담이 성사될 경우 통상과 관세, AI·반도체, 중국의 이란과의 경제관계, 대만 등이 주요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이 미국산 대두 약 100만t을 추가 구매한 것도 정상회담을 앞둔 양국 경제관계의 움직임 가운데 하나다.
관전 포인트
당분간 네 가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산업생산과 첨단 제조업의 강세가 소비·투자 부진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는지다. 둘째, 부동산 침체 속에서도 선전 등 1선 도시 핵심지역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확대되는지다. 셋째, 울란차브 데이터센터와 화웨이 자체 칩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AI·반도체 자립이 실제 생산성과 산업 경쟁력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다. 넷째, 9월 24일 미중 정상회담이 최종 확정될 경우 통상·AI·대만 문제에서 어떤 합의 또는 이견이 드러나는지다.
오늘 흐름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첨단 제조와 AI 투자는 앞으로 달리지만 소비와 부동산은 뒤처지고, 중국은 미중 정상외교를 앞두고 기술·경제·안보 전선을 동시에 관리하는 국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