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파티말 기자 “위기의 이집트 언론, 다음 단계로 올라서야”

*아시아엔(The AsiaN) 아랍어판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집트 기자 파티말 자하라 모하메드 하산(Fatimal-Zahraa Mohammed Hassan)을 소개합니다. TV 연출자이자 미디어 작가인 파티말은 문학을 사랑하는 집안에서 자라 문학과 예술에 특히 열정적입니다. 아랍 문화를 다루는 최초의 이집트 텔레비전 채널에서 감독으로 일하는 그녀를 만나보시죠.

-TV 감독(director)으로 일하고 있다. 당신의 직업에서 인터뷰를 시작해보자.

“카이로대학 매스커뮤니케이션학부에서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전공했고, 졸업하면서 영어와 프랑스어로 방송되는 나일(Nile) TV 인터내셔널 채널에서 일하게 됐다. 주 시청자가 이집트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술적인 연출에 있어서도 이집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과는 달랐다. 이 때 매우 중요한 경험을 했다.

1997년 나일(Nile) 영화채널이 생겼고, 나일TV 문화채널에서 일하게 됐다. 문화채널은 아랍과 중동지역에서는 최초였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넘쳤고, 미래가 보였다. 수천년 이뤄온 이집트 문명과 문화유산,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 사람들을 다뤘다.

우리팀은 새로운 채널을 만들어간다는 꿈과 열정이 넘쳤다. 팀을 이끌었던 가말 알샤어(Gamal Al-Shaer)는 젊은 생각으로 우리팀을 이끌며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디어와 꿈을 마음껏 펼쳐놓을 수 있도록 해줬다. 팀원들은 책임감을 가질 수 있었다.

나는 특히 연극에 관심이 많았다. 문화채널에서 실험적 연극이나 아랍 연극에 관한 관련 기사를 다뤘고, ‘연극의 예술’이라는 주간 프로그램도 연출했다. 이 프로그램은 훌륭한 연극 예술가인 사드 아다시(Sa’ad Ardash)가 진행했는데, 우리는 아랍 연극의 역사를 성공적으로 정리하고 연극의 미래를 탐구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50여 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거의 모든 이집트와 아랍의 극작가들을 다뤘다.

문화채널에서 나는?라틴 문명, 특히 스페인에 대한 지식의 창을 열었다. 카이로에 있는 스페인 문화센터 진행 행사들을 담당했는데, 직접 스페인어 수업을 듣기도 했다.?이를 통해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대사관과 스페인 관련 컨퍼런스와 더?많이 교류할 수 있었고, 이집트 북부 엘 미냐(El-Minya)에 있는 아인 샴스(Ain Shams)대학교 스페인어과와도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가게 됐다.

-지금의 현실과 계획된 미래의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의 이집트 언론 상황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이집트 언론이 모든 힘의 균형을 뒤바꾸고?혁명적 성취를 이뤄낸?2011년 1월25일 혁명 이후에 언론에 대한 정부당국의 엄한 규제와 절대복종이 나타났다. 언론인으로서 언론이 이런?단계를 넘어서길 바란다.

이집트 당국의 언론 통제는 정부가 정보부(Ministry of Information)를 폐지하고 알아람(Al-Ahram) 신문, 알 악바르(Al-Akhbar,The News), 알 굼후레이야(Al-Gumhureyia, the Republic), 로잘 유세프(Rosal-yousef) 등 주요 언론사의 대표와 편집장을 바꾸면서 시작됐다. 온건 성향의 편집장들이 지명됐고, 그 중 악바르 알아랍 위클리(Akhbar Al-Adab weekly) 편집장인 압라 루웨이니(Abla Ruwaini) 등 일부는 투표로 선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환경은 급격하게 바뀌었다. 정보부가 복원됐고, 무슬림형제단이 권력을 잡았다. 무슬림형제단은 자기 사람을 장관으로 앉혔다. 장관은 모든 방송과 신문이 대통령과 대통령의 결정을 찬양하도록 했고, 마치 우리가 없었던 것처럼?객관성이나 공정성은 무시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정부가 소유한 공영채널 상황 아닌가? 그렇다면?이집트와 아랍세계의 국경없는 공간에서 번성한 민영채널들은 어떤가?

