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전도사 민형기 “요즘 아이들, 선천적 면역결핍증 걸린 것 같아”
청미래 자연생활건강연구원 민형기 원장 “건강한 아이 만들자!”?????
1980년대 초, 서울대를 나온 한 청년은 학원 사업으로 승승장구한다. 그러던 어느 날, 몸이 불편해 병원에 갔더니 간경화, 갑상선·임파선암을 진단 받는다. 의사는 심각하다며 6개월에서 1년 사이 죽을 수도 있다고 했다. 35세에 내려진 시한부 선고였다.
삶을 뒤돌아 봤다. 하루도 빠짐없는 폭음과 무절제한 식생활, 여유 없이 살아온 일상. 절망하기 보다는 방법을 찾아 나섰다. 젊었고 몸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암 관련 서적을 독파하고 몸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단식원도 찾았다. 그러면서 깨달은 게 먹거리의 중요성이다.
이를 계기로 그는 자연식 밥상을 실천하기 위해 구룡산 자락에 땅을 마련해 농사를 지었다. 거기서 자란 곡채식 위주로 식사를 하면서 90kg 육박하던 몸무게는 60kg대로 내려갔다. 아픈 몸도 깨끗이 나았다. 유기농 음식 전도사 민형기(65) 청미래 대표 이야기다.
35세 시한부 선고… 유기농 음식에 관심???
지난 달 29일 유기농 뷔페식당 청미래 잠실점에서 만난 민 대표는 “암 선고 이후 치과를 제외하고는 병원에 간 적이 없어 암 덩어리가 남아 있는지 아닌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자연이 희망이었어요. 그 안에 모든 치유방법이 다 있더군요. 사람도 자연의 일부인데, 나를 너무 막 굴리고 살았구나 내 자신에게 미안해지더라고요. 몸에게 사과했죠. 암 덩어리도 내 자식이란 마음으로 끌어 안았고요.”
민 대표는 그의 지난 삶을 이야기하며 술잔을 권하고 기자의 술도 받았다. 예의상 한두 잔 마시고 마는 것도 아니었다. 보통 병에 걸렸다가 다시 새 삶을 사는 사람들이 술을 멀리하는 데 그는 달랐다. 막걸리도 만든다.
“적당히 마시면 나쁠 리 없죠.? 이 술이?충남 홍성 유기농 오리쌀로 만든 막걸리에요. 내 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좋은 술을 기분 좋게 마시면 마음이 행복하죠.”
“엄마 아빠가 먼저 하루에 한 끼 자연식 실천”??
청미래는 서울 목동과 잠실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유기농 밀 발효 찐빵, 토종닭 초개 무침, 콩 닭강정, 말린 명태껍질 구이, 배추전, 해초자반주먹밥, 박오가리정과 등 다양한 유기농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여기에 7년 숙성 토종콩 약된장과 현미 조청, 약초 효소차, 효소 식초 등을 곁들여 음식에 풍미를 더했다.
민 대표는 유기농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청미래 자연생활 건강연구원을 설립했다. 건강 잡지에 유기농 칼럼을 연재하기도 하고 외부 강연도 나간다. 대중 행사에 출장뷔페를 나가 일반인들의 자연식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 나가고 있다. 회수로 1200여회가 넘었다. 지난해에는 세계유기농대회에 참가한?7000여 명의 세계인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기도 했다.
그린웨딩 70회 진행···부케도 뿌리 살아있어 ?
최근 그의 관심사는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는 세상 만들기’. 지난 6월 친환경 유기농 전문회사 무공이네(대표 오종석)와 ‘건강한 아이 만들기 프로젝트’ 협약식도 가졌다.
“요즘 아픈 아이들이 너무 많아요. 감기는 1년 열두달 달고 살고 아토피병으로 세 명 중 한 명은 고생하죠. 선천적으로 면역결핍증을 갖고 태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엄마들이 먹은 음식,?담은 생각들이 문제죠. 주변을 둘러보세요. 우리의 예비 엄마들이 무얼 먹고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를.”
예비 엄마들의 건강한 밭을 만드는 일은 결혼부터 시작된다. 이를?위해 그린웨딩(친환경 결혼식)을 전파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70회의 그린웨딩을 진행했다. 결혼식은 생명 살림의 잔치란 의미로 신부 친구에게 주는 부케도 뿌리가 살아있다. 결혼 행사 후 화분에 옮겨 심으며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라는 뜻이 담겨있다.
예비 엄마 아빠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본인들이 먼저 건강한 음식을 먹으라는 것’.?민 대표는?”반드시 하루에 한끼는 자연식을 실천하라”고 당부한다. 청미래의 자연식 요리법도 공개하고 건강한 유아식도 알려준다.
민 대표는 “청미래 자연생활 건강연구원이 주관해 결혼한 부부들의 자녀들은 모두 건강하게 태어났다”며 “이를 대학의 자연식 동아리로 확대해 청년시절부터 건강한 몸 만들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말미 민 원장은 유기농을 먹는 사람은 건강보험을 50%만 내게 해야 한다고 했다. 사람들이 건강해 병원 안 가고, 유기농 키워 농부들 좋고, 자연환경에도 좋으니 국가적으로 얼마나 큰 이득이냐는 것이다. 농담으로 한 말이지만?맞는 소리다.
청미래는 망개떡에 사용되는 이파리로 뛰어난 해독작용을 지닌 식물이다. 그 안에는 ‘맑은 미래’란 뜻도 숨어 있다.?건강한 밥상으로 몸을 정화시키고?정화시킨 몸으로?사람들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길 바라는 마음,?민형기 대표의?소망이다. <김남주 기자>