“2002년 알메와르(Al-Mehwar) 위성채널에 근무했었는데, 거기서?<오페라 쇼(Opera Show)>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들었다.?카이로에서 열리는 모든 오페라를 다뤘다. 피가로의 결혼, 카르멘, 조르바, 아이다, 호두까기 인형 등 훌륭한 작품들을 소개했다. 오페라 초연 전날을 촬영하고, 장식, 조명, 의상, 분장 준비 장면들도 함께 담았다.?주인공, 안무가, 감독 등을 만나 방송에 내보낼 최종 리허설 장면을 촬영했다. 그것은 매우 값진 경험이었다. 솔직히 민영채널에서는?카메라 사용이나 편집 등에 있어 많은 재량을 발휘할 수가 있다.”

-어릴 때 아시아 6개 나라를 여행했다.? 이집트 사람으로서 이란에서부터 중국, 인도, 터키, 쿠웨이트, 시리아 여행을 한 것은 어떤 영향을 줬나?

“아버지가 아랍어과 교수로 재직했던 이란 마슈하드(Mashhad)에서 어린시절 3년을 보냈다. 아직 내 머릿속에는 하얀 눈으로 뒤덮인 산, 시아파 순례자들의 성지인 이맘 모스크의 풍경, 위대한 시인 오마르 카이얌(Omar Khayyam)의 묘 등 아름다운 유년의 기억들이 생생해?이따금 감상에 젖곤 한다.

언론인이 되면서 고대 동쪽 나라들을 방문하는 것을 좋아하게 됐다. 이 나라들은 서양보다는 아랍이나 아시아에 더 가깝다고 느꼈다. 우리는 공통의 가치와 전통이 있고, 고대 세계에서의 인류 문명을 만들었다. 아마도 파라오 문명은 위대한 고대 이집트인들과 그들의 창의성이 살아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터키, 쿠웨이트, 시리아 등도 다녀왔다.?시리아 알레포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시리아 혁명이 성공해 아사드 정부와 시리아 국민들에 대한?대학살이 끝나길 바란다.

베이징의 동물원에서 딸과 함께.

동아시아에 있는 중국 만리장성은 중국 문명의 독특함과 위대함을 보여준다.?중국 수도인 베이징을 방문했는데 자금성과?이화원이 인상깊었다. 또 2008년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이자 경이로운 개막식을 보여줬던?냐오차오도 방문했다.

지난 여름에는 인도를 여행하고 왔다. 그곳에서?3주간 머물며 델리와 이슬람 무굴제국의 보석인 타지마할, 인도 북부에 있는 라자스탄주의 9개 도시를 방문했다.

인도 타지마할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파티말.

-기사를 보면 당신의 주요 관심사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인 것 같다.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은 어떻게 시작됐나?

시리아의 알레포 골목길에서.

“나는 배타와 차별에 맞서 세계에 저항한?넬슨 만델라를 떠올린다. 이 위대한 인물은 그의 표현대로라면 남아프리카에 머물며 일했던 마하트마 간디에게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만델라는 평화적 저항과 비폭력에 대한 철학적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노벨평화상을 받았다. 1994년부터 1999년까지 대통령 임기 동안 나라를?번영과 민주국가로 만든 첫 대통령이다.

아프리카에 대한?나의 관심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시작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프리카에서?처음으로 월드컵을 개최했다. 한편 이집트는 나일강 상류에서 하류까지 지리적으로나 전략적으로 아프리카 11개 나라와 접해 있다.

-당신은 아시아엔(The AsiaN)을 만드는?주요 인물이다.?아프리카에 대한 당신의 열정과?다양한 문화적 기여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스스로는 이러한 경험을 어떻게 평가하나?

“아시아엔 기자로 일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아시아엔은 균형과 객관성을?잘 유지해 나가고 있다. 시작은 강렬했다. 모두가?뉴스 전달에 있어 전문성과 균형감,?성실함으로 뭉쳤다.?아랍어판에 기여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다. 앞으로 더 좋은 기사로?더 많이 참여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아랍어판은 이제 12월11일 창간 1개월을 맞았지만?여전히 뉴스와 기획에 있어 부족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시시각각 현안을 다루면서 아랍세계와 중동을 중립적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전의 타 매체들은 중동 사람들의?행동이나 진실을 왜곡하고 부정적으로 보는 서구적 시각, 특히 미국의 시각에서 기사를 쓰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는 우리와 다른 시선에 대해 존중한다. 이것이 이 지역에서 부상하는 나라들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